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밴쿠버 올림픽 놓쳐선 안 될 관전 포인트 3
심층분석 밴쿠버 올림픽 놓쳐선 안 될 관전 포인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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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2-16 15:05
  • 승인 2010.02.16 15:05
  • 호수 825
  • 5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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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소녀’ 드라마 부터 ‘국가대표’ 비상(飛上)까지
김연아

스포츠 대전(大戰)의 해인 경인년 첫 번째 빅 이벤트가 지난 13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막을 올렸다. ‘여왕’부터 ‘국가대표’까지 대한민국을 환희로 물들인 겨울 스타들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최종결전에 나선 것. 대한민국은 1948년 5회 대회였던 스위스 생모리츠 올림픽에 처녀 출전한 이후 62년 만에 세계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피겨 퀸’ 김연아의 첫 올림픽 메달 달성 여부와 세계 최강 전력으로 불리는 쇼트트랙 대표팀의 메달 경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밖에 스크린의 감동을 실사로 재현해줄 스키점프 대표팀의 선전과 역경을 이긴 감동 신화를 이어갈 무명 스타들의 반란도 관심거리다. 6월 남아공월드컵과 10월 F1 코리아 전남·영암,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지는 2010년 메가 스포츠 이벤트의 첫 스타트로 손색없는 대결이 연일 펼쳐질 전망이다. 막바지 겨울밤을 하얗게 지새울 동계올림픽 관전 포인트를 종목별로 짚어봤다.

국민적 관심을 넘어 ‘염원’이 된지 오래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그랜드슬램’ 달성 여부는 이번 올림픽 최대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2006~2007 그랑프리 파이널 2연패와 2008 4대륙 대회, 2009 세계선수권을 모조리 석권한 김연아에게 남은 유일한 고지는 바로 올림픽 금메달이다.


관전 포인트 [1]
여왕, 세계를 가져라

현재까지 여자 피겨에서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선수는 단 1명뿐이다. 1998년 일본 나가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미국의 타라 리핀스키가 유일하다. 김연아의 롤모델이자 전설의 피겨스타 미셸 콴도 그랜드슬램 달성에는 실패했다.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지난해 참가한 모든 대회를 휩쓴 김연아는 세계최고기록(210.03점)을 두 번이나 갈아 치우며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제쳤다.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아사다 마오의 재기가 거슬리긴 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위업 달성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지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왕년의 피겨스타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출신) 코치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춘 김연아는 1년 중 8~9개월을 캐나다 토론토에서 보내며 현지 적응 훈련을 일찌감치 마쳤다. 작년 10월부터는 2월에 컨디션이 최고에 이를 수 있도록 신체 사이클도 조절했다.

문제는 부담감 극복과 컨디션 조율이다. ‘김연아’라는 경쟁자를 이기는 것만이 대업을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 열쇠임을 기억해야 한다.

피겨여왕의 자태는 오는 23일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만날 수 있으며 25일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27일 갈라쇼에서도 명품 연기를 만끽할 수 있다.


관전 포인트 [2]
은막 평정 ‘국가대표’ 올림픽 접수

지난해 오합지졸 4인방의 드라마 같은 성공스토리로 은막을 평정한 ‘국가대표’가 진짜 올림픽 무대에 선다. 아파트 20층 높이(58m)에서 시속 90㎞로 질주해 날아오르는 스키점프 대표팀이 그 주인공이다. 대한민국에서 스키점프 선수로 활동하는 이는 모두 합쳐봐야 10여 명. 국가대표로 등록된 선수는 그 중 5명 뿐이다.

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태극기를 가슴에 달았지만 소속팀을 구하지 못하면 매달 45만원의 연금으로 생활해야 하는 가난한 선수들. 그들의 눈물겨운 마지막 행군은 지난 12일 이미 시작됐다.

12일 남자 NH 120m 이하 예선을 시작으로 오는 19일 남자 LH 120m 이상 예선 경기에 ‘국가대표’ 김현기, 최용직, 최흥철 등 세 명이 출전한다. 4인조 경기로 치러지는 단체전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밴쿠버 현지를 적실 이들의 감동 드라마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성적도 메달 분위기를 더 밝게 한다. 2007년, 2009년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따낸 대표팀은 이미 검증된 실력을 갖췄다. 10년 넘게 태극마크아래 동고동락 한 이들은 ‘진짜 국가대표’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관전 포인트 [3]
무한도전 정신, 봅슬레이 강광배

‘무한도전’을 빛낸 마지막 1분으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또 하나의 비인기 종목, 바로 봅슬레이다. 봅슬레이 국가대표 평가전에 출전해 비록 ‘꼴찌’를 했지만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온몸으로 표현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등 무한도전 멤버들과 그들의 눈물은 대한민국 봅슬레이 대표팀에 희망을 안겼다.

특히 대표팀 사령탑 강광배 감독의 인생역경과 마지막 올림픽 도전기는 밴쿠버 올림픽을 빛내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대표팀 감독 겸 선수로 올림픽 출정에 나선 그는 장애를 이겨낸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며 가히 ‘전설’이라 불릴 만하다.

그가 처음부터 봅슬레이 선수였던 것은 아니다. 대학시절 스키 선수였던 그는 지도자 생활을 하던 1994년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스키화를 벗을 수밖에 없었던 것. 그러나 동계스포츠를 놓을 수 없었던 강 감독은 재활치료 도중 루지와 인연을 맺었고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 루지 국가대표로 참가했다.

운명에 맞섰지만 신은 가혹했다. 다친 무릎 인대에 또 다시 부상을 입으면서 루지 역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거듭되는 부상 악재에도 스켈레톤 선수로 변신했고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과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 스켈레톤 대표로 나서는 저력을 보였다.

토리노 올림픽 이후 강 감독은 또 한 번 변신에 성공한다. 이번에는 봅슬레이, ‘한국판 쿨러닝’ 신화를 일구기 위해 차곡차곡 기량을 다졌다. 강광배 감독과 3명의 봅슬레이 국가대표는 오는 26일 남자 4인승 예선전에서 만날 수 있다. 강광배 감독을 선두로 김동현, 김정수, 이진희 등이 한국 동계스포츠의 전설을 넘어 ‘신화’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봅슬레이는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원통형 썰매를 타고 얼음으로 된 주로(1435m)를 내려오는 방식이다. 종목은 2인승과 4인승 2가지다. 최고속도는 시속 135㎞에 이르고 아찔한 스피드감이 일품이다.

특히 선수들이 커브를 돌 때 느끼는 압력은 중력 가속도의 4배에 달해 웬만한 경비행기 압력과 비슷한 수준이다. 썰매 맨 앞에 앉은 선수가 썰매 방향을 조율하는 조종수, 맨 뒤 선수가 브레이크맨 역할을 한다. 단 한 순간이라도 집중력이 흩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만큼 위험한 경기다. 봅슬레이엔 총 3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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