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뚱뚱한 사람이 더 오래 사는가
왜 뚱뚱한 사람이 더 오래 사는가
  • 인터넷팀 기자
  • 입력 2014-01-06 11:41
  • 승인 2014.01.06 11:41
  • 호수 1027
  • 6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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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신간] 다이어트의 배신

유명 온라인 서점에서 ‘다이어트’라는 단어를 입력해보라. 분명히 엄청나게 많은 다이어트 관련 책에 놀라리라. 체중 감량에 관한 책이 이토록 많이 출판된 데 대해 두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는 체중 감량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엄청나게 높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존의 다이어트 관련 책들이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쓰는 저자들은 자신이 고안한 다이어트 방식이야말로 새롭고 재미있으며 결과에 확신을 준다고 공언하는 것이며, 독자들은 그 책을 구입함으로써 자신의 몸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환상과 열망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이어트에 관한 충동의 정글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오래 전에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왜 살이 찌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찾기보다는 그에 따른 빠른 해답을 원한다. 처음부터 올바른 질문을 던질 생각은 없고 오직 대답만을 중시한다. 아울러 그 대답은 쉽고 빠른 것이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다이어트에 대한 속설을 부정함으로써 시작한다.

 

▲ 다이어트의 배신

어째서 어떤 사람은 뚱뚱하고 어떤 사람은 날씬한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또한 새로운 뇌 연구를 바탕으로 얻어낸 위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이 책을 통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이어트에 관한 모든 프로그램은 음식 섭취를 통해 에너지를 인공적으로 조절하거나 제한하는 일에 대한 것이다. 적게 먹는 사람이 날씬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은 사실 논리적으로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사실이 아니다. 또한 체중 감량이 자기 억제와 강한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이 역시 잘못된 편견이다. 그렇다면 또한 과체중이란 존재하는가. 사실 과체중이란 개념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전염병처럼 전 세계적으로 퍼뜨린 장본인이 누구인지도 밝혀야 한다. 영양 산업과 제약 회사 그리고 보건 분야는 이러한 현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또 우리는 어떤 책임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새로운 과학적 연구 결과는 체중 증가가 기본적으로 사회적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가난하거나 가난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살이 찐다. 실직에 대한 두려움이나 가정 불화, 자녀의 교육 문제 등 우리가 끊임없이 싸워야 할 문제들도 그 원인 중 하나이다. 직장에서의 문제, 경제 활동에 대한 의무와 갈등에서 비롯되는 갈등, 부모로부터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문제, 집안의 여러 문제 등 현대 사회는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따라서 스트레스는 쌓여만 간다. 이러한 모든 것이 사회심리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이다. 즉 우리는 일상적으로 사회심리적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압박을 어떻게 조정하고 해결해야 하는지 모른 채 살아간다. 그중 지금까지 우리가 거의 주목하지 못한 상관관계가 하나 있다.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요인과 우리 뇌의 에너지 공급 관계, 요컨대 식습관과 체중의 상관관계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스트레스가 체중에 미치는 영향은 새롭게 발견된 지식은 아니다. 체중 증가는 스트레스 상태를 견디느라 형성된 결과일 뿐이지만, 저절로 살이 찌는 사람은 없으며 급격한 체중 증가는 사회적 자아가 혼란에 빠진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스트레스 관리 시스템과 체중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한 영역에서 변화가 생기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다른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중요한 기본 지식이며 바뀌거나 상대화할 수 없는 원리다. 다시 한 번 명확하게 말하건대 체중 변화를 위한 노력, 곧 다이어트나 여러 가지 체중 감량 또한 스트레스 시스템에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태에 대한 대응에는 유전적 성향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A형은 스트레스 시스템에 대한 적응력이 낮아서 제한적으로만 상황에 적응할 수 있다. B 유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시스템에 대한 적응력이 탁월하다.
이 책에서는 커다란 몸집의 B 유형이 가장 오래 살고 건강하다고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뚱뚱한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도 스트레스에 잘 견디며, 모든 질병에도 잘 저항한다고 말한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스트레스가 더욱 증가하는 불안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뚱뚱함이 모든 면에서 이롭다면, 이제 다이어트의 부작용에 더욱 주목하고 날씬함을 추구하는 현재의 미적 기준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가에 대해 통렬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아힘 페터스 지음 | 에코리브르

인터넷팀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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