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신무기 개발로 위기탈출 성공…추신수는 다음시즌 기대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던 추신수는 6월과 7월을 보내면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후반기 들어 반등을 기대했지만 8월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지난 6일 화이트삭스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쳐내며 특유의 밀어치기에 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반격은 여전히 신통치 않아 보인다. 더욱이 추신수는 류현진과 점점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아쉬운 후반기를 살펴본다.
추신수는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U.S.셀룰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이로써 그는 3경기 연속 안타를 쳐냈다. 타율은 0.238을 유지했다.
하지만 1회초 상대 좌완 선발 크리스 세일을 상대로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쳤으나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3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6구째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5회에는 2사 후에 풀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 투심패스트볼을 그대로 흘려보내 서서 삼진을 당했다.
전날 추신수는 6회 상대 아드리안 니에토의 3구째 직구를 밀어 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기록하는 등 밀어치기 장타가 살아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물론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쳐내 체면을 살렸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8회 선두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상대 세 번째 투수 하비 게라의 4구째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날렸다. 그러나 다음 타자인 엘비스 앤드루스가 2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득점에는 실패했다.
과도한 책임감 부진에 기름 부어
앞서 추신수는 8월 3경기에서 13타수 1안타(타율 0.077)의 빈공에 허덕이고 있다. 그 덕분에 타율은 0.234까지 떨어졌고 최근 2경기로 0.238까지 끌어올렸지만 0.220대로 추락을 걱정할 처지에 몰렸다. 최대 강점이었던 출루율도 0.342의 평범한 수치로 떨어졌다.
추신수는 지난 5월 8일 콜로라도전을 마친 뒤 타율 0.370, 출루율 0.500으로 정점을 찍은 뒤 3개월 만에 추락하고 있다. 더욱이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의 신뢰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깎아먹고 있는 모양새여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추신수의 올 시즌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지난 4월 22일 발목 부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당시 추신수는 주루 플레이 도중 왼쪽 발목이 삐끗했다. 그러나 프린스 필더 등 주축들이 줄부상을 당해 제대로 쉴 수 없게 되면서 완전치 못한 몸으로 출전이 이어졌다. 결국 몸에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추락의 집적적인 원인이 됐다.
여기에 들쭉날쭉한 스트라이크 존도 그를 흔들었다. 추신수는 볼인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는 판정이 몇 차례 나오면서 타격감을 잃었다. 추신수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볼넷(117개), 출루율(0.423)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정상급 선구안을 자랑했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벌써 삼진이 107개를 기록해 지난해 133개를 넘어설 기세여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함께 상대 수비 시프트에도 고전하면서 특유의 밀어치기 타법이 통하지 않고 있다. 추신수의 경우 1루와 2루 사이로 땅볼 타구가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팀이 이를 이용해 내야수들을 1·2루사이에 집중 배치하면서 안타성 타구가 수비망에 번번히 걸리고 있다.
이에 지난 6일 경기에서의 추신수 특유의 장타가 더욱 절실한 순간이다. 결국 부상 관리가 경기 부진을 초래했지만 추신수의 과도한 책임감과 생각이 많다는 점 또한 추신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부진 의식보다 기량 회복에 집중해야
반면 2년차 류현진은 지난 8일 기준 13승5패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가뿐히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시즌 초 2년차 징크스 우려를 실력으로 씻어냈다. 이런 류현진의 원동력은 지난해보다 진화된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주무기가 상대 정밀 분석에 간파되자 새로운 무기를 개발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류현진은 지난해 명품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뒤흔들었다.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60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0.310으로 치솟을 정도로 상대팀에게 노출됐다. 이에 류현진은 당황하지 않았고 새로운 신무기를 장책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
이런 노력덕분에 그는 후반기들어 선보인 고속슬라이더로 타자들의 혼을 쏙 빼놨다. 고속슬라이더는 팀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에게 습득했고 팀 동료인 조시 베켓에게도 커브의 비법을 전수받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냈다. 여기에 그의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류현진은 위기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큰 흔들림 없이 꾸준한 면모를 선보이며 강한 정신력과 집중력을 보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도 2개월이면 끝난다. 남은 기간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성적표가 크게 뒤바뀌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추신수의 경우 남은 기간 동안 내년 시즌 반등을 위해 부진탈출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더없이 값진 시즌으로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장기계약 첫해의 부진을 의식하는 것보다 다음 시즌을 위해 기량을 되찾는 것에 집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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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