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이 아닌 목적을 지향하라”
인생이란 짧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길기도 하다. 하루하루의 일상은 느리게 흘러가는 듯도 하지만 살아온 날을 되돌아보면 그 무수한 시간이 찰나처럼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한 그 날들, 비루하고 번잡한 일상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우리는 스스로 세웠던 애초의 목적을 어느새 망각하고 하등 관련 없는 장소에서 여전히 버둥거리고 있음을 아프게 발견한다.
주식은 개인의 성격과 사고방식 반영
시스템 트레이딩은 허풍 아니면 과장
자동차가 있다. 겨울철 승객의 따뜻한 이동을 위해 훈풍을 불어넣는 히터를 개발해 넣었다. 이제 보다 쾌적한 주행을 위해 그 히터를 개량하고자 한다. 이 경우 히터라는 장치 자체의 성능 개선에만 몰두하게 되면 우리는 애초의 그것에서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기껏해야 히터 자동화 혹은 보다 정교한 온도 설정이 가능한 정도가 될 것이다. 그다지 창의적이지 않다.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원래의 것을 비틀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본래의 목적을 떠올리는 것이다. 비틀어보고 목적 지향의 사고로 대응할 때 창의성은 발현되는 것이다.
다시 히터로 돌아가서 처음 히터를 개발한 목적을 떠올려 보자. 히터의 목적은 ‘승객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최초의 그 목적에 주목하여 히터와는 완전히 다른 장치인 전열시트가 개발됐다. 그 덕에 우리는 보다 더 쾌적한 상태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주식판에서 우리는 흔히 창조적 투자를 말한다. 그리고 창조적 투자를 위한 온갖 방법론이 난무한다. 천기누설, 비기, 비책 등 현란한 타이틀을 걸고 귀 얇은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시스템 트레이딩과 같은 과학적이라 주장하는 방법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 모두는 허풍이거나 과장일 뿐이다. 그것이 진정 비책이라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들에게 알려줄 리가 없지 않은가? 과학적이라지만 그것은 기계적인 것일 뿐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주식판에서 강렬하게 부딪치는 인간의 욕망과 공포를 헤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진정한 창조적 투자는 번잡한 일상성에 매몰된 애초의 목적을 끄집어내어 직시할 때 비로소 발현될 수 있다. 왜 투자하는가? 투자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을 화두로 삼아 초심으로 돌아갈 때 창조적 투자방법은 떠오를 것이다.
그것이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두려워할 것은 없다. 십인십색(十人十色). 저마다 개성이 다르고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투자의 목적 또한 다를 것이고 따라서 투자 방법 또한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목적 혹은 꿈이라고 해도 좋다. 그 이름이 무엇이든 스스로 궁극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그것이 우리들 행동의 모든 근저에 자리한다면 우리의 생활은 틀림없이 현재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
우리의 현재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은 그간 지내온 날들이 애초의 목적을 망각한 때문이다. 자신의 삶이 흐트러져 있다면 그리고 자신의 현재가 불만족스럽다면 애초의 목적을 떠올리며 다시금 신발 끈을 묶고 발걸음을 내디딜 일이다.
그것이 창조적 마인드를 다잡는 지름길이자 창조적 투자를 위한 첫걸음이다. 투자는 우리의 성격과 사고방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정강필 우리투자증권 북울산지점 지점장
정강필 우리투자증권 북울산지점 지점장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