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뺄셈 정치’ 대권 적신호
박근혜, ‘뺄셈 정치’ 대권 적신호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08-10 10:31
  • 승인 2010.08.10 10:31
  • 호수 850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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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떠나는 사람들…반박된다

박근혜 전 대표의 남자 김무성 원내대표가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그 시점도 ‘대통령의 남자’라는 이재오 국회의원이 정계복귀에 성공한 이후다. 친박은 ‘분열’을 친이는 ‘결집’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김 원내대표가 친박에서 탈박하면서 재차 박 전 대표의 리더십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박 전 대표를 떠난 인사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뺄셈정치가 자칫 차기 대권에 적신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나오는 배경이다.

친박 진영의 ‘떠나가는 배’ 김무성 원내대표가 마침내 ‘이별 선언’을 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세종시 수정안 찬성으로부터 시작돼 급기야 박근혜 전 대표의 리더십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에 대해 친박 진영에서는 “민주주의 개념이 부족하다는 것은 박 전 대표가 독재자의 딸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과 진배없다”며 “등에 칼을 꽂는 망말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 전 대표와 사실상 결별 선언을 한 ‘박근혜 좌장’ 김 원내대표가 발언을 한 시점이 공교롭게도 MB 정권 2인자이자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의 귀환과 겹치면서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친박은 분열을 친이는 결집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나라당내에서는 김 원내 대표가 이 시점에 왜 그런 말을 했는지에 대해 온갖 추측이 쏟아졌다. “친이로 말을 바꿔타기 위해서다”,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재오와 손을 잡기 위해서다”라는 등 분석이 뒤따랐다. 그러나 다수의 친박 인사들은 김 원내 대표가 친박 반박 구도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반박 전선에 합류하기 위한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에 동의했다. 또한 자칫하면 친박에서 떨어져 나가 친이에서 안착이 안될 경우 ‘정치적 미아’로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혹평까지 나왔다.

한편 다수의 친박 진영에서는 그동안 박근혜 핵심 인사들이 하나둘씩 박근혜 곁을 떠나가는 것은 박 전 대표의 리더십에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예로 제2, 제3의 김무성이 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실제로 이명박 후보가 되기전 박 전 대표 측근에서 떠나간 인사들은 한 둘이 아니었다. 박 전 대표 시절 대변인을 지냈던 전여옥 의원을 비롯해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주호영 의원, 박형준 의원 등이 떠났다. 박희태 국회의장 및 김덕룡 국민통합특보의 경우 대표적인 친박이었지만 지난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에서 일하면서 친이로 전향했다. 강재섭 전 원내대표 역시 친박이었지만 지난 총선당시 ‘친박 공천 대학살’에 공범으로 낙인 찍히면서 떨어져나가 친이로 전향한 경우다.

1기 탈박한 인사들은 대선 전 이명박 후보라는 ‘박근혜 대항마’가 건재함으로써 비전과 함께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박 전 대표를 떠났다. 하지만 대선 이후 박 전 대표로부터 멀어진 김무성 원내대표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친박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현재 박 전 대표가 당내에서 유력한 대권 후보이고 친박 2인자로 있었던 김 원내대표가 떠나는 것은 박 전 대표의 개인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의 반증이 아니겠느냐”며 “친박 내에서도 그동안 박 전 대표의 ‘폐쇄적 리더십’에 어느 정도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실토했다.

또한 그는 “한 예로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박 후보가 4~5명이 나왔지만 정리가 안됐다”며 “당시 친박 중진 의원이 정리를 하려고 한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자 ‘당신이 내 인생 책임을 질거냐’고 반문해 황당해 했다. 친박이라는 계파가 없는 것도 아니고 박 전 대표가 계파 해체 선언을 하지도 않고 손 놓고 있는 모습은 리더십에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체로 그동안 박 전 대표 곁을 떠난 인사들의 성향을 보면 ‘독자적인 정치노선을 추구할려는 의지가 높은 인사’(김무성, 강재섭), ‘박 전 대표 의존성이 약한 인사’(박희태, 김덕룡) ‘성격이 다소 급한 인사’(전여옥)라는 공통점이 존재했다.

한편 친박 내에서는 앞으로 제 2의 김무성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분분했다. 특히 최근 박 전 대표의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진영 의원이 이재오 의원 당선에 일조했다는 점에서 김무성발 2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한 홍사덕 의원 역시 그동안 박 전 대표와 의견 충돌을 갖으면서 ‘소극적 지지자’로 바뀌고 사석에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어 ‘다음 타자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표가 갈수록 덧셈정치가 아닌 뺄셈 정치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며 “뺄셈 정치로 차기대권을 거머쥐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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