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는 없다 제 55 화
빙의는 없다 제 55 화
  • 인터넷팀 기자
  • 입력 2012-04-03 17:57
  • 승인 2012.04.03 17:57
  • 호수 934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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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불공(事實佛供)하라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있었다. 하늘로 날아오르며 자유와 행복을 만끽하던 새는 어느 날, 물이 말라 버린 깊은 우물 속에 빠져 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다친 데는 없었다. 그러나 우물 바닥에 떨어진 새는 우물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새는 가만히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 누군가가 자기를 구해 주기만을 기다렸다. 아무도 자기를 구하러 오지 않자 새는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기 시작했다.

“불쌍한 내 신세야! 도대체 내가 이런 운명에 빠질 만한 무슨 잘못을 저질렀단 말인가? 나는 이제 이 우물 바닥에서 죽게 될 거야!”

시간이 더 흐르자 새는 자기의 불행이 다른 사람들 때문이라며 원망하기 시작했다.

운명을 한탄하던 새

“내가 이 우물에 떨어진 것은 내 잘못이 아니야. 그건 이곳에 우물을 파놓은 사람의 잘못이라고. 뚜껑을 덮어놓지 않은 사람들도 잘못했어. 내 불행은 절대로 내 잘못이 아니란 말야.”

새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도와주세요. 나 좀 살려 줘요! 제발, 나를 이곳에서 꺼내 주세요!”

그런데 우물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새의 절규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너에게 날개가 있어. 넌 하늘을 날 수 있잖아. 그러니 너 혼자 힘으로 날아서 우물을 빠져나오려무나!”

새는 절망에 빠진 목소리로 소리쳤다.

“만일 내가 이곳에서 날기를 시도한다면 날개가 부러지고 말 거예요. 우물 벽에 부딪힐 게 틀림없으니까요.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당신들은 몰라요. 나를 여기서 꺼내 주어야 해요! 내가 이 우물 속에 갇히게 된 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요!”
하지만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그 새에게 계속해서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날개를 움직여 봐! 노력을 좀 해보라고! 네 날개는 아무렇지도 않아. 넌 다친 데가 하나도 없다고. 너는 틀림없이 너 혼자만의 힘으로 그 곤경을 극복할 수 있어!”

새는 날갯짓을 거부했다.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다. 새는 계속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남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새는 이렇게 자신의 운명을 한탄했다.

“아! 불쌍한 내 신세야! 아무도 신경을 써주지 않는구나. 아무도 나를 도우려고 하지 않아. 사람들은 정말이지 잔인하고 무자비해. 그 사람들에게는 내가 얼마나 커다란 고통을 겪고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 모양이구나”

새는 이런 한탄을 통해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동정을 사게 되었다.
그러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물 바닥에 갇혀 있는 자신의 처지를 즐기기 시작했다. 새는 우물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그의 날개는 서서히 힘을 잃어 갔다. 새는 사람들의 동정을 받으며 우물 속에서 평생을 지내게 되었다.

 가만히 앉아서 남의 탓 곤란

인간들 가운데서도 이 새와 같은 사람이 많다.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인데도 남의 탓만 하고, 신의 도움만 호소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가만히 앉아서 기도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은 마음과 행동이 열과 성을 다했을 때 신의 감응이 있다는 말이다.
신은 인간의 감정을 초월했다. 그러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동정심을 유발하여 소원만 비는 것은 소용이 없다.
원하는 바가 있다면 진심으로 도움을 청하되, 거기에 매달리지 말고 그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 스스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노력 없이는 신의 감응도, 성공도 없다.

인터넷팀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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