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에 이용되는 청소년들
얼마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p2p사이트를 통해 청소년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청소년성보호에대한법률위반 등)로 p2p사이트 운영업자 안 모(36)씨와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해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네티즌 강 모(37)씨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돼 음란물을 인터넷상에서 유포한 업자와 네티즌들이 철퇴를 맞았다. 하지만 아직도 단속되지 않은 p2p사이트들은 계속 불법으로 동영상을 유포하고 있다.이렇게 음란사이트들이 독버섯처럼 음지에서 계속 번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불법음란물들을 인터넷상에서 다운받으려면 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사이버머니를 현금을 받고 팔면 몇 십억원이 되는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구속된 p2p운영업자인 안 모씨는 69억원의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이런 동영상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인터넷으로 화상채팅을 하면서 서로의 은밀한 행위를 동영상으로 저장해 p2p사이트 등에 올리는 것이다. 일단 p2p사이트에 올라간 동영상들은 급속도로 다른 p2p사이트 등으로 옮겨진다.
음란동영상은 곧 돈이다?
그것은 본인이 올려놓은 동영상들을 다운받는 네티즌들이 많아질수록 자기의 사이버 머니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들은 항상 새로운 동영상들을 만들거나 찾기에 혈안이 돼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동영상들의 내용을 보면 아주 심각하며 엽기적이다. 초등학교 남학생이 고등학교 여학생과 화상 채팅을 하면서 여학생의 요구에 따라 남학생이 자신의 성기를 꺼내 자위행위를 하는 장면과 여학생들간 화상채팅을 통해 자위행위를 가르치는 장면, 심지어 초등학교 여학생이 벌거벗고 볼펜으로 자위하는 장면, 여학생들끼리의 진한 키스를 나누는 동성애 장면 등 포르노 수준의 동영상도 적지 않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중 상당수 동영상물에는 어린 여학생들의 얼굴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칫 해당 당사자는 물론 피해자 부모들에게 평생 씻지 못할 정신적 고통을 안겨 줄 소지가 다분하다. 이들 대부분의 동영상들은 가정집, 자신의 방 안을 배경으로 PC 카메라 앞에서 음란 행위를 하고 있어 인터넷 화상채팅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몰래 촬영돼 유출된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얼굴까지 그대로 올려져…
얼마 전 미국 유학 생활을 하다 방학기간을 이용해 잠시 귀국한 박 모(16)양은 인터넷에서 화상채팅으로 인한 잠깐의 실수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도움을 청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많은 네티즌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의 글 곳곳에는 박 모양의 현재 심정이 어떤지 잘 말해주고 있다.“안녕하세요. 고1 되는 유학생입니다. 지금은 한국에 놀러왔지만 미국에서 한국사람과 채팅할 때 가슴을 보여줬는데 그 상대방이 동의 없이 동영상을 찍었고 이제 그 동영상으로 마구 협박을 하더라고요. 몸캠하지않으면 이거 인터넷에 뿌려버린다고……. 나 혼자 몸캠하기 창피하니깐 자기도 같이 해주겠다고 하네요. 전 정말 이제는 안하는데 어떻게 해요. 부모님 몰래 한거예요. 그 사람도 미성년자인 것 같아요. OOO정보를 보면요. 그 사람 OOO아이디가 XXX 입니다. 이 아이디는 새로운 아이디 같은데 본 아이디는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어떡해요. 정말 무서워요. 어제 12시까지 시간을 준다면서 막 협박을 했어요. 그 때까지 정하지 않으면 막 뿌린대요. 오늘 제가 OOO로 친구로 가장해서 들어가 보았더니 이미 뿌렸대요.어쩌죠.도와주세요.어떤 곳에 뿌렸는지 알려주지도 않아요. 이름은 XX라는데 성은 몰라요.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고요,18살이래요. 아…….어떡게요 뿌렸다는데 도와주세요. 지금 일단 사이버수사대에 신고를 했는데 부모님이 아시면 안 되는데 어쩌죠. 경찰서나 그런데에 부모님 모르게 신고할 수 있나요. 그 사람도 나도 청소년인데. 어떡해요.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새요.”
