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 ‘5선발’로 밀려난다
찬호 ‘5선발’로 밀려난다
  • 조민성 
  • 입력 2004-02-27 09:00
  • 승인 2004.02.27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한국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때문에 이들은 ‘올해는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반드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피나는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올 시즌 미국 현지 언론과 메이저리그 관련 사이트들이 내놓은 코리안 메이저리그들의 전망을 분석했다.

박찬호
- 스포츠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대로 텍사스의 에이스 박찬호가 5선발로 밀려날 전망이다. 지난 해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는 부상 때문에 최악의 한해를 보내는 바람에 올 시즌은 제5선발이라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다.텍사스 레인저스의 홈페이지(texas.rangers.mlb.com)는 15일(한국시간)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올 시즌 제1선발에는 케니 로저스가, 박찬호는 제5선발을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또 텍사스에는 최소한 31명의 투수가 스프링캠프에서 시험대에 올라 2-4선발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지난 두 달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인훈련을 실시한 박찬호는 최근 텍사스로 돌아와 팀 행사에 참석한 뒤 오는 20일부터 애리조나 서프라이스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현
- 보스턴 김병현(25)의 행보도 험난하긴 마찬가지다. 5선발 자리를 놓고 브론손 아로요(27)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CBS스포츠라인은 15일(이하 한국시간) 팀별 포지션 경쟁을 다룬 기사에서 보스턴의 경우 5선발 자리가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이 기사는 ‘페드로 마르티네스, 커트 실링, 데릭 로, 팀 웨이크필드’ 다음 자리를 의문부호로 처리하면서 ‘김병현과 아로요가 5선발을 원하고 있지만 마무리 능력도 있다’고 덧붙였다. CBS스포츠라인은 13일 팬터지포커스에서도 ‘김병현이 5선발 구실을 제대로 못할 경우 트레이드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대체인물로 아로요를 거론한 바 있다.

한편 USA투데이는 14일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특집기사에서 5선발로 변신할 김병현을 보스턴에서 관심있게 지켜볼 선수로 꼽았다. 반면 이 신문은 최희섭과 윌 코데로가 다툴 플로리다 1루수는 아직 주전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스포츠 전문 웹진 CBS 스포츠라인은 13일(한국시간) 판타지 베이스볼 팀별 분석서 김병현에 대해 ‘앞으로 2년 간 보스턴의 선발 투수로 활약하게 된다’고 선발 변신 사실을 알렸다. 이 웹진은 또 ‘그러나 선발 투수로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김병현은 트레이드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병현의 경쟁자로 대두되고 있는 아로요에 대해서는 관대한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서재응
- 뉴욕 메츠의 릭 피터슨 신임 투수코치가 한국인 빅리거 서재응(27)을 베테랑 특수부대 ‘네이비 실’이라 불렀다. 릭 피터슨 코치는 12일(한국시간) 뉴욕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톰 글래빈, 알 라이터, 서재응 등 일부 투수들을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스포츠의학연구소(토미 존 수술로 유명한 제임스 앤드루스 박사 병원)로 데려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컨디션이 좋은지를 알아보기 위해 ‘네이비 실(미 해군 특수부대)’에 데려올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피터슨 코치는 애런 헤일먼 등 젊은 유망주 투수들을 포함한 11명을 최첨단 시스템으로 테스트, 개인별 투구자료를 만들어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피터슨 코치는 지난 해 선발투수로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고 올해 제4선발로 뛸 풀타임 2년 차인 서재응을 베테랑급 선수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최희섭
- 최희섭(25)은 플로리다 말린스 스프링캠프의 최대 화제가 되고 있다. 남해 캠프에서 두 달 가량의 강 훈련을 마친 최희섭이 16일 정오(이하 한국시간) 시카고행 대한항공편으로 스프링캠프지로 떠난 가운데 월드시리즈 챔피언 말린스의 주전 1루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코리안 거포 최희섭이 유리하다는 평을 내리고 있지만, 12년 경험의 노장 윌 코데로(32)의 추격을 안심할 수는 없다. 최희섭은 먼저 시카고에서 짐을 챙긴 뒤 곧바로 플로리다주 주피터로 이동,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각각 최희섭-코데로, 마이크 레드몬드-라몬 카스트로의 대결 구도가 그려져 있는 상태. 때문에 플로리다 지역 신문을 비롯한 미국의 각 언론들은 말린스의 1루수와 포수 부문 경쟁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USA 투데이는 14일자 스프링 캠프 특집을 통해 말린스에서는 이들 두 포지션만이 아직 최종 승자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CBS 스포츠 라인은 15일 이반 로드리게스(디트로이트)가 떠나간 후 비어 있는 주전 포수를 놓고 벌이는 레드몬드-카스트로의 경합을 가장 뜨거운 자리로 소개하면서 1루수 부문은 따로 언급하지 않아 주전으로 최희섭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봉중근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봉중근(24)의 경우 5선발 후보에서 제외돼 박찬호보다 더 난감한 처지다. 지역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은 16일자(이하 한국시간)에서 1∼4선발까지는 기존의 오티스, 햄튼, 라미레스 그리고 새로 영입한 존 톰슨이 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5선발에는 제럿 라이트와 버바 넬슨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애틀랜타 홈페이지도 특집기사를 통해 5선발 후보로 노장 제럿 라이트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저널 컨스티튜션은 “5월 또는 6월께 팔꿈치 수술 뒤 재활 중인 폴 버드가 복귀하기 전까지는 아마도 제럿 라이트, 신예 버바 넬슨 중 한 명이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봉중근의 이름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이는 봉중근의 5선발 진입이 험난해졌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민성  min@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