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MB와 대립각 세운 내막
박근혜, MB와 대립각 세운 내막
  • 윤지환 기자
  • 입력 2010-02-23 09:33
  • 승인 2010.02.23 09:33
  • 호수 826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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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실세 A씨, 朴과 심야밀담 통해 막후 정치
전쟁에 승리를 위해선 전략을 짜는 책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책사의 역할은 ‘손자병법’등 여러 병법서에도 나와 있다. 현대 선거에도 책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박근혜 전대표의 정치행보를 막후에서 전략을 짜고 조언하는 숨은 책사가 있다. 최근 세종시 문제에 있어 원안+α라는 강경모드로 변한 박 전 대표의 전략도 뒤에서 정책을 짜는 책사 A씨의 조언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분당론과 강경론도 A씨의 작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4시간 박 전 대표의 자택을 방문하는 몇 안되는 최측근인 것으로 알려진다. 베일 속에 감춰진 브레인 A씨에 대해 알아본다.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친이-친박 간의 대결구도가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표의 전략이 무엇인지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초강수를 던지고 일이관지(一以貫之)하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의 모사(謀事)에 대해 여러 추측들이 분분하다. 박 전 대표가 보이고 있는 초강경 노선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적 친박계 인사들조차 현재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당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강경노선을 걷고 있어서다. 친박계 의원들은 초강경 행보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칫 내분을 초래한 대가로 친박계 뿐 아니라 당 전체가 자멸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주변의 우려에도 아직까지 협상의 여지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믿는 구석 없이 초강수를 둘 리가 없다”며 박 전 대표의 다음 수를 분석하기 바쁜 모습이다. 동시에 수(手)를 분석하기보다 수를 내놓는 박 전 대표의 모사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모사의 정체를 알면 그 수(手)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모사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친박계 인사들조차 박 전 대표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사가 누구인지 모르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전례 없이 강경노선을 펴는 것은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 이 확신은 박 전 대표가 전적으로 신뢰하는 인물의 머리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만 허공을 맴돌고 있다.

[일요서울]이 단독으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박 전 대표의 핵심 모사는 박 전 대표와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A씨다. 이 인사는 박 전 대표의 강경노선을 그린 장본인이라고 한다. 정치권 소식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A씨가 박 전 대표의 집에 조용히 방문하는 모습을 본 사람이 있다”며 “A씨는 박 전 대표의 집에 드나드는 몇 안 되는 인사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이 소식통은 “A씨는 박 전 대표에 강경 노선을 주장했다. 그리고 이후를 대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과거 박 전 대표는 분당에 실패한 시행착오를 다시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있다. 그러나 A씨는 박 전 대표에 분당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분당 사태는 명분도 부족했고 국민적 공감대도 제대로 얻지 못했다. 하지만 A씨는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친이계가 세종시문제 해결을 위해 친박계 숙청 작업을 진행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게 돼 있다. 친박계는 이를 통해 국민적 공감을 얻어 친이계를 공격할 명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소식통은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친이계에 맞서면 정치적 숙청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쉽게 내다볼 수 있다. 하물며 수십년간 정치권에 발을 담근 박 전 대표가 이를 모를 리 없다”며 “지금의 친박계 수족 자르기는 친이계가 자기 함정을 파는 꼴”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A씨는 박 전 대표에 ‘명분을 지키면서 <정치권력 대 국민적 지지>라는 대결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안다”며 “이후 궁극에 가서는 선거를 통해 잃어버린 권력을 되찾는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지금 그렇게 되고 있다. 따라서 친박계가 숙청될수록 박 전 대표는 승수를 잡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가 분당시기를 언제로 잡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분당 가능성이 없다는 시각이 정치권에서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A씨가 분당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친이계와 결별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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