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계파간 공천 갈등 야 통합 후보 관건

MB정부의 9.3개각이 이뤄지면서 이제 정치권은 10월 재보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월 재보선은 MB정부 중간 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특히 경남 양산의 경우 여당 대표의 출마로 인해 최고의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8월 31일 예비후보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 돌입에 나섰다. 이에 앞서 17대 양산 국회의원을 지내고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역임한 김양수 전 의원도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상태다. 박 대표와 김 전 의원은 근소한 지지율 차이를 보이고 있어 공천을 향한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여당의 상황과는 달리 야권의 후보들은 아직 후보 등록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거물급 친노인사의 착출설이 나오고 있어 지역 정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10월 재보선의 최대 관심지역인 양산 지역 후보군들의 발 빠른 행보를 들여다봤다.
9월 1일 현재 양산시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14명이다. 이들 중 무소속을 제외하면 야권 후보는 자유선진당 김대오 당원협의회 위원장뿐이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기 위한 후보들은 8명으로 가장 많다. 여기에 무소속으로 등록한 친박계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할 예정이어서 한나라당 공천전쟁은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양산의 경우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기 때문에 공천을 받으면 당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엔 공천 탈락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공천을 받는다고 해서 당선이 된다는 보장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양산이 다른 지역 재보선 지역에 비해 관심이 집중되는 가장 큰 이유는 집권여당의 당 대표 출마 때문이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가운데 본격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박 대표의 출마는 이미 오래전부터 물밑에서 진행되어 왔다. 지난 4·29 재보선에서도 출마설이 나왔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여권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박 대표가 출마를 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당선이 돼야 하는 압박감이다. 자칫 범야권의 통합후보나 무소속 후보에게 뒷목을 잡힌다면 후폭풍이 거셀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박 대표측은 공천에 자신있다는 반응이다.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MB정권 탄생에 일조했고 당 대표를 맡으면서 계파간 갈등 봉합에 앞장섰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하기엔 이르다. 김양수 전 의원과 지지율에서 오차 범위내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비후보 등록 전 상황을 보면 오히려 김 전 의원의 지지율이 박 대표를 앞지른 상황도 연출됐다.
김 전 의원측은 “자체 조사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지지율을 보인 가운데 공신력 있는 기관의 조사에서도 오차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역 민심은 당 대표 출신 정치인보다 지역에 관심 많은 정치인을 키우려는 분위기”라며 공천에 자신감을 보였다.
김 전 의원측은 지지율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당선이 될 사람에게 공천을 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에 하나 당 공심위에서 납득하기 힘든 과정을 거쳐 공천이 결정된다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전 의원측 관계자는 “우리는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이 당에서 납득할 수 없는 방법으로 낙하산 공천을 한다면 무소속 출마도 강행할 방침이다. 지역 민심을 거스르는 공천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은?
여기에 친박계 무소속 후보인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유 연구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박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허범도 전 의원에게 3000여 표 차이로 낙선한 바 있다.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유 연구원은 우선 한나라당 공천을 받기 위해 입당원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려면 입당을 해야 한다고 해서 준비 중”이라며 “양산은 지난 2번의 선거에서 모두 지역민심을 거스르는 공천을 했다. 만에 하나 이번에도 공천이 잘못된다면 친박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에서 박 대표를 지원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서 유 연구원은 “박근혜 전 대표는 원칙주의자다. 의리를 배신으로 갚을 분이 아니기 때문에 박 전 대표의 의중은 아닐 것이다. 다만 박 대표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의원들이 개인적인 발언은 있을 수 있다”며 박 대표에 대한 조직적인 친박계의 지원은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밖에도 한나라당 공천경쟁자는 이장권 영산대 겸임교수, 이상대 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박상준 한나라당 상임전국위원, 김용구 전 국회사무차장, 이승환 국가안보 전략연구소 연구위원, 김현성 대한변호사협회 이사 등이다.
범야권의 후보군들은 아직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지는 않고 있다. 친노 그룹에서는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전 장관도 거론되고 있어 친노 그룹간 조율이 필요한 상태다.
민주당의 경우 아직까지 뚜렷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친노 인사가 결정되면 복당이나 야권연합후보로 내세울 전망이다.
정치권의 한 전문가는 “민주당은 아직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항마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에 따라 거물급 후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기국회 일정과 국정감사 기간 동안 변수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양산 재보선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여권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양산 재보선의 향배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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