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과 ‘늑대소년’이 첫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판타지를 남긴 채 대한민국을 촉촉이 적셔놓았다. 그 후 1년이 지난 2013년 봄, 그 아름다운 환상을 깨줄 영화 ‘연애의 온도’가 다가온다.
오는 2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연애의 온도’는 3년째 사내 비밀연애 중인 동희(이민기)와 영(김민희)을 통해 현실적인 연애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다.
서로에게 ‘미친X’ ‘개XX’라며 욕설까지 퍼붓고 돌아섰지만, 곧 서로가 그리워 눈물을 흘리는 이들. 좋은 사람 만나라며 쿨하게 대하지만 집에서는 혼자 몰래 SNS를 염탐하고 미행까지 서슴지 않는다.
하물며 서로의 물건을 부숴 착불로 보내고, 커플요금제로 소액결제 폭탄을 안기는 등 헤어질 때 해서는 안 될 일들을 저질러 놓고도 이들의 마음은 아쉽기만 하다.
영화 ‘연애의 온도’는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해 알콩달콩 아름답기만 한 사랑을 보여주는 기존 멜로 영화의 공식을 과감히 거부한다. 연출을 맡은 노덕 감독은 지난 11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는 보통 남녀의 관계가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멜로가 아닌 끝나면서 시작하는 멜로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것을 반복하며 느껴지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담백하게 담았다”며 현실연애를 영화적으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연애의 온도’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리얼함’이다.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현실연애의 모든 것을 그려낼 이들은 바로 우리시대 최고의 워너비 스타 이민기와 김민희다. 이들은 ‘연애의 온도’의 3년차 커플을 연기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해야만 했다.
이민기는 “고등학교 때 제일 처음 좋아한 연예인이었던 김민희씨를 작품에서 직접 만나 무척 기뻤다”고 했지만, 김민희가 아닌 ‘영’으로 대하기 위해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도 ‘연애의 온도’는 만나고 헤어지는 연인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솔직한 심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털어놓는다. 여기에 솔직하고 담백한 시나리오는 배우들을 단박에 사로잡았고, 이제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영화 ‘연애의 온도’는 며칠 전 깨져버린 내 이야기, 얼마 전 연애를 다시 시작한 내 친구 이야기를 담아 대한민국 모든 남녀의 마음을 적실 충분한 감성 멜로를 선사한다.

고은별 기자 eb8110@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