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구리 만들어 사회 환원 꿈꾸다”
“철로 구리 만들어 사회 환원 꿈꾸다”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2-01-02 16:34
  • 승인 2012.01.02 16:34
  • 호수 922
  • 3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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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석 한국알루미늄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인터뷰

‘철로 구리를’ 연금술 연구·개발 ‘막바지’
특허 출원 앞두고 난항…곤란 겪기도

 

▲ <정대웅 사진기자>

철강업의 3대 기초원료(철광석, 원료탄, 고철)중 하나인 고철(철스크랩)은 주물업계의 주요한 원료다. 하지만 이 중요한 자원인 철스크랩이 폐기물, 즉 쓰레기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환경부가 철스크랩을 폐기물로 간주해 최근 폐기물관리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를 시행할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철스크랩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는 연구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이영석 한국알루미늄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비철로 구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실제 시연을 통해 변화과정을 설명한다. 다만 특허가 출원되지 않아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녹색성장을 강조하면서 철스크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강생산량은 약 6000만 톤을 기록했다. 60% 정도는 철광석을 투입하여 만들고, 나머지는 철스크랩을 재활용했다.
 

철 2400만 톤은 철스크랩으로 만든 셈이다. 철스크랩이 톤 당 50만 원 정도이므로 철스크랩의 시장은 12조 원(2400만 톤×50만 원) 규모이다. 국내 쌀 시장(6조원)과 쇠고기 시장(3조 원)을 합친 것보다 크다.
 

하지만 철의 주원료인 철광석은 언젠가 고갈된다. 매장량은 730억 톤으로 짧으면 100년, 길어도 200년 남았다. 고갈 시점이 다가올수록 가격은 오를 것이다. 그러면 재생자원이 필요한데 그 중 하나가 철스크랩이다.
 

철광석을 투입하여 철을 만들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철스크랩은 그냥 용광로에 넣으면 되므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한다. 철스크랩으로 철강제품을 만들면 철광석을 원료로 하는 경우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분의 1수준으로 낮아진다.
 

그런데 이 철스크랩이 폐기물로 전략할 위기에 처했다. 환경부가 철스크랩과 폐지를 폐기물로 간주하고 “고철ㆍ폐지 등을 수집ㆍ운반하거나 재활용하는 사업자는 일정 시설ㆍ설비를 갖춘 후 시ㆍ도지사에 신고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최근 폐기물관리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개정안(폐기물관리법 개정안 제46조)에 따르면 폐기물인 고철을 원료로 이용하기 위해 가공하는 행위(재활용)를 하는 자를 폐기물 처리신고 대상으로 관리한다는 것과 폐기물을 처리하려면 일정 시설과 설비를 갖춰 시·도지사에게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철스크랩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는 연구가 한창이다. 특히 이 회장처럼 비철을 구리로 만들려는 연구는 이미 상품화 단계에 이를 정도로 연구가 한창이다. 이 회장이 설명하는 제조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자석으로 비철을 구분한다 ▲비방을 담은 특수 시약을 물에다 풀고, 그 안에 비철을 넣는다 ▲비철이 녹슨 것처럼 붉은색을 띤다 ▲이것을 고열로 가열하며 상품형태로 만들면 구리로 손색이 없다는 것. 

현대판 연금술사?

하지만 이 회장도 이 연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상품화 단계까지 다다랐지만 특허 문제와 과거 이와 유사한 연구 사례로 사기를 친 일당들 때문에 여론이 좋지 못하다는 것.
 

실제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승구)는 “철로 구리를 만드는 회사에 투자하라”며 26억 여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N사 대표 류모씨를 구속한 바 있다.
아울러  특허 신청을 준비 중이지만 과거 유사한 특허가 신청됐다 중단되어 현재로서는 특허 신청 자체가 불허한 상태다. 지난 2005년 이 회장과 유사한 방법으로 비철을 구리로 만드는 특허가 신청됐다가 당사자가 사망해 중단된 상태다.
 

이 회장은 “과거 연구가들이 막판에 특허를 획득하지 못하고 사망해, 현재로선 특허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도 자신의 순수 연구가 일부 잘못된 일들로 인해 시연도 되기 전에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일까 노심초사했다.
 

또한 이 회장은 이 사업이 활성화되면 사회 환원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철 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이다. 정부가 이 사업을 하면 국가가 튼실해진다. 때문에 이 사업이 번창하면 국가에 환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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