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0대 가출 소녀들 성매매, 유흥업소 알바... ‘브릿지 프로젝트’로 구제
서울시, 10대 가출 소녀들 성매매, 유흥업소 알바... ‘브릿지 프로젝트’로 구제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2-05-21 14:01
  • 승인 2012.05.21 14:01
  • 호수 942
  • 5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냐의 집 “가출 청소년들의 진한 화장, 문란한 복장은 자신의 방어막”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서울시가 올해 12월까지 진행하는 ‘브릿지 프로젝트’의 초점을 가출 청소년의 ‘성매매 구제와 예방’으로 정했다.

2001년부터 시작된 ‘브릿지 프로젝트’는 각종 범죄에 노출되는 가출 청소년들에게 먹거리 지원과 상담, 쉼터 연계 등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브릿지 프로젝트’는 가출을 했거나, 하고 싶어 하는 모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성매매와 관련된 이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가출한 10대 소녀 중 적지 않은 수가 먹을 것과 잘 곳을 제공해 준다는 성매매 업주의 유혹에 넘어가 ‘생계형’ 업소 여성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숙식이 제공되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 이상 가출 청소년들의 선택권은 이처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여성인권상담소 ‘소냐의 집’을 비롯해 지역단체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동북여성환경연대 ‘초록상상’과 등과 함께 주요 지역을 분담해 ‘브릿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중 성매매 여성들의 회복과 자활을 돕는 ‘소냐의 집’ 관계자들을 만나 10대 성매매 문제점과 예방의 중요성 등을 들었다.
 
‘소냐의 집’은 다음달 13일부터 9월까지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 로데오 거리에 부스를 설치하고 심야거리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6월~8월은 둘째, 넷째주 수요일, 9~11월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11시 사이에 진행한다. 사전 홍보를 위해 강동구 중, 고등학교 앞에서 매주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소냐의 집 이연희씨는 “가출 청소년들에게 다가가는 용기가 ‘브릿지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다”라고 전했다.
이씨는 “가출 청소년들이 문신을 하고, 화장을 진하게 하고, 다소 문란한 복장을 입고 다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편견이 많지만 그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막, 또는 기존 집단에 어울리기 위해 빚어진 행동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만만하게 보이고 소외당하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원인이라는 것.
 
이씨는 “거리 현장의 특성상 학생들에게 빨리 신뢰를 얻어야하고 그들이 속마음을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데,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가출 소녀들은 기본적인 먹고 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흥업소, 또는 유사성행위업소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명품 등을 사기 위해 인터넷 조건만남 등을 하는 일부 소녀들과는 차이가 있는 것. 인터넷 채팅 사이트 등에서는 종종 ‘잠자리와 먹을 것을 제공해줄 사람’이라는 게시글이 보이는데 이 또한 10대 가출 소녀들이란다.
 
‘소냐의 집’ 심선진 소장은 “평소 도움을 요청하는 20~30대 성매매 여성들을 상담하고 있는데 거의 대다수가 10대부터 일을 시작했더라. 20~30대가 된 후에 성매매업소에 들어가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는 말로 10대 가출소녀들의 성매매 차단과 예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 소장은 “과거 성매매업소 여성들의 경우 부모의 이혼, 폭행, 가난 등 집안환경이 많은 것을 좌우했지만 최근에는 가정해체 문제 외에도 쏟아지는 인터넷 거짓 정보 등이 성매매 등의 원인으로 작용되고 있다”면서 “브릿지 프로젝트가 성매매에 노출된 10대 소녀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좋은 결과를 바라고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초 인천에서는 250여 명의 14~16세 가출 소녀들이 유흥업소 도우미를 하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인천남부경찰서는 “‘주안보도연합파’일당들이 ‘싸이월드’, ‘버디버디’ 등을 통해 미성년자 도우미를 모집했다”고 전했다.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