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시장 50% 지배…외국인투자기업 등록
다방면의 활약 불구 금융권 악연 많아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증권가에는‘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용어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인이거나 한국계 자금을 바탕으로 하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치고 빠지는 투자전략으로 한국의 일반투자자처럼 주식매매를 한다. 이들의 수법은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돼 2014년 사라져야 할 것으로 지목된다. 반대로 국내 기업명을 혼합해 쓰지만 실제로는 외국계 기업인 경우도 있다. GM대우, 홈플러스, 맥심 등과 같이 지분 전량이 매각된 회사도 있고, 에쓰오일처럼 지분의 절반 이상이 외국계기업에 매각된 사실상의 외국계 기업도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을 국내 기업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에 따라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명이지만 지분은 외국계인 기업의 명단을 공개한다. 그 스물아홉 번째로 한국IBM(대표 셜리 위-추이·사진)다.
한국IBM은 1967년 4월 설립됐고 이듬해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됐다. 본사는 미국에 있다. 세계 컴퓨터 시장의 약 50%를 지배하며, 거액의 연구개발비(총수입의 10% 이상), 탁월한 영업정책, 강력한 노무관리로 전세계 164개국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IBM은 각국에 진출할 때 직접 진출 하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들어올 당시 외국제품을 사용하면 매국노라는 인식이 강했던 사회분위기 탓에 시기 조율을 통해 본사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주요 사업은 국내기업 대상의 컨설팅 및 서비스를 강화하고 금융기관의 차세대 뱅킹 시스템 및 방카슈랑스 구축, 항공회사의 전 세계 항공 네트워크망 설립, 제조기업의 자동화 시스템, 전략적 아웃소싱 및 운영관리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1974년에는 부산사무소를 개설하고 1981년 전산과학연구소(CSRC)도 열었다. 1982년엔 한국시사(SISA)협회를 창립했고, 1989년 종업원 지주제도를 실시했다.
1995년 한국아이비엠시스템(주)을 흡수 합병했다. 2000년 e-비즈니스 호스팅 사업을 시작했다.
2005년 LG IBM 퍼스널컴퓨터(주)의 IBM 사업부문을 흡수 합병했다. 2008년 대한항공 서비스 아웃소싱, 2009년 국민은행 차세대 사업, 2009년 외환카드 주전산기 사업에 참여했다.
부설 연구소로는 2004년 정보통신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설립한 IBM 유비쿼터스 컴퓨팅 연구소가 있다. 텔레매틱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RFID 등 유비쿼터스 환경을 위한 기반 기술 개발과 기타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2007년에는 한국 소프트웨어 솔루션 연구소를 설립, 국내 기업들이 최신 기술과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편, 위키백과에 따르면 올 초 불거진 KB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사업 관련, 한국IBM이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과 한국IBM의 악연이 주목받았다. 지난 수년간 금융권 대형 IT 사건의 중심에는 한국IBM이 있었으며, 해당 금융사들은 ‘기관경고'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2011년 4월 농협전산망 마비 당시 한국IBM 직원 노트북이 악성코드에 감염돼 최고관리자 비밀번호 등 정보가 유출된 것이 전산망 마비의 원인 중 하나로 밝혀져 한국IBM은 농협에 110억 원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했으며 농협은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 징계를 받았다.
2011년 하반기 비씨카드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서는 실패에 대한 소송전 끝에 비씨카드는 70억원 지급과 장비 반납, 한국IBM은 잔금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강제 중재해 합의했으며, 비씨카드 역시 금감원으로부터 '기관주의' 징계를 받았다.
한국IBM이 국민은행에 전산시스템 운영 비용을 유닉스 수준으로 낮춰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실제로는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이 역시 논란이 됐다.
# 모기업 IBM은
천공카드시스템(PCS:통계·회계기)을 고안한 H.홀레리스가 1896년 창설한 회사와 1911년 타임레코드사와 저울 제작사가 합병하여 세운 CTR(Computing Tabulating Recording Co.)가 전신이다. 원래 기술자들이 모여서 만든 CTR사는 경영부진에 빠졌으나 1914년 토머스 왓슨(Thomas J.Watson,Sr.)을 사장에 영입, 급성장의 계기를 이루었다. 1924년 현재 이름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대공황에도 종업원을 해고하지 않는 등 독특한 경영철학을 가지고 대기업으로 키워나갔다. 1981년에는 IBM PC를 출시하는 등 세계 컴퓨터 업계를 선도하였다. 13년 연속 미국 특허등록기업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8개 연구소와 24개 제품개발연구소를 두고 있다. 연구진은 3000명에 이르며, 이들 가운데서 노벨상 수상자 5명이 배출했다. IT 서비스와 컨설팅 분야에서 세계 선두그룹으로서 2008년 총매출은 1036억 달러이다. 본사는 미국 뉴욕주 아먼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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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