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두류공원, 도박공원으로 전락
대구 두류공원, 도박공원으로 전락
  • 경북 김기원 기자
  • 입력 2013-05-15 13:50
  • 승인 2013.05.15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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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경북 김기원 기자] 대구 두류공원에서 벌어지는 불법 도박행위가 여전히 숙지지 않고 있다. 두류공원을 찾은 행락객은 대낮에도 버젓이 벌어지는 도박판을 보면서 산책을 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 내 공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박현장에 형사대가 들이닥쳤다. 이곳에선 4∼6명씩 모여 판돈 30만 원을 걸고 고스톱 도박을 한 5개조가 적발됐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안모씨(53) 등 6명을 도박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24명을 즉결심판에 넘기거나 훈방 조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5월에도 두류공원에서 고스톱 도박을 벌인 김모씨(60) 등 6명이 경찰에 적발됐고, 3월엔 이모씨(74) 등 3명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대구성서경찰서 관계자는 “많은 시민이 산책을 즐기는 두류공원에서 도박을 벌이는 행위는 나이나 판돈의 액수와 무관하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단속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두류공원에서 도박은 현재 진행형이었다. 14일 오후 4시쯤 두류공원을 찾은 취재진은 도박현장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이들은 나무 그늘 아래 삼삼오오 모인 사람은 저마다 1000원짜리와 동전을 잔뜩 쌓아둔 채 고스톱 도박에 열중했다. 주변엔 술병과 먹다 남은 음식물, 담배꽁초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지나가는 행락객들이 이 모습을 보면서 불쾌한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도박꾼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구 시민 이모씨(53)는 “두류공원은 ‘도박공원’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인데, 행정 당국이 단속을 외면하고 왜 눈을 감고 있는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두류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하루 5차례씩 정기적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어르신의 반발이 심해 벌금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계도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kkw53@ilyoseoul.co.kr

경북 김기원 기자 kkw53@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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