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ull Of Love’, 사랑과 축복을 담은 힐링 보이스. 여기에 달콤한 ‘러브 레시피’를 접목시켜 맛깔스런 색채를 창조했다.
혼성그룹 클래지콰이가 지난 5일 다섯 번째 정규앨범 ‘Blessed’를 선보였다. 간결한 멜로디에 담백하고 감성적인 가사를 녹여내 어김없이 세련된 사운드를 구현해냈다.
3년 6개월, 짧지 않은 공백 기간을 거치며 다시 뭉친 알렉스, 호란, 클래지. 익숙하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감회에 젖는다.
“공백 기간 동안 기쁨, 슬픔을 함께 나누며 서로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번 앨범 작업이 수월했고 유난히 더 즐거웠던 것 같다. 보컬 입장에서 누군가가 함께 노래를 불러준다는 것은 심적, 테크닉 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 호란은 나에게 아주 가까운 파트너다. 그만큼 호란과 함께하는 무대가 그리웠다” (알렉스)
이번 앨범은 유독 ‘사랑’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타이틀곡 ‘러브 레시피’는 결혼을 앞둔 호란이 직접 작사에 참여하며 자신의 감정을 실었고 앨범 퀼리티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리드미컬한 라틴 리듬과 어쿠스틱한 팝 멜로디가 조화롭게 매치돼 러블리한 감성이 잔잔히 전해진다.
“타이틀곡 ‘러브 레시피’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연인은 짧게는 10년, 많게는 40년까지 따로 살았던 존재들이다. 이렇게 다른 존재들이 닮아가고 누구보다도 서로를 아끼는 사이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개인적인 연애사가 분명 영향을 끼쳤지만 많은 이들에게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노래로 남길 바란다” (호란)
“이번 앨범에는 ‘사랑’이란 키워드가 담겼다. 그래서 ‘Blessed’(축복받은)로 타이틀을 정하게 됐다. 사랑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가족, 친구 관계 등 세상의 모든 것들을 사랑으로 아우를 수 있는 느낌을 담았다. 그래서 전작에 비해 좀 더 소프트해진 느낌이다” (클래지)
클래지콰이는 매 앨범 다양한 장르와 리듬을 새롭게 접목시킨 다이내믹한 사운드로 미래지향적인 변화를 꾀했다. 이번 앨범 역시 록 사운드가 돋보이는 ‘꽃잎 같은 먼지가’라는 곡으로 진보적인 궤도를 그리며 다시 한 번 음악 팬들의 심장을 울릴 예정이다.
“클래지콰이는 잡식성 음악을 했던 것 같다. 록을 처음 시도 한 것은 아니다. 3집 ‘생의 한가운데’는 록을 기반으로 한 뉴 웨이브 음악이었다. 이번에도 록 뮤직에 영감을 받아 곡을 만들게 됐다. 지금같이 귀를 즐겁게 하고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음악적으로 끊임없이 시도를 하고 있을 것이다” (클래지)
이번 앨범에서 호란은 가수 김진표와 ‘함께라면’이라는 곡에 공동 작사가로 이름을 올렸다. 호란-알렉스의 따뜻한 보이스와 세련된 김진표의 랩핑이 어우러져 잠시나마 지친 일상 속 힐링 타임을 선사한다.
“이번 앨범에 참여할 래퍼에 대해 ‘어떤 분이 곡에 어울리고 잘해 주실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히 김진표씨가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굉장히 즐겁게 작업에 임했다” (호란)
어느새 10년차 그룹. 호란과 알렉스는 솔로 앨범과 라디오 DJ, 방송 MC등 개별 활동을 통해 멀티테이너로서 두각을 나타내며 입지를 확고히 했다. 각자 활발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팀을 이어갈 수 있었던 남다른 원동력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리더 클래지는 호란-알렉스를 음악으로 한데 모았고 이들은 주옥같은 명곡으로 발자취를 남겨왔다.
“‘해체 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는데 앞으로 해체는 없을 것 같다. 클래지와 호란은 돈독한 가족 같은 멤버들이기에 계속 음악을 할 것 같다. 비결은 글쎄… 프로듀서 클래지의 지휘력이 아닐까 싶다. 호란과 나는 물과 기름 같은 절대 섞일 수 없는 사이다. 그 가운데 클래지가 우리를 적절하게 섞어주고 빛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 것 같다” (알렉스)
클래지콰이는 약 10년 동안 하우스, 라운지, 애시드 재즈까지 다양하게 시도, 음악을 재창조하며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선구자로 입지를 다졌다. 이들은 강렬하고 거친 느낌이 아닌 차분하고 간결한 멜로디로 특유의 신비감과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 리스너의 귓속을 선명하게 파고든다.
“제가 한국 일렉트로닉 장르를 이끌었다고 하시는데 그렇지 않다. 사실 이번 앨범도 하드한 일렉트로닉을 배제해 편안하고 감성적인 라운지 음악을 배경으로 작업했다. 기존 아이돌은 댄스와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뒀기에 우리 음악이 그들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생각은 안 든다” (클래지)
클래지콰이는 이번 앨범을 통해 사랑에 대한 성숙한 시선을 담아 질리지 않고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는 감성 사운드를 펼쳐냈다.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핑크빛 무드에 빠지고 싶은 나른한 오후, 클래지콰이 신보 ‘Blessed’와 함께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정시내 기자 <hoihoilo@ilyoseoul.co.kr>
정시내 기자 hoihoil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