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정상회담 추진설 최시중이 핵심인사
한국과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이 지난 10월 중순 싱가폴에서 비밀리에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인적 있다. 정부는 이 접촉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외신은 남북이 이 자리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부는 우리측 대표가 누구였는지 조차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남북접촉이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만 알려졌을 뿐 북한과 어떤 이유로 접촉해 무슨 대화를 주고받았는지에 대해선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낙관하고 있는 점을 미뤄 물밑접촉을 통한 성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MB정부가 북한과 활발한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과의 대화에서 누가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지에 대해 추측이 분분하다. 최근에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얼마 전 싱가폴에서 북한과 접촉한 인사도 최 위원장이라고 한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지난달 25일 남북이 이달 중순 개성공단 발전을 위한 해외공동시찰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가 어떻게 이뤄진 것일까.
정부 당국자는 “당국간 접촉 사실은 없었다”면서도 “남북간 의사 표현 채널은 있다”고 말해 물밑접촉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이 당국자는 “공동시찰이 잘 진행되면 이를 바탕으로 3통(통행 통관 통신), 남북 간 출입ㆍ체류, 출퇴근 도로 등의 문제도 더 잘 풀릴 것”이라고 말해 남북공동사업 추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남북 각각 10명으로 구성되는 공동시찰단은 오는 12일부터 9박 10일간 중국 등을 찾을 예정이다. 우리 측에서는 통일부, 지식경제부, 한국토지주택공사, 개성공단 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시찰단에 참여, 남북간 물밑대화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찰은 정부가 6월 제2차 남북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통해 제의한 내용을 북측이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2월에 남북정상회담
MB정부가 대북사업의 핵심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사업은 방송·통신 분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 지원보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사업추진이 남북관계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산업시설기반확충이 급한 만큼 우선 이 부분을 중심으로 대북사업을 전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핵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의 정치적 조율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어 조만간 남북이 빅 이벤트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 빅 이벤트로 꼽히는 것은 다름아닌 남북정상회담이다. 현재 정부는 북한과의 물밑접촉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극비리에 추진 중이며, 이에 대한 논의는 거의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의 시기는 내년 2월중인 것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장소가 어디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소식통은 “최시중 위원장이 대북 물밑접촉의 핵심인사라는 말이 들린다”며 “싱가폴에서 북측 인사를 만난 남측 대표가 최시중 위원장이라고 한다. 남북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로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물밑접촉의 성과 의문
그러나 최 위원장 측은 “근거 없는 루머”라고 소문을 일축했다.
최 위원장의 한 측근은 “북한 전문가들도 많은데 방송통신위원장이 북한과 물밑 접촉할 일이 뭐가 있겠나”라며 “북한문제와 관련 외부로 공개되는 것이 별로 없어서 최근 소문들이 생산되고 있는데 대부분 근거 없는 루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8일 열리는 북.미 양자대화를 앞두고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반도 주변 열강들이 사이에 고도의 외교전이 불붙고 있는 양상이다. 북.미간 중재역을 자처해온 중국은 북.미대화 일정이 구체화되자 적극적인 지지표명 속에서 ‘6자회담 복구’를 강조하고 나섰다.
러시아는 세르게이 미로노프 러시아 연방의회(상원) 의장의 방북을 계기로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차관을 평양에 보냈다. 그동안 북핵 논의의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러시아가 ‘분위기 파악’과 함께 본격적으로 발을 담그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북·일관계 개선을 꾀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주간 아사히지가 지난달 18일 “하토야마 총리가 다음달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이후 정부측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방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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