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스타 | 배두나] 할리우드서 돌아온 그녀
[이주의 스타 | 배두나] 할리우드서 돌아온 그녀
  • 조아라 기자
  • 입력 2014-05-19 11:34
  • 승인 2014.05.19 11:34
  • 호수 1046
  • 3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뉴시스>

[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배두나가 영화 ‘도희야’로 국내에 컴백했다. 할리우드 SF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출연 이후 휴지기를 가졌던 그녀가 사회 고발적 영화로 돌아온 것이다. 외딴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삶의 끝에 내몰린 소녀 도희와 그를 보호하려는 파출소장, 그리고 도희의 의붓아버지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뤘다. 실화를 각색한 만큼 사실감 넘치는 스토리와 연출로 제67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배두나는 “대본을 보자마자 출연을 결정했다”고 전한 만큼 배역에 대한 애착도 남달랐다. 한국 영화에 대한 갈증 때문인지 그는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다. 이 작품으로 세 번째 칸을 방문한 그는 “영화제를 즐기고 싶다”고 속내를 전했다.

한편 배두나는 오는 7월 두 번째 할리우드 영화 ‘주피터 어샌딩’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인연을 맺은 워쇼쇼키 남매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SF영화다.

▲ <뉴시스>

배두나는 왜 충무로 흥행 ‘부도’ 수표가 됐나

패션 잡지모델로 데뷔한 배두나는 모델로 인지도를 쌓은 뒤 연기자로 전향했다. 데뷔작인 드라마 ‘학교(1999)’가 대박이 나자 그는 같은 해에 영화 ‘링 바이러스’로 영화계에도 진출했다. 독특한 외모와 분위기로 충무로를 사로잡은 배두나는 다음해인 2000년 첫 주연작 ‘플란다스의 개’로 주목받는 신인 연기자로 떠올랐다. 봉준호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기도한 이 작품으로 배두나는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차기작인 ‘고양이를 부탁해(2001)’로 배두나는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하지만 배두나의 흥행 운은 여기까지였다. 이후 그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 여덟 편 연속 흥행에 실패하면서 그는 ‘충무로의 흥행 부도 수표’라는 별명을 얻었다. 파격적인 노출을 한 ‘청춘(2000)’도,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2002)’ 역시 흥행에 실패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괴물(2006)’로 겨우 불명예를 떨치는 듯싶다가도 다시 그녀의 불명예스러운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2009년엔 일본영화 ‘공기인형’으로 일본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후보로도 오른 배두나였다. 그러나 더치와이프를 소재로 한 영화인만큼 결여된 대중성으로 흥행과는 또 다시 거리를 두게 됐다. 하지만 노출과 베드신을 마다하자 않는 배두나의 연기 열정 때문에 그를 찾는 국내·외 감독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할리우드까지 진출하게 됐다. 물론 워쇼스키 남매가 연출을 맡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2011)’ 역시 흥행에는 실패했다. 이 작품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2년 최악의 영화 1위로도 선정됐다.

배두나는 브라운관에서도 꾸준히 활동했지만 이 역시 흥행실패를 면치 못했다. 비주류적인 작품선택으로 개성 있는 연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배두나’를 대표하는 작품이 없다. 아마 한동안 흥행 ‘부도 수표’라는 불명예는 계속되지 않을까.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