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 코치 일괄사표
펜싱 국가대표 코치 일괄사표
  • 이수영 기자
  • 입력 2008-12-31 11:00
  • 승인 2008.12.31 11:00
  • 호수 766
  • 5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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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직후 촬영된 김승구 선수 사진. (김승구 미니홈피)

폭행 사건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펜싱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일괄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월 22일 대한펜싱협회에 따르면 심재성 감독을 비롯한 펜싱 국가대표팀 코치 5명은 최근 협회에 “코치직을 그만두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는 최근 홍콩 전지훈련 과정에서 김승구(27·화성시청) 선수가 “코치에게 공항과 훈련지 호텔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파문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사건의 당사자인 A(33)코치는 “부끄러워 더는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표를 냈다”며 “선수가 문제를 법적으로 넘겼으니 법에 맡기고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을 통해 지도자 생활에 대한 회의를 많이 느꼈다”며 “선수 인권만 중요하고 지도자는 힘이 없다. 선수가 잘못하는 것을 보고도 말도 못한다면 더 이상 지도자 생활에 대해 보람을 느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펜싱협회는 조만간 긴급이사회나 강화위원회를 열고 코치들의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국가대표팀 동료 선수들은 김 선수가 A코치로부터 구타를 당했다는 사실을 증언하는 자필 진술서를 보내 김 선수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지난 12월 21일 홍콩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펜싱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김승구가 A코치로부터 구타를 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팩스로 김 선수에게 전했다.

선수들은 진술서에서 ‘12월 13일 인천국제공항서 김승구가 얼굴을 맞는 장면과, 홍콩에서 김승구가 피를 흘리며 A코치 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고 증언했다.

사건이 터진 뒤 김국현 대한펜싱협회 부회장은 급히 현지로 건너가 진상조사를 벌였지만 “폭행은 없었고 서로 몸싸움을 벌인 정도”라며 김승구 선수의 주장과 다른 내용을 밝혀 논란이 돼왔다.

협회와 다른 내용을 주장하며 갈등을 빚은 김 선수는 지난 12월 19일 경기도 화성 서부경찰서에 A코치를 ‘특수폭행 및 감금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선수들의 증언도 나왔고 공항 CCTV 정보 공개 요청도 해 둔 만큼 진실을 입증하는 데는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선수는 지난 12월 13일 전지훈련 출국을 앞두고 인천공항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나오다 이 씨와 마주쳤고, 흡연 사실을 문책하는 과정에서 주먹과 발로 구타당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홍콩에 도착해서도 코치 방에서 주먹과 발 심지어 재떨이와 탁자로 구타를 당했다고 덧붙였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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