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가을밤 재즈를 수놓다…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가을밤 재즈를 수놓다…
  • 유수정 기자
  • 입력 2012-10-17 09:43
  • 승인 2012.10.17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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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회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현장 <ⓒ 일요서울 유수정 기자>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재즈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아시아 최고의 재즈 축제로 발돋움한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이 깊어가는 가을밤 관객들의 가슴을 적셨다.

매년 폭우로 불어난 강물에 일대가 모두 물에 잠기는 등 심각한 비 피해를 입는 자라섬이 새로운 이미지로 도약했다. 2004년 3만 관객을 시작으로 올해로 9회를 맞은 이번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이 23만4000명 이라는 관람객을 자랑하며 아시아 최고의 재즈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관객 수 18만8000명보다 약 24.5% 증가한 수치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대한민국 우수축제’의 명성에 걸맞은 발전이다.

앞서 지난 6월 얼리버드 티켓 오픈 90초 만에 판매 수량이 모두 매진돼 재즈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예상케 했듯 7월 11일 예매 시작 이후에도 그 인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티켓 사이트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더니 결국에는 축제 일주일을 앞두고 2일 권과 13일 토요일 티켓이 모두 매진된 것. 이후에도 모든 티켓이 매진행렬을 달리자 주최 측은 12일과 14일 티켓 2000매를 현장에서 한정 판매하는 결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매년 10%가량의 관객 증가세를 보여 왔기에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는 후문이다. 

이번 축제 역시 탄탄한 라인업으로 재즈 마니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개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압둘라 이브라힘의 공연이 건강상의 문제로 취소됐지만 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를 대신한 몬티 알렉산더가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재즈 선율을 선사했으며 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토마쉬 스탄코의 트럼펫 연주는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와 그 이름만으로도 흥분되는 올스타 트리오(지미 콥·래리 코리엘·조이 디프란시스코)의 공연 역시 관객들을 재즈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번 페스티벌의 특징을 꼽자면 단순한 재즈 공연을 벗어난 전 세계인의 축제였다는 점이다. 총 10개의 무대에서 펼쳐진 이번 페스티벌은 메인 무대인 Jazz Island(자라섬 중도 잔디광장)와 Party Stage(자라섬 중도 잔디광장 뒤편)를 제외한 7개 무대가 모두 무료 관람으로 꾸며졌다. 일반인들에게 다소 낯선 장르인 재즈를 대중화 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절반 이상의 무대를 무료로 선보인 만큼 대중들은 뜨거운 열기로 보답했다.

낮 12시경부터 꾸며진 무대에 가족단위의 관객들은 자라섬의 푸른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재즈 멜로디를 배경 삼아 피크닉을 즐겼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맴도는 저녁 무렵에는 감미로운 재즈 선율에 취한 연인들이 와인 한잔 기울이며 재즈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기도 했다. 재즈 마니아들은 새벽 2시 가량까지 이어진 무대를 통해 열정을 불태웠다. 이와 함께 가평 읍내와 클럽, 카페 등에 마련된 재즈 무대를 통해 대중들은 재즈에 좀 더 가까워짐을 느꼈다.

이밖에도 이번 해에 처음으로 진행된 ‘가평 밴드 콘테스트’는 참여형 축제로의 첫 발을 내딛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자라섬 국제재즈콩쿨’과 ‘국제 재즈 쇼케이스 프로젝트’ 또한 대중들을 재즈에 녹아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지닌 자라섬과 북한강의 빼어난 경관이 한데 어우러져 재즈의 선율을 더욱 감미롭게 만들었던 자라섬 재즈축제. 앞으로 대중들은 가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학생들의 MT 장소나 ‘겨울연가’의 촬영지 남이섬은 잠시 접어두게 될 듯하다. 그리고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이렇게 기억할 것이다. ‘한국 재즈의 중심지, 재즈 선율이 가득했던 자라섬’이라고…

crystal07@ilyoseoul.co.kr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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