재미로 딱 한번?…글쎄요
이렇게 애절하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 박 모양과 같이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않은 그들로서는 순간적인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일을 벌이고 난뒤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성에대해 무지한 초등학생들까지 채팅하던 사람들의 꼬임에 넘어가 그 재물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PC방에서 만난 임 모(18)군에 따르면 “친구가 채팅을 하다가 여자초등학생을 꼬셨대요. 그런데 친구 말로는 그 초등학생은 자기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한다며 자랑스럽게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소개시켜 달라고 했어요”라며 웃는 임군의 말에서는 전혀 죄책감이나 이 자체가 범죄라는 의식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냥 재미삼아 한 일인데 뭐가 어떠냐”라는 것이다.
‘동영상을 찍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말하기를 꺼려했지만 그의 눈은 “당연하지 않냐”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이런 일들은 비단 청소년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강원지방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에 검거된 문 모(26)씨는 자신의 여자친구였던 A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자신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며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또 문씨는 여자 친구와 연락이 되지 않자 카메라 폰으로 찍어둔 성관계 사진을 ‘웹투폰’방식으로 A씨와 A씨의 오빠에게 각각 전송해 협박하고 인터넷에 올린 것이다. 하지만 어린 청소년들은 다르다. 부모에게 아니면 경찰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보다 혼자서 문제를 풀어 나가려고 하다 더 큰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
헤어지자니 남자친구가 돌변
우린 인터넷 PC방에서 만난 3명의 여학생들을 간신히 설득해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그들은 각기 다른 학교에 다니는 고1 학생들로 첫 인상에 풍기는 이미지는 조금 거칠어 보였다. 이들에게 인터넷에 떠도는 음란동영상들을 보았냐고 질문하자 그들은 “그걸 못 본 사람이 어딨냐”고 도리어 면박을 준다. B여고에 재학 중이라는 예쁘장하게 생긴 여학생은 아는 친구가 동영상에 나와서 친구들 사이에 ‘왕따’라며 “미친X”이라는 욕까지 서슴없이 내 뱉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C여고에 다닌다는 학생은 동영상에서 자기 친구를 본적은 없지만 “거기에 나온 애들은 다 자기 잘난 맛에 나오는거 아닌가요”라는 말로 답한다. 또 D여고에 다닌다는 학생은 ”아직도 그런게 뉴스예요? 벌써 언제부터 나온 얘긴데… 요즘은 잘 보지도 않아요”라며 아직도 그런 것을 취재하러 다니는 기자가 이상하다는 듯 얘기한다.
이렇듯 인터넷에 떠도는 불법 동영상들은 너무 쉽게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성에 대해 무지한 청소년들이 이러한 불법동영상들을 접하면서 또 아무런 부끄러움이나 죄책감 없이 옷을 벗고 그것을 찍은 사람으로부터 협박을 받으며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음란물을 찾아다니며 우리 이웃들의 자녀, 혹은 자신들의 자녀들이 희생양이 될 지도 모르는 이러한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돈을 벌게 해주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조용히 정신병원을 찾아가 치료받기를 바란다. 부모들은 “설마 내 아이가 ‘음란동영상의 주인공?’…”하고 대부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곳. 바로 어른들이 돈벌이로 이용하고 있는 음란사이트에 나오는 어린 청소년들이 바로 당신의 자녀들로 바뀌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 해야 할 것이다.
‘롤리타(lolita)콤플렉스’란 무엇인가
스탠리큐브릭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화제가 된 ‘롤리타’는 작가 나보코프의 작품. 소설에 등장하는 롤리타는 10대의 소녀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중입니다. 이런 어린 소녀에 대한 성도착증을 가리켜서 ‘롤리타 콤플렉스’라고 합니다. 미성숙한 소녀에 대해 정서적 동경이나 성적 집착을 가지는 현상으로 현대에서 롤리타신드롬은 세기말 현상 중의 하나로 일본이나 한국 등에서 여학생들이 경제적인 이익을 대가로 중년남자와 사귄다는 ‘원조(援助)교제’도 일종의 롤리타신드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성부·박경수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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