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에 한국경제 심장이 뛴다. 삼성·롯데·포스코·GS·동부·하이닉스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총집합한 곳이다. 강남 한복판에 자리 잡은 교통의 요지이다. 도심은 물론이고 경부고속도로가 인접해 물류가 원활하다. 관공서가 몰려 있는 과천도 멀지 않다. 테헤란로의 낮은 바쁘고 뜨겁다. 이곳에 어둠이 밀려오면 뒷골목을 중심으로 화려한 네온사인이 하나둘씩 켜지며 이내 불야성을 이룬다. 룸살롱, 성인클럽, 안마시술소 등 성인남성을 유혹하는 유흥가로 변한다.
최근 강남에 회사를 둔 일부 회사원들은 1차 가볍게 술을 마신 뒤 2차로 성인클럽이나 안마시술소 등을 가는 게 수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 강남의 안마시술소는 인기이다. 특별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스리섬(2+1 서비스. 윤락여성 두 명이 들어와 서비스하는 것)과 포섬(3+1 서비스)등이 등장했다.
스리섬, 포섬 등 특별이벤트로 남성들 유혹
강남에서 소문난 A업소를 찾아가 봤다. 외관에서 보면 일반적인 안마시술소나 다름없다. 그러나 샤워를 하고 3~4층에 있는 룸에서 특별서비스를 받게 되면 색다른 섹스를 체험할 수 있다. 스리섬과 포섬이 있다. 이곳 여성종업원들의 미모만큼은 모델이나 탤런트급이다. 여성은 남성의 가장 은밀한 부분까지 해주는 애무와 일명 ‘바디타기’로 불리는 오일마사지 등을 한다. 농도 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것도 ‘2+1’ ‘3+1’로 등장하여. 여기에 등장하는 여성은 경력 여성 한명과 신입 여성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경력 여성이 남성에게 하는 서비스를 신입 여성이 지켜보거나, 서비스를 돕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 다소 충격적이다. 경력 여성은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지만, 신입 여성은 가면 등을 착용하고 있어 색다른 묘미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을 흥분시키고 서비스하는 장면이 마치 외설스러운 포르노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서비스를 경험한 한 회사원은 “서비스를 받는 동안 2명이 줄곧 함께 있는 것은 아니다.
파트너의 서비스를 받다가 특별이벤트 시간이 되면 ‘오렌지’라고 불리는 가면을 쓴 여성이 들어와 동시에 서비스를 한다”고 말했다. 처음 이 서비스는 낮 시간에 주로 했다. 요즘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안마시술소에서 스리섬과 포섬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도 일반 안마시술소와 같은 18만원이다.
이상 성취향 손님 위해 ‘이메쿠라 서비스’도 도입
이메쿠라 서비스는 단어가 생소하다. 일본에서 도입한 이색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인기이다. 변태적인 성향을 가진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크게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다. 특별한 취향을 가진 일부만 이곳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메쿠라 서비스로 유명한 강남에서 유명한 B안마시술소를 찾아가 봤다. 1층은 주차장과 입구가 있고, 2층에는 매표소와 사우나장이 있다. 3층과 4층은 룸으로 나누어진 구조이다. 3층과 4층에 총 15개의 이미지 룸이 완비돼 있다.
각 방마다 손님의 취향에 맞춰 꾸며져 있었다. 보통 룸과 특별한 서비스를 원하는 손님을 위해 지하철, 비행기, 회사, 도서관, 갤러리 등의 이미지 룸이 있었다. 손님은 TV홈쇼핑에서처럼 TV화면을 통해 등장하는 여성을 고를 수 있다. 여성들이 대기하는 장소는 TV홈쇼핑 세트장처럼 만들어져 있어 현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곳 업주는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은 지하철”이라고 말했다. 지하철이 가진 묘한 분위기 때문인지 지하철 취향을 가진 손님은 주로 지하철에서 성추행하는 장면을 흉내내어 성추행 장면을 연출할 수도 있다.
또한 변태적 행위를 즐기는 손님을 위해 또 다른 서비스도 준비되어 있다. 이들 장면에 등장하는 여성들도 손님의 취향에 따라 간호사, 여고생, 교사, 스튜어디스 등 특정 계층의 의상을 입고 있다.
