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전재산 기부 “형편 어려운 장학금으로”
위안부 할머니, 전재산 기부 “형편 어려운 장학금으로”
  • 최보성 기자
  • 입력 2011-12-13 11:53
  • 승인 2011.12.13 1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금자 할머니, 2006년부터 1억원 기부 선행

▲ 전 재산 기부한 황금자 할머니.<사진제공=강서구청>

서울 강서구청은 12은행 예금, 임차 보증금을 포함해 내 재산 모두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황금자(88) 할머니가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모든 재산을 기부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황 할머니의 기부는 2006년과 2008, 2010년에도 각각 4,000만원, 3,000만원, 3,000만원씩 총 1억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해온 기부 천사로 알려져 네티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그간 황 할머니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임대아파트에 살면서 빈병과 폐지를 주워 모은 돈으로 적지 않은 기부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로한 노구에도 끼니는 인근 복지관에서 해결하고 겨울철 냉골 같은 방에서 지내는 검소한 살림살이 속에 한 푼 두 푼 모아온 돈이었다. 강서구에 따르면 황 할머니가 구 장학회에 증여하기로 한 재산은 약 3,000만원.  

여기에다 정부에서 매달 지원되던 280여만원의 생활안정 지원금도 장학금을 내놓았고, 남은 전 재산도 사후 기부를 하겠다는 유서를 남겼다.  

황 할머니는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나 13살 때 길에서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흥남의 한 유리공장으로 강제징용됐고, 3년 뒤 간도 지방으로 옮겨져 위안부로 내몰리는 고초를 겪었다.  

광복 후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고아를 양녀로 맞아 키우다 아이가 10때 죽자 평생을 홀로 살아왔다. 할머니는 현재 노환으로 병세 악화로 음식물도 섭취하지 못하는 위독한 상태다.  

강서구는 황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구 조례에 따라 구민장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강서구청 측은 황 할머니는 병세가 심해지기 전 구 장학회에 재산을 증여하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해 현재 공증까지 마친 상태라며 자신을 위해서는 늘 아끼고 절약하며 사셨지만, 주변을 돌보고 베푸는 데는 전혀 인색하지 않으셨다고 밝혔다.  

황 할머니는 수년간 여러 차례 기부활동으로 지난 7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최보성 기자>idzzang@ilyoseoul.co.kr

최보성 기자 idzzang2@ilys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