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빠진 충청 IJ가 뜬다
충청권력 향방에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심대평 의원 탈당으로 자유선진당을 중심으로 한 범 충청연합이 위기를 맞고 있다. 교섭단체로서의 지위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원내 복귀를 위해 의원 영입을 추진하는 선진당에 무소속 이인제 의원이 대안으로 뜨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인제 의원 선진당 입당 유력’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비슷한 시기 또 다른 언론들은 이를 전면 부정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 의원 측은 공식적으로 “선진당 입당은 없다. 입당 가능성 높다는 말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진당 입당 가능성을 내비친 적 있다. 또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신당 창당보다는 뜻을 같이하는 쪽에 갈 수도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 의원의 행보는 혼돈이다. 누구도 점칠 수 없다. 이런 와중에 이 의원과 이회창 총재가 비밀 회동이 있었다는 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진의를 알아봤다.국회내 제3 교섭단체였던 ‘선진과 창조의 모임’이 심대평 의원의 탈당으로 교섭단체로서의 지위를 상실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구원투수로 이 의원이 심도 있게 거론되고 있다.
선진당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원내 복귀다. 때문에 원내 복귀를 위한 새로운 인사영입이 절실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선진당은 공식적으로 이 의원에 러브콜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물밑 작업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정가 소식통의 전언이다.
선진당은 두 명을 포섭 대상으로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명은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이 의원이다. 하지만 유 의원은 선진당과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며 입당을 완강히 거부해 공은 자연스럽게 이 의원에게 넘어간 분위기다.
입당위한 비밀회동 실체
이 의원은 선진당의 러브콜을 의식한 듯 최근 홈페이지에 ‘선진과 창조의 모임’ 해체를 우려하는 글을 올리는 등 선진당 입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공식석상에서 이 의원이 한 발언을 살펴보면 입당은 거의 확실시 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 9일 오전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제의를 받지 않았고, 어느 단체하고 당장 손을 잡아야겠다는 필요성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제의가 오면 열린 마음으로 주민들의 의견도 듣고, 여러 가지 정책상황도 고려해보겠다”고 입당 가능성을 살짝 열어 두었다.
이와 더불어 이 의원이 최근 이회창 선진당 총재와 비밀회동을 자주 갖는다는 소문이 정가(政家)에 빠르게 돌고 있다. 서로 입당 조건을 맞추기 위한 회동이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치권 소식통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 회동을 통해 선배인 이 총재에게 지난날의 앙금을 털어내자며 먼저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화해가 성립됐다면 이 의원의 입당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 의원은 최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97년 독자 출마를 결행할 때부터 이회창 총재 개인에 대해서는 아무 감정이 없었다”라며 “특별히 불편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와의 이 의원은 지난 1997년 대선 때 불편한 관계가 된 이후 지금까지 특별한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진당 내부에선 이 의원의 영입에 대한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선 무조건 영입해 급한 불을 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평의원으로 들어온다면 입당을 환영하지만, 지도부로 들어온다면 반대한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 소식통은 “이 의원 입당 시 충청권 의원 두 명도 함께 움직일 계획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이름은 거론되지 않고 있지만 추측 가능한 인물은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부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총재와 이 의원의 비밀회동 소문에 대해 이 의원의 한 측근은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개인적인 만남은 있을 수 있겠지만 공식적인 만남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다시 개인적인 만남은 있었냐고 묻자 이 측근은 “개인적인 만남이 있었는지는 내가 알 길이 없다. 공식적이건 개인적이건 만남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말을 바꿨다.
이 의원의 향후 정치 행보도 관심사다. 입당과는 무관하게 이 의원은 대권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소식에 정통한 모 인사는 “이 의원이 충남지사를 거쳐 대권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 의원이 이런 계획을 측근에 드러낸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의원 대권플랜 가동시기
이에 대해 이 의원측은 “누가 그런 헛소리를 하고 다니는지 모를 일이다. 처음 듣는 소리”라며 “아직 대권플랜 같은 것은 세우지도 않고 있다. 또 선진당에 입당한다는 소리가 나돌고 있는데 이 역시 전혀 사실 무근이다”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이 측근의 설명과는 달리 이 의원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를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 의원은 입당과 관련 “나는 지금까지 내가 옳다고 생각을 하면 결심하고 행동해왔지만, 이제는 좀 더 주위의 많은 분들과 상의를 하고 여론의 움직임도 보겠다. 충청지역 주민들의 의견도 중요하기 때문에 의견을 먼저 들어보고 나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선진당 입당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려지면 그렇게 하겠다는 얘기다.
한편 선진당 내부에선 이 의원의 입당이 자칫하면 빼지도 박지도 못 하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며 영입을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진당이 이 의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이 의원의 당내 위치가 문제다. 대권후보로 나선 적도 있는 만큼 그만한 직위를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진당 의원들은 이를 못마땅해 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이회창 총재와 정책추구 방향이 달라 차후 제 2의 탈당사태 위험이 잠재한다는 것이다. 1997년 대선과정에서의 단독출마에 따른 불신이 해소되기 쉽지 않다는 말이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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