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빈부격차 등을 한국병으로 규정한 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복지문제와 관련해 많은 비중을 할애함으로써 민주당이 싸워나갈 방향을 제시했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에 대한 비판보다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져 정권교체를 위한 밑그림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그동안 장외투쟁을 하면서 접했던 민생현안과 관련해 좀 더 큰 그림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전날 작성된 3개 정도의 문안 가운데 긍정적인 메시지를 위주로 한 회견문을 선택, 밤을 꼬박 세워 기자회견문을 직접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차기 대선 화두로 여러 차례 제시했던 '복지와 평화'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했다.
특히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와 강자독식, 반칙과 특권을 한국병으로 규정하고 이를 사회통합 저해요인으로 지적했다. 사회의 분열이 이념의 차이보다는 양극화에서 오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 고용의 유연성을 강조하는 현 정부와는 반대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실현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의 우선적인 해결을 강조함으로써 고용과 복지를 연관해 해법의 실마리로 제시하기도 했다.
'평화'와 관련해서는 "6·15와 10·4 선언의 정신에 입각해 교류와 협력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현 정국의 이슈인 안보문제도 빼놓지 않고 챙겼다.
아울러 야권연대에 대한 메시지도 던졌다. '진보진영의 동지들'을 향해 "이제 서로 다른 점을 찾지 말고 같은 점을 찾고 손에 손을 잡고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먼저 더 마음을 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12년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해'로 제시한 부분은 대여투쟁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야당 대표를 넘어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큰 뜻'을 간접적으로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손 대표는 "2012년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해가 아니다. 단순히 정권교체와 민주당 집권의 해가 아니다"라며 "구시대를 말끔히 청소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해"라고 역설했다.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을 단순히 야당 대표로서 이뤄내야 할 정권교체의 의미에 가두지 않고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부여했다는 분석이다.
박정규 기자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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