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공기업 백태 도마위
국정감사 공기업 백태 도마위
  • 인상준 기자
  • 입력 2009-10-20 10:35
  • 승인 2009.10.20 10:35
  • 호수 808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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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공기업 방만 경영…역시 ‘신의 직장’
김용태 의원 - 임영호 의원

매년 실시되는 국정감사에서 빠지지 않고 지적되는 공기업 방만경영이 2009년 국정감사에서도 여전하다. 지난 13일 정무위원회 김용태 의원 (한나라당)은 “공기업의 사회공헌 사업은 일반 기업의 5분의 1인 반면 직원들의 후생복지에만 돈을 쓰고 있다”며 공기업의 방만경영에 일침을 가했다. 기획재정위의 임영호 의원(자유선진당)도 “공기업의 유급 휴가 제도를 조사한 결과 작년에만 연차휴가 보상금이 1,429억원이나 지급됐다”며 공기업의 제밥 그릇 챙기기가 도를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공기업들중에는 매년 적자에 허덕이며 빚내서 빚을 갚아 나가는 사정을 감안한다면 직원들의 복지에만 몰두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신의 직장’이라 일컫는 공기업들의 행태에 대해 알아봤다.

공기업의 행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은 사회공헌사업에는 인색하면서 사내 근로복지기금에는 후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직원들의 연차휴가 보상금을 작년 한해만 1492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비상임이사들에 대한 수당 지급에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22개의 공기업에 대한 3년 간의 사회공헌활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 곳당 18억원의 사회공헌활동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기업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약 4,763억원이나 돼 연평균 84억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기업의 밥그릇 챙기기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 공기업의 경우 정부의 경영실적 평가에 있어 E등급을 받아도 약 200%의 상여금을 받도록 제도화 되어 있어 공기업의 방만경영이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고용이 안정되어 있는 공기업이 직원의 복지에는 매년 수 천억원을 출연하면서 사회공헌활동에는 예산조차 편성하지 않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 공기업의 행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합병된 한국토지공사의 경우 3년간 사회공헌기금은 121억원 출연한 반면 복지기금은 680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주택공사의 경우도 3년간 6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지출한 반면 사내복지기금은 646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한국석유공사 13억원, 358억원, 한국철도공사 1억원, 155억원 등 사회공헌사업에는 인색한 반면 자사 직원들에 대한 복지기금에는 막대한 돈을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어야 할 시점인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기업의 제식구 챙기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연차휴가보상금 1429억원

기획재정위 임영호 의원(자유선진당)은 “매년 공기업들의 기관장과 감사들의 고액 연봉이 문제가 돼 지난 6월 정부는 이들 연봉을 체계화하고 연봉을 삭감했지만 비상임 이사의 경우 짭짤한 부수입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임 의원에 따르면 39개의 공기업들 중 매월 고정적으로 직무 수당을 지급하는 기관은 70%인 27개 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200만원이고 많게는 300만원까지 지급하고 있는 것. 이외에도 직무수당과 별도로 이사회 참석시 수당을 지급하는 기관도 74%인 29개 기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매월 1차례 열리는 이사회에 참석을 하지 않아도 수당을 지급받고 직무수당을 제일 많이 받는 기관의 비상임 이사는 2~3시간 열리는 이사회에 참석해 시간당 100~160만원의 수당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24개 공기업 중 작년 기준으로 연차휴가보상금을 무려 1,429억 원이나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철도공사 660억원, 한국전력공사 451억원, 한국가스공사 71억원, 한국수자원공사 50억원, 한국조폐공사 38억원, 대한석탄공사 36억원, 한국지역난방공사 30억원, 한국공항공사 28억원 등 20억원 이상 지급한 기관만 10곳이나 된다. 이를 직원 1인당으로 따져봤을 땐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최고 많은 27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기관 평균 지급액은 170만원 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된 공기업의 방만 경영에 MB 정부 들어선 고액 연봉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기관장과 초임직원의 연봉을 삭감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기업은 ‘신의 직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매년 불거진 공기업의 행태가 여전하다. 좀 더 체계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들의 혈세가 공기업 직원들의 배만 부르게 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도 “더 이상 공기업의 방만경영을 두고 볼 수는 없다. 확실한 공기업 개혁만이 국민들의 세금을 제대로 쓰는 길이며 더 이상 ‘신의 직장’은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감사 단골손님인 공기업들의 방만한 경영 행태가 언제쯤 끝을 맺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국감을 통해 얼마나 개선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 알려왔습니다
한국철도공사는 사회공헌기금과 관련 "1억원의 수치는 계산상 오류였고 3년간 35억원, 매년 평균 약 12억원의 기금을 지출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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