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에 대처하는 남성’에 대처하는 여성들의 새로운 수법
‘폭탄에 대처하는 남성’에 대처하는 여성들의 새로운 수법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12-05-15 11:10
  • 승인 2012.05.15 11:10
  • 호수 941
  • 5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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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서준 프리랜서] 흔히 조건녀를 만날 때 남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폭탄’이라는 것이다. 비록 만나기 전에 서로 사진도 교환하고 통화도 해보지만 실제 얼굴과 몸매를 보지 않는 이상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상당수의 조건녀들이 사진에 포토샵을 하고 자신의 직업이나 몸매 등을 속인다는 점에서 남성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된다.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성과 외모나 몸매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에는 그 ‘행간’을 잘 읽어야 한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상태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약 상대가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귀엽게 통통한 편’이라고 말하면 흔히 남성들 사이에서는 ‘뚱뚱한 편’이라고 봐야 하며, ‘남들에게 얼굴 못생겼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않았다’라고 말하면 ‘그냥 극히 평범한 편’이라고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초보자들은 이러한 행간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많이 당하는 편이다.”

따라서 남성들은 이러한 상황에 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언제부터인가 일종의 ‘잔머리’를 쓰기 시작했다. 약속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녀와 전화통화를 시도한 뒤 그녀의 ‘상태’를 보고 영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다 싶으면 곧바로 핸드폰을 꺼버리고 줄행랑을 친다는 것. 이 방법 역시 한때는 상당히 유행했던 방법이기도 하다. 이는 여성들 사이에서는 그만큼 많이 당한 방법이라는 이야기와 동일하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여성들도 ‘반격’을 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그렇게 줄행랑치는 남성들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그녀들이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으니 그것은 바로 ‘사람이 많은 역에서 팔짱끼기’라는 수법이다. 그녀들은 애초에 남성들에게 ‘한 10분 정도 늦겠다’고 말해서 남성을 정확한 약속 장소로 유인한 뒤 한번 통화를 하면서 남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다는 것. 그 후 ‘곧 도착할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을 할 때에 여성은 이미 남성의 등 뒤에 와 있다는 것. 그 후 그녀는 뒤에서 남성의 팔짱을 끼면서 ‘오래 기다렸다’며 밝은 미소를 짓는다는 것. 이렇게 하면 설사 남성이 여성의 얼굴을 확인하더라도 도망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많은 역 근처이다 보니 남성이 섣불리 다른 행동을 하지도 못한다고 한다. 그 후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밥을 먹으러 가자’, ‘술을 사 달라’며 말을 하고 남성들은 마치 ‘소가 도살장 끌려가듯’ 가서 돈을 써야 하는 것.

조건녀의 외모를 둘러싼 이러한 밀고 당기기는 우리 사회의 씁쓸한 풍속도를 보여준다. 돈으로 여성을 사는 행태와 외모와 얼굴 모양새까지 ‘가격’으로 책정되는 사회, 그리고 약속을 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단번에 ‘줄행랑’을 치는 것은 분명 정상적인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조건녀’가 있는 한, 그리고 그 조건녀를 만나 돈으로 여성의 몸을 사려고 하는 남성들이 있는 이상, 이러한 풍속도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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