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솔리스트 앙상블’? 50명 이상의 대표적 성악가들로 이루어진 남성 합창단의 음악적 퀄리티와 청중을 위한 서비스, 그리고 고품격 재미가 장난이 아니어서 송년 음악회로는 그야말로 ‘딱’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솔리스트 앙상블’이 베토벤의 ‘교향곡 9번(합창)’이나 헨델의 ‘메시아’ 등 명작대곡을 연주하는 여느 송년 음악회보다 조금 가볍지만 차별화된 컨셉트의 명품 송년 음악회로 자리 잡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게 다는 아니다. 특별한 그 무엇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 구성원의 프로필을 보면 답이 나온다. 앙상블은 성악을 전공해서 성악가, 지휘자, 교수, 방송인, 기업가 등 다양한 모습의 전문가로 성공한 이 들로 구성돼 있는데, 천차만별의 제 각기 다른 목소리와 개성이 한데 모여서 그처럼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 냈다는 사실이 놀랍다.
더욱이 파고다 공원이나 동네 노인정에서도 상석에 앉을 만큼의 고령인 테너 안형일 선생(81세,서울대 명예교수)과 베이스 오현명 선생(84세,한양대 명예교수,지난 번 불참)등 원로들이 아들뻘, 손자뻘 제자들과 어우러져 2시간 동안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합창 뿐 아니라 곡 중 독창을 맡아서 녹슬지 않은 솜씨를 보여 주는가 하면 손자뻘 제자의 독창을 합창으로 도와주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데 그 모습에 코끝이 찡해지는 청중이 어찌 나 혼자뿐일까.
구성원 모두 스타 급 성악가이지만 전체의 하모니를 위해서 자신의 소리를 크게 내지 않으려는 놀라운 자제력도 빼 놓을 수 없는 감동이 아닐까 한다. 서열순, 또는 윤번제를 쓰지 않고 그 작품에 가장 잘 맞는 사람으로 정하는 독창자 선정 방법도 아주 멋져 보인다.
그 뿐 아니라 청중만족을 위한 다양한 레퍼토리 에도 답이 숨어 있다. 창립 이래 그들은 거룩하고 은혜로운 성가곡, 정겨운 우리 가곡과 동요, 그리고 재미있고 익살스러우며 신나는 영화와 뮤지컬 음악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올해에는 잘 알려진 ‘여자의 마음’ 등 유명 오페라 아리아를 합창으로 편곡해서 노래했고,앙코르 곡으로 ‘빈대떡 신사’와 ‘바다로 가자’등 전통 가요 메들리를 노래했거니와 그들의 청중만족을 위한 서비스 정신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 준 사례가 아닌가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새 정부에 의한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새 시대를 이끌고 갈 이명박 정부가 원로들의 겸손과 섬김의 리더십, 그리고 아래 위 선후배간의 화합과 사랑, 동료 친구간의 끈끈한 우정들을 한데 묶어서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솔리스트 앙상블’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게다가 청중만족을 위해서 레퍼토리를 선정할 때 전통적 합창작품만 고집하지 않고 오페라 아리아는 물론 대중가요 메들리까지 레퍼토리로 선정하는 그들의 충정과 배려의 흔적을 더듬어 본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고통과 인내를 강요하는 정책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기쁨과 만족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국민정책개발이 절대 필요한 시점이기 대문이다. 새 정부가 겸손한 마음으로 솔리스트 앙상블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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