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Ⅰ 김종현 기자] 지난해 4분기 가계부채가 큰폭으로 놀어나면서 전체 가계 빚이 900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내놓은 ‘2011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 가계신용(가계부채)은 912조9000억 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사상 처음으로 900조 원을 넘어섰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신용은 지난해 4분기에만 2010년 같은 기간에 비해 7.8%가 늘어난 22조3000억 원이 증가했다. 이는 가구당 4560만 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
가계신용이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카드사 및 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을 합한 수치로 통상적인 의미의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가계대출은 858조1000억 원을 기록했고 판매신용은 54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보다 각각 19조 원, 3조2000억 원이 늘어났다.
가계대출을 기관별로 살펴보면 예금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6조2000억 원 늘어나 4분기 가계대출 잔액이 455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우체국 등)은 7조9000억 원 증가해 4분기 대출 잔액이 186조8000억 원으로 집계됬다. 특히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보다 1조 원 이상 컸다.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할부사 등 기타금융기관은 3분기 2조3000억 원에서 5조 원으로 확대돼 대출 잔액이 215조4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는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면서 대부분의 기관들에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며 “판매신용은 연말 소비 증가의 계절적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가 2010년보다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빠른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6월 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마련한 이후 은행권은 대출 증가세가 진정세를 보였지만 반대로 제2 금융권에 대출이 증가하면서 위험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은이 발표한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금융회사에서 만기 일시 상환방식으로 돈을 빌린 대출자들 중 31.1%가 “만기에 원금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응답해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추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악순환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늘고 있으나 대체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가계부채 문제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연착륙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