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막강 에이스 본능이 꿈틀

[이창환 기자]= 기아 타이거즈의 투수 윤석민이 지난 5월 내내 무시무시한 구위를 뽐내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윤석민은 지난 5월 4일 넥센 히어로즈 전부터 같은 달 22일 한화 이글스 전까지 4경기 동안 26이닝 무실점 했다. 승수는 5승 1패로 단숨에 공동 2위로 올라섰고 탈삼진도 60개로 류현진(64개)에 이어 2위가 됐다. 윤석민은 역대 최고 구속의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연속 이닝 무자책점 신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현재 선발등판 무자책점 최고기록은 37이닝으로 전 삼성 감독 선동열이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윤석민이 이달에도 최고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기록 갱신은 물론 ‘프로야구 최고 투수’로 등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석민의 호투는 기아 팀 성적에까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윤석민은 지난 5월 22일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피안타 무사사구 7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윤석민이 등판하기 전까지 KIA는 3연패 수렁에 빠져있었다. 윤석민은 같은 달 17일 LG 트윈스 전에서도 6이닝 동안 10삼진으로 무실점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때도 기아는 2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4일 넥센 히어로즈 전 승리까지 더하면 명실상부 최고 에이스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KIA는 윤석민의 선발 등판으로 팀 승리는 기본, 연승의 발판과 패배의 고리를 끊는 소득까지 한꺼번에 얻고 있다.
윤석민의 에이스 활약은 KIA 타자들에게도 큰 힘으로 작용했다. 특히 지난 5월 22일 한화 전에서는 전 타석에서 불방망이를 뿜어대며 13점이나 뽑아냈다. 이날 최희섭은 7회 솔로 홈런을 날렸고 이용규와 김선빈은 각각 5타수 4안타, 4타수 3안타를 치면서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최희섭은 “요즘 윤석민의 공을 보면 정말 최고다. 안치면 스트라이크, 휘두르면 파울 혹은 범타가 되는 공을 던진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팀 내 타자들 무한신뢰 보내
윤석민의 최대 무기는 시속 140㎞대의 빠른 슬라이더이다. 휘어지는 각도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속도가 어지간한 투수의 직구 수준이기 때문에 위력적이다. 전문가들이 “프로야구 사상 가장 빠른 슬라이더”라고 평가내릴 정도다.
때문에 선동열 전 감독의 전성기 시절 슬라이더와 비교까지 되고 있다. 선 전 감독은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 시절 130Km대의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공략했다. 속도는 윤석민보다 약간 느렸지만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예리함은 한 수 위였다.
윤석민은 선 전 감독의 슬라이더에 대해 “공의 속도는 내가 약간 빠를지 몰라도 꺾이는 각은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다양한 구질만큼은 선동열 이상으로 뛰어나다”는 의견을 보였다. 윤석민은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도 서클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질을 구사해 왔다. 빠른 슬라이더와 직구 조합이 먹혀들었던 것도 윤석민의 다양한 구종 덕이었다.
시즌 초반 한때는 변화구 위주로 피칭하다 난타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이내 패턴을 바꿔 힘 있는 빠른 공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상대팀 타자들은 윤석민을 상대하는 데 더욱 애를 먹고 있다. 염두 해야 할 구질도 전보다 훨씬 늘어났고 공의 위력이 어느 때보다 위력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윤석민은 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수시로 타자들을 수세에 몰아 넣었다. 최근에는 이닝 당 15개 이하의 투구 수를 기록할 정도로 유인구 승부도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윤석민의 제구력과 구위가 경지에 올라 있어 앞으로도 공략하기 몸시 까다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KIA, “윤석민 등판은 필승”
그동안 윤석민은 류현진, 김광현 같은 타 팀 에이스에 비하면 승수가 적은 편이었다. 윤석민은 류현진 보다 1년, 김광현보다 2년 먼저 데뷔했지만 통산 승수가 49승밖에 되지 않았다. 현재 김광현은 50승을 류현진은 82승을 기록하고 있다. 윤석민 통산 평균자책점(3.26)을 감안해 보면 조금은 아쉬운 승수다.
이는 팀 사정에 따라 선발과 불펜을 오르내려야 했던 점과 타선지원의 부족이 컸지만 윤석민의 꾸준함이 부족했던 탓도 있었다.
지금까지 윤석민에게 최고의 해는 14승을 거뒀던 2008년이다. 윤석민은 2008년을 제외하고는 두자릿수 승수를 쌓아본 적이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윤석민이 올해는 2008년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를 끝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포한 만큼 유종의 미를 확실히 거둘 것이라는 얘기다. LG 박종훈 감독 역시 지난 5월 윤석민에 대해 “그런 피칭은 올 해들어 처음 봤다.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고 극찬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로부터 “아시안 게임 최고 투수”라고 불렸던 윤석민. KIA 팬들은 6월에도 그가 KIA의 에이스로 우뚝 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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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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