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과 중앙일보 등 한국 언론이 스페인 여자 수영선수의 옷 갈아입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인터넷에 게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적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지난 14일 이들 언론은 인터넷판을 통해 한 스페인 여자 수영선수가 경기장에서 수영복을 갈아입는 모습을 실었다. 사진엔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여자 선수가 하의를 수건으로 가린 채 수영복을 벗고 있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중국 환구일보 지난 14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 중앙일보의 이 같은 사진 게재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격노해 법적 책임 추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중앙일보 인터넷판인 조인스닷컴의 일본어판에 게재되며 국제 사회로 알려진 뒤 해당 기사에는 한국 언론의 ‘악취미’를 비난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해당 국내 언론은 이와 관련된 사진과 기사를 모두 삭제했지만 비난 여론은 식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낙중 한국사진기자협회장은 지난 19일 “점잖지 못한 보도였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 일부 언론이 제기한 ‘몰카(몰래 찍은 사진)’ 논란에 대해서 ‘엄밀히 말해 몰래 찍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문제의 사진이 촬영된 곳은 ‘워터큐브’로 알려진 베이징 올림픽 수영센터로 공공 장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장소에 수많은 관중이 모여 있고 그 가운데 한 선수가 옷을 벗는 장면이 있어 기자가 이 장면을 ‘포토존’에서 촬영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나치게 선정적인 사진설명이었다. ‘관중들 앞에서 속옷 갈아입는 대범한 수영선수(일간스포츠)’ ‘수영장서 속옷 갈아입는 선수(스포츠조선닷컴)’ 등 올림픽 정신에 맞지 않는 흥미 위주의 설명이 IOC의 분노를 산 직접적인 원인으로 알려졌다.
중국 네티즌들 역시 한국 언론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들은 최근 SBS의 개막식 리허설 몰래카메라 논란 등을 다시 거론하며 “문제만 터졌다 하면 한국이냐”는 등의 어조로 반한감정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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