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태풍 ‘볼라벤’ 북상으로 범정부 차원 비상근무가 실시된 때, 해외로 떠나 해외 출장에 대한 적절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출장에는 곽 시장과 최웅수 시의장, 이종상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여인질 오산농협중앙회 지부장, 임완식 신협 회장 등 모두 21명이 방문길에 올랐다.
28일 시에 따르면 이들 방문단은 2004년 자매도시 결연을 맺은 꽝남성 초청으로 경제 교류 및 투자사업 협의차 다음달 1일까지 업무협의와 시찰, 만찬 등으로 일정이 짜여져 있다.
그러나 경기도가 태풍에 따른 ‘비상2단계 체제’로 전환하는 등 본격적인 재난안전 대응에 나섰고, 이때 주요 기관장들이 해외 출장을 강행하는 모습에 시민들의 비난이 거세다.
오산시 공직사회 내부에서조차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현재 다른 지자체의 경우 지자체 장은 물론 기관장들도 비상근무로 태풍 피해 최소화에 나선 반면 오산시는 시민들의 안전을 뒤로 미룬 채, 무책임한 업무 수행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이번 여행에 함께 나선 농협중앙회 오산시지부장과 신협 회장 등 금융기관장들이 ‘필리핀 후원 명목’으로 동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곱지 않은 눈총을 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 한 관계자는 “태풍으로 큰 피해가 우려되는 시점에 해외 출장을 강행했다는 것은 시민들의 안전을 무시한 꼴”이라며 “아무리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 초청이라 할지라도 시기적으로 크게 잘못된 해외 출장”이라고 꼬집었다.
시민 한모(43·대원동)씨는 “이번 해외출장 전부터 온 나라가 태풍 피해 예방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시장과 시의장, 기관 단체장들이 한꺼번에 해외로 나갔다는 사실, 그 자체가 어이가 없을 정도”라며 “만약에 발생할지 모르는 재난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오산농협중앙회가 오산시 금고 거래 대상으로 지부장이 이번 베트남 방문에 동행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오산시 이찬호 자치행정과장은 “이번 방문을 취소하려고 했으나 양 도시 간 신뢰 문제를 고려해 고심 끝에 예정대로 진행했다”며 “재난 대책은 부시장을 비롯한 각 해당부서에서 철저하게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 취재본부 김장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