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올해 미국 LPGA의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박인비에 이어 골프 천재로 평가받는 리디아 고가 프로데뷔 47일 만인 최단 기간 우승을 차지하면서 골프계를 뒤흔들고 있다. 또 이번 우승으로 단숨에 세계랭킹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는 지난 8일 대만 타이베이의 미라마르 골프장(파72·631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4 시즌 개막전 스윙잉스커츠 월드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5만 달러(약 1억5000만 원)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유소연이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지난 4월 나비스코 챔피언십, 6월 월마트 아칸소 챔피언십에 이은 세 번째 준우승이다.
반면 리디아 고는 3타차로 유소연을 제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그는 프로를 선언한 지 47일 만에 첫 우승을 기록해 KLPGA 투어 데뷔 최단 기간 우승 신기록을 세웠다. 기존에는 김효주가 2개월 17일의 기록을 갖고 있었다.
경기 후 리디아 고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백그라운드인 아시아에서 거둔 첫승이라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의 돌풍은 지난해부터 각종 대회에서 신기록을 세우며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해 1월 만 14세 9개월의 나이로 호주 LPGA투어 NSW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남녀 통틀어 최연소 프로대회 우승 기록을 세웠다. 또 같은 해 8월에는 캐나디안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최연소 미 LPGA투어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올해는 캐나디안여자오픈을 2연패하며 아마추어 최초로 투어 2승의 대기록도 작성했다.
이처럼 만 17세 이전에 4개 투어에서 우승컵을 수집한 선수는 역사상 처음이다. 리디아 고는 최근 2년간 호주 투어에서 2승, 미국 투어 2승, 유럽투어 1승, KLPGA 투어 1승 등 총 6승을 챙겼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파인허스트고 3학년에 올라가는 리디아 고는 고교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모두 이수한 상태로 2014년 1월 23일 개막하는 미 LPGA투어 바하마클래식으로 본격적인 프로생활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세계최대 스포츠매니지먼트사인 IMG사는 지난 13일 리디아 고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IMG는 폴라 크리머를 비롯해 미셸 위 등 유명 여자골퍼들이 속해 있다.
리다아 고는 “프로 골퍼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인 ING의 팀 멤버들과 함께 시작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면서 “가족과 함께 여러 후보 매니지먼트사들을 고려했지만 IMG만이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봤을 때 나와 맞는다고 생각했다.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내가 필요한 자원을 IMG가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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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