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들어오기 전에 빨리 2차가자. 엉?”
“남편 들어오기 전에 빨리 2차가자. 엉?”
  • 김성부 
  • 입력 2005-10-25 09:00
  • 승인 2005.10.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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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명’. 일반 가정주부가 하루 평균 가출하는 숫자다. 매년 1만 2천건이 넘어섰다는 주부가출은 심각한 사회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주부들이 가출하는 이유는 각기 다르나 카드빚이나 채팅 및 외도, 시댁과의 갈등이나 남편의 폭력 등이주를 이룬다. 가정해체는 올해 들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남성문제 상담전화인 ‘남성의 전화’에 따르면 최근들어 총 상담건수의 30%에 달하는 1,000건 정도가 아내의 가출로 인한 상담이었다고 한다. 남성의 전화 이옥 소장은 “남편들이 아내의 외도로 겪고있는 정신적인 고통은 훨씬 심각했다”며 “과거에는 가부장적이고 권위 있는 남편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남편들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내의 외도를 용서해주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여성의 전화 이문자 소장은 “최근들어 주부들이 쉽게 가정을 버리고 나가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근본적인 것은 가장의 폭력이나 무능한 남편 때문에 가족의 생계와 자녀 양육을 책임져야하는 현실이 주부들을 집밖으로 내몰고 있는것”이라고 말했다.

남편 무능이 가출 원인?

그렇다면 가출한 가정주부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걸까? 물론 음식점에서 일을 하거나 파출부 등을 하며 살아가는 여성들도 있겠지만 일부는 그렇지가 않다. 집을 나온지 3년이 다 돼간다는 이명자(35세·가명)씨는 “맨처음에는 막막했어요. 이제 초등학교 들어갈 나이가 된 딸아이를 생각하면 눈물이 먼저 나온다”며 말을 잇지 못한다. 이명자씨는 “남편의 나쁜 술 버릇 때문에 오랜기간에 걸쳐 남편에게 폭행을 당해 왔어요. 정말 견디기 힘든 하루하루였고요. 하지만 지금은 자식들이 너무나 보고 싶어 미치겠어요”라며 또다시 눈물을 보인다. 하지만 그녀가 가정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녀는 지금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하고 있다고.그녀는 도우미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는데 아는 친구가 ‘돈벌이가 좋으니 같이하자’는 말에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남편이 나중에 이 사실들을 알면 아마도 날 죽이려 할거예요.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떳떳한 엄마가 될 수도 없을것 같아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녀는 “지금 조그마한 가게를 하나 운영하려고 한다. 이제 다시는 노래방 도우미는 안하겠다”며 발길을 돌린다.

가출아내 찾아다니는 남편들

한편 반대로 집을 나가서 안돌아오는 아이들과 아내를 찾아다니는 남편들도 많다. 윤창원(45세·자영업)씨와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전화 통화를 시도하자 마자 묻지도 않는 자신의 신세한탄부터 늘어 놓는다. “정말 화가 나부러 미치겠당께요. 아니 연락이라도 하면 누가 죽인답디까. 이 예편네가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요. 이 예편네가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친구가 보고 저에게 알려줬당께요. 지금이라도 잡아불믄 다리 몽댕이를 똥강 부러뜨려도 분이 안풀릴 판이랑께요”라며 걸죽한 사투리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다. 윤씨의 아내가 가출한지는 한 달여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서울에 있는 노래방들을 안 찾아 가본 데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렇듯 주부의 탈선은 이제 남의 집 얘기가 아니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특히 전라북도 전주에 탈선한 주부들이 많이 모인다는 제보를 받고 전주로 향했다. 취재팀이 전주의 한 모텔촌에 도착한 시간은 지난 19일 저녁 10시경. 그곳에 살고있는 잘 아는 지인들이 마중을 나왔다. 우리가 주부탈선 현장을 취재차 왔다고 하니 적극적으로 도와 준다며 우릴 안내한다. 차량으로 10여분 가니 노래방이 여관과 많이 밀집해 있는 곳이 나타났다. 일단 시설이 좋아 보이는 노래방으로 들어갔다.

