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도둑질에도 철학이 있다] "박첨지에게 하야를 권하다"
[화제의 신간-도둑질에도 철학이 있다] "박첨지에게 하야를 권하다"
  • 인터넷팀 기자
  • 입력 2014-08-14 10:43
  • 승인 2014.08.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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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사는 이치, 무엇이 내 인생을 진솔하게 만드는가, 직장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나름 터득한 것이 있다. 어쭙잖은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엮었다.’(책머리中에서)


다음은 책에 나오는 내용으로 구상 선생의 일화중 한 토막이다. 이 일화는 구상 선생의 치열한 구도 정신과 겸허한 생활 철학, 그리고 투철한 국가관과 정의에 대한 참다운 용기를 보여준 이야기다.

1979년 9월.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대항하는 민주화 운동이 전국을 휩쓸고 있을 무렵이었다. 부산과 마산을 중심으로 일어난 극렬한 시위 때문에 부분 계엄령이 선포되기도 했다. 소위 ‘부마사태’였다.

 “이 국장, 나 구상이오. 요 앞을 지나다가 생각이 나서 13층 찻집(송현클럽)에 와 있으니 바쁘지 않으면 차 한 잔 할까요?”

1979년 어느날 여의도 구상 선생의 집필실 관수재 앞 한강변에서 필자와

그 때 나는 중학동에 있던 한국일보사 편집국 부국장 겸 종합 편집부장이었다. 선생은 대학교 제자이며 영남일보사 후배인 내게 말을 놓지 않았다.

 차 한 잔을 놓고 마주 앉자 선생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온화한 모습으로 나를 건너다보았다.

  “웬일로 여기 까지 오셨습니까?”
  “청와대에 들려서 박 첨지 좀 만나고 오는 길에 들렀소.”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고 오는 길이란 말이었다.

   “이제 임자가 물러날 때가 된 것 같소하고 말하고 오는 길이오.”

   “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서슬이 시퍼런 최고 권력자에게 면전에서 물러나라고 했다니 간담이 서늘한 이야기였다. 그러고도 무사히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나라가 어지럽지 않게 육사 11기생이 참모총장이 되게 하고 물러나는 게 좋다고 했어요.”

   당시 육사 11기생은 김복동, 전두환, 노태우, 정호용 등 소장들이었다.

“왜 11기입니까?”

   선생은 6.25한국 전쟁 때 종군작가였기 때문에 군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11기생이 육사 4년제 정규 졸업생들이기 때문이오. 박 첨지가 물러나면 시끄러운 일이 많을 테니 군의 책임자가 중요한 일을 할 것 같아 한 말이지. 시국이 어지러우니 나라도 나서서 한마디 해야겠다는 생각에 박 첨지를 찾아간 것이지요. 허허허.”

선생은 씁쓸하게 웃었다.

   “대통령이 그 말씀을 받아들이던가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현관까지 배웅만 해주더군요. 참 안됐어요.”

   나는 선생의 그 엄청난 용기와 진심으로 지인을 아끼는 마음에 가슴이 뭉클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박 대통령은 시해를 당하고 말았다. 선생은 친구이자 대통령인 그의 비극적인 최후를 무척 안타까워했다.

무릇‘세상을 사는 이치, 무엇이 내 인생을 진솔하게 만드는가, 직장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나름 터득한 것이 있다. 어쭙잖은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엮었다.’며 저자는 책을 쓰게된 배경을 밝혔다.

<도둑질에도 철학이 있다>는 것은 우리들의 삶에 희망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일상에 살기위해 숨을 쉬는 듯 삶에 원동력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들. 일에 혹은 시간에 삶을 쫓기듯 살아온 독자들에게 어깨를 토닥거려주는 위안을 느낀다.  또한 여백의 미와 유머, 동시에 감동을 던져준다.

저자는 언론인이며 소설가. <안개 도시> <화조 밤에 죽다> <악녀 두 번 살다> <신의 불꽃> <여자 대통령> 등 200여 편의 추리소설을 발표, 제3회 한국 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김종서는 누가 죽였나》《대왕 세종》《정조 대왕 이산》《북악에서 부는 바람》등 역사 소설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권력은 짧고 언론은 영원하다》등 언론 비사를 비롯한 많은 언론 관련 저서도 펴냈다.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굿데이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 한국에서 가장 오래 현역에서 일한 언론인이기도 하다.

저자  이상우 출판사 신아 출판사

인터넷팀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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