다양한 손님 취향 맞춤서비스 특정계층 의상입고 이벤트
회사원 이모 (27)씨는 “쇼핑 호스트는 아니다. 안마시술소가 제작한 홈쇼핑 동영상 화면이다. 아가씨를 지목하면 어설프게 찍어놓은 여자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실제 화면에 등장하는 여자와 관계를 갖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만족감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그러나 일부 손님들 사이에선 서비스가 소문만큼 충격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상황이 어색하여 오히려 자극은 덜하다는 것이다 최근 ‘시각 장애인이 아니어도 안마사가 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난 이후 일부 안마업소들에 노골화된 ‘하드코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판결은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우려도 낳고 있다. 특히 스포츠 마사지 등 유사안마 업소의 불법과 퇴폐 영업을 조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 안마 업소의 한 관계자는 “ 일부 업소들이 퇴폐영업을 했다. 그러나 나름대로 서민들의 휴식처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며 “이제 불법적인 업소가 안마시술을 가장하여 본격적으로 판을 치게 생겼다. 안마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것은 물론이고 기존 시각 장애인들의 생계 문제도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대담해지고 하드 코어화가 된 안마시술소는 단순히 스트레스를 푸는 곳이 아니다. 이곳은 한국적 성의 분출구이다. 돈으로 성을 사고파는 물질만능주의적 성의 특성을 가장 잘 담고 있는 대표적인 섹스산업인 것이다. <심용섭 프리랜서>
# 시각 장애인 최모씨 인터뷰“체계적인 안마교육받은 전문가와 일반인 비교는 섭섭”
시각 장애인 최씨(47)는 어려서 병을 앓아 평생을 시각 장애인으로 살아왔다. 궁핍한 생활을 면치 못하던 중 10여 년전 안마사 자격증을 취득, 그나마 지금까지 ‘입에 풀칠은 하면서’ 살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 생계가 막막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 이번 헌재의 판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 헌재는 시각 장애인만이 안마사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근거를 대고 있지만, 우리는 자유에 의해서 이 일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이 일을 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인 약자인 우리들에 대해서 보호해줄 의무가 있다. 약자의 인권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국가가 국가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 판결 이후 일이 줄지는 않았는가.
▲ 아직까지 특별히 줄지는 않았지만 동료들은 일부 줄었다는 사람도 있고 아예 업소 주인으로부터 ‘더 이상 일을 시키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한다.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헌재의 판결이 그대로 굳어진다면 언제든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다.
- 청소년 시각 장애인 중에서도 안마를 배우려는 사람도 있을 텐데.
▲ 당연하다. 맹학교의 경우 안마 과목이 전체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비중이다. 이는 그만큼 나중에 안마를 하려는 어린 친구들이 많다는 것이고, 역시 헌법재판소는 이들 청소년의 생계에 대한 희망과 꿈마저 빼앗아 간 것과 마찬가지다.
-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나름대로의 보완책을 마련 중인데, 이에 대한 시각 장애인들의 생각은 어떤 것인가.
▲ 쿼터제를 한다든지 하는 이야기가 들리기는 하지만 사실상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안마는 월급제도 아니고 말 그대로 ‘프리랜서’이다. 설사 시각 장애인들이 일정 비율로 안마업소에 취직을 한다고 하더라도 두 눈이 멀쩡하고 건강한 안마사들에게 안마를 받으려고 하지 우리들에게 받으려고 할 것인가. 쿼터제 운운은 하나마나한 이야기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 안마사의 경우 인체의 질병을 다루기 위하여 최소한 2,000여 시간 이상의 의학과목을 이수하여 체계적으로 안마교육을 받은 정통 프로페셔널이다. 지압이나 어처구니없게 여대생마사지와 비교하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솔직히 마음이 많이 상한다. 한번쯤 시각장애인들의 생계와 생존에 대해서도 비장애인들이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으로 안마시술소에서 일하고 있다.
거기에 국한해서 한마디 하고 싶다. 일반 안마업소에서 손님들이 지불하는 금액이 대개 18만원 정도일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안마사들이 받는 금액은 대개 2만원 남짓이다. 2만원이 넘지 않는 금액인데 그나마 다른 서비스(?)만 제공받고 그냥 가버리는 손님들이 많다. 이 경우 그 금액은 업주의 몫이 되어버린다. 꼭 챙겨서 안마를 받고 가길 부탁한다. <서준/프리랜서>
심용섭 ,서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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