[일요서울 | 강휘호 기자] 몽드드 물티슈를 놓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주간지 시사저널은 ‘치명적 독성물질이 든 아기 물티슈가 팔리고 있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몽드드 제품에 포함된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가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소비자들은 유아 관련 제품에 유독 물질이 있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고 사태는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현재 몽드드는 성명을 내고 “절대적으로 안전한 화장품 성분이며 이를 마치 유독성 물질인 양 허위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와 관련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면서 결백함을 외치고 있다. 과연 양 측의 주장 중 어느 것이 맞는 것일까. [일요서울]이 알아봤다.
유아제품 관련 파장, 불안감 못 감추는 소비자들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 입장 발표, 새 국면 맞나?
이번 물티슈 논란은 몽드드 제품에 포함된 성분 중 하나인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의 유해성 여부가 쟁점이다. 시사저널과 일부 소비자들은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가 유독 화학물질이 맞고 그렇기 때문에 제품에 어떠한 형태로든 들어가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가 유해성이 있는 화학물질이라는 사실 자체에 중심을 둔다. 실제 유해 화학물질이라 하더라도 기준치 이하로 검출되면 성분을 표시할 의무가 없으며, 극미량 수준으로 첨가되면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어야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공하는 독성 정보 제공 시스템 자료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는 심각한 중추신경계 억제를 유발해 흥분과 발작을 초래할 수 있으며 호흡근육 마비로 사망할 수 있다. 강력한 피부 자극원으로 섭취했을 때 유해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또 인후통·구내염·치은염 등의 통증 완화용 의약품과 수입산 세정제 등의 상품에 쓰이고 있다고 적시된 부분과 임신 중 영향과 관련해 임신한 쥐의 사망 착상수를 증가시켰다는 부분을 들어 문제점을 제기한다.
눈·귀 등 호흡기계 독성 부문에서는 더 다양한 자료가 제시된다. 수유를 받는 건강한 신생아 5명이 클로르헥시딘 0.05%와 세트리마이드 1%의 희석된 방부액을 우연히 섭취한 후 수 분 내에 입술·입·혀에 부식성 조직 손상이 발생했고 영아 5명 중 1명에게서 폐부종이 발생했다는 사례는 충격적이라고 주장한다.
[일요서울]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와 안전보건공단이 내놓은 물질보건자료를 확인한 결과에서도 비슷하거나 거의 일치하는 자료들이 검색됐다. 이러한 상황에 주부들은 “너무나 큰 배신감을 느낀다” 혹은 “그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라면 교환이나 환불이 문제가 아니라 법적인 책임도 지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자료만 가지고 판단하기에 몽드드 측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다. 물질 자체만 놓고 보면 유해성이 있긴 하지만, 사용법과 기준이 달라지면 유독성의 유무도 분명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해당기관 관계자도 “물론 물질 자체가 유독성이 있을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한 자료는 맞지만, 해당 제품에 들어가는 농도나 형태 등 다양한 조건을 포함해 물질의 유독성을 판단해야 정확하다”고 거들고 있다.
대립하는 근거자료
몽드드 측 역시 “물티슈에 들어가는 농도 기준을 정확히 맞췄기 때문에 전혀 유해하지 않으며, 다양한 실험으로 이미 입증된 사안인데 언론이 우리를 매도하고 있다”는 견해다. 더불어 몽드드도 다양한 근거자료를 제시한다.
국가공인시험인증기관을 통해 경구독성테스트 결과 테스트에서 합격, 섭취를 해도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판명 났다면서 검증받은 피부자극테스트 결과서를 공개한 것이다. 몽드드 외 정부기관과 시민단체들도 몽드드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이다.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이하 발암물질국민행동)은 성명을 발표하고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의 독성으로는 피부 자극과 안구 자극과 과민성 반응(알러지 반응)이 있지만, 피부 노출로 인한 생식독성, 발달독성, 발암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환경단체인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가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의 독성을 평가한 자료도 공개했는데 “독성은 일반적으로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으로 분류되는데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는 중위험의 점수이지만 화장품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상당수가 고위험 물질이기 때문에 언론의 보도처럼 심각한 장해를 줄 정도의 위험물질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산업통상자원부(국가기술표준원)와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는 0.1% 이하로 화장품에 보존제로 사용가능한 안전한 물질’이라고 밝힌 상태다. 결국 이를 모두 종합하면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 자체가 독성이 존재하긴 하지만 피부노출이나 0.1% 이하로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몽드드 관계자는 “우리가 제시한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듯 성분에 대한 논란은 사실무근인데 소비자와 기업이 얻은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밝혔다.
이어 “오직 정직함만을 위해 달려온 기업에서 하루아침에 독극물이 들어간 물티슈를 제조, 판매하는 회사가 됐다”며 “잘못된 보도와 이를 이용한 경쟁업체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업계와 관계부처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유해성 여부를 떠나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를 대체할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는 “어떻게 해서든 우리의 결백함을 증명하는 것이 첫 번째다. 만약 이게 우선되지 않으면 ‘유해성이 있기 때문에 빠진 것 아니냐’는 논란을 또 낳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국가기술표준원)는 시중 유통되고 있는 물티슈에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가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실태를 조사하여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힌 상태다.
몽드드가 맞은 이번 풍파와 관련해 유해성 논란과 업체 죽이기라는 의견이 이곳저곳에서 대립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지 향후 몽드드의 시장점유율을 지켜보면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