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수도권취재본부 김대운 대기자] 몹시 화가 나서 크게 소리 지르거나 꾸짖는 소리를 흔히 호통친다 또는 호통이라 한다.
이에 반해서 상호간 막히지 않고 잘 통하거나 뜻이 통해 오해가 없도록 하는 것을 소통(疏通)이라한다. 대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의회정치의 최고 덕목은 상호간의 소통을 그 전제로 하고 있다.
11일 열린 성남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위원장 유근주) 소관 재정경제국 2012년도 추경 및 2013년도 수정 예산안 심의 과정을 보면서 의원들은 호통을 집행부는 소통을 강조하며 결국 화통(和通)으로 ‘혹시나’가 ‘역시나’로 귀결되는 조소(嘲笑:억지 웃음)광경이 연출됐다.
의원들의 호통은 이렇다.
집행부 측이 본 예산 심의에서 삭감된 예산에 대해 사전에 일언반구 없이 수정예산에 편성 해 올렸고 더구나 예산도 더 증액 편성된 점이 발견되면서 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여당 의원 프리미엄인지는 모르겠으나 야당의원보다 여당 의원들이 더 난리가 났다.
이들 의원들은 집행부가 사전 설명도 없이 예산 상정 한 점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비분강개하면서 큰 소리로 집행부의 태도를 호통치면서 질타하는 소리는 벽 뚫고(?) 회의장 밖 복도까지 새 나갔다.
시의원 위력 과시용 오버액션인지는 몰라도 마치 ‘호통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그런데 여기까지다.
잠시 정회를 거친 뒤의 모습은 호통치며 예산 삭감을 주장했던 의원들은 일부 금액에 대해서는 삭감철회를 했다, 예산 집행시 문제점들을 보완하라는 아주 얌전한 주문을 붙여가면서…,
어느새 호랑이가 얌전한 고양이로 둔갑된 것이다.
사자후(獅子吼: 사자의 부르짖음이란 뜻, 열변이나 웅변을 토하는 것)로 시작했으나 결국 용두사미(龍頭蛇尾:처음 시작은 아주 그럴 듯하지만 끝부분에 가서는 제대로 완결 짓지 못하고 흐지부지하는 경우)로 끝난 모습이다.
정회 시간 중 집행부가 끈질기게 추구한 소통(疏通)이 승리한 요인이라 볼 수 있다.
그만큼 소통(疏通)이 중요하다는 대목을 보여준 광경이었다.
성남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회의광경을 지켜보면서 ‘네 시작은 미약(微弱:아주 작음)했으나 네 끝은 창대((昌大:번창하고 커짐)하리라’는 성경 말씀이 ‘네 시작은 창대(昌大)했지만 네 끝은 미약(微弱)했다’는 의미의 도치현상(倒置現狀:현 상태가 뒤집혀 보이는 것)으로 다가온 것은 기자만의 소회가 아니었을 것이다.
dwk0123@ilyoseoul.co.kr
김대운 기자 dwk0123@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