지방도 탈선이 늘고 있다

노래방의 분위기는 일반 룸살롱과 비슷했다. 맥주를 주문한뒤 아줌마들을 불러 달라고 하니 10여분이 지났을까. 30~40대정도 돼보이는 아주머니들이 서둘러 들어왔다. 그녀들은 들어오자 급하게 맥주병부터 따기 시작한다. 잠시후 그녀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한 여성이 분위기를 띄운다며 탁자위에 올라가 스트립쇼를 한다. 그리고 그녀가 말하는 ‘계곡주’(가슴 사이로 술을 흘려 다시 잔으로 받아주는것)와 ‘뽁뽁주’(술을 맥주컵에 따른후 자신의 가슴에 대고 돌린후 잔을 뺄때 소리가 ‘뽁’ 하고 난다고 붙여진 이름)를 능숙하게 돌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들의 행동은 더 과감해 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상대 파트너와 입맞춤을 하는것은 기본, 아예 옷을 훌렁 벗어 던지며 손님들의 배위로 올라가 성욕을 자극할대로 자극한다. 아줌마들의 광란의 춤과 행위가 계속되자 욕구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한 한 일행이 옷을 벗었다. 그러자 그녀들은 기다렸다는 듯 “술을 더 시키자, 안주를 더 시키자”며 은근히 시간을 연장하자며 손님들을 부추긴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그녀들은 넌즈시 2차를 흥정하기 시작한다.

일부러 아줌마도우미 찾아

2차제의는 서울보다 적극적이 었다. 이곳에서는 5만원 정도면 충분히 2차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어떤이는 4만원에 하자며 아줌마와 2차비에 대한 할인흥정이 한창이었다. 잠시후 기자옆에 앉아있던 아주머니의 손이 사타구니 속으로 들어오며 “우리도 빨리 2차 나가자. 조금 있으면 남편이 올 시간인데…”라며 재촉을 한다. 기자가 ‘전 2차 안가는데…’ 라며 말끝을 흐리자 ‘차비라도 달라’며 어린아이처럼 조른다. 그때 시간은 새벽 3시 30분이었다. 우리 일행은 일단 노래방을 나왔다. 술값은 5명의 노래방 도우미들의 봉사료와 술값 (맥주 한박스)과 안주값을 합쳐 총 30만원이 나왔다. 10명의 남녀가 먹은 술값 치고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에서 마시는 술값에 비교한다면 아가씨들 봉사료 값도 안되는 금액이다. 이처럼 30~40대 아줌마 접대부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격도 저렴할 뿐 아니라 아가씨접대부처럼 ‘내숭’이나 ‘얌전’을 빼지 않고 ‘화끈하게’ 노는데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30~40대의 직장인들은 주로 노래방에서 일부러 저렴한 ‘아줌마도우미’들을 찾는다고. 하지만 이렇게 손쉽게 돈을 버는 노래방 접대부가 주부들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주부탈선과 가출 등 가정파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직업 소개소에서조차 노래방 도우미는 윤락을 하지도 않고 큰돈을 벌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라며 권유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한 노래방 업주는 “최근 노래방은 사양사업인데 어떻게 이 불경기를 극복하겠느냐”며 “우리도 아줌마 도우미를 불러 장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고 말한다. 업주는 또 “일부 대학가에서는 노래방을 여관처럼 대실요금을 받고 대여까지 하며 장사를 하고있으니 그곳도 취재해보라”며 귀띔해준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가정주부의 가출은 모두 1만2,14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달에 약 1,011명이 집을 나가고 있는 꼴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가정주부의 가출은 신고되지 않은 경우를 감안하면 이 집계수치보다 훨씬 높을것” 이라고 덧붙였다.

김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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