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형규 캠프 선거승리 ‘길지’
진대제 사무실 ‘사통팔달’
맹형규 캠프 선거승리 ‘길지’
진대제 사무실 ‘사통팔달’
  • 이금미 
  • 입력 2006-04-11 09:00
  • 승인 2006.04.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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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캠프’에도 ‘명당’으로 통하는 건물은 따로 있을까. 일단, 큼직하면서 교통이 편리하다면 기본 조건은 갖추고 있다는 게 정객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우연의 일치로 같은 건물 같은 층을 사용하는 후보들도 많다고. 한편, ‘사연’이 있는 건물, 바로 그 사무실이라면 더욱 좋다는 속설도 있다. 과거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의 선거캠프가 둥지를 틀었던 곳을 선호하게 된다는 얘기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 5·31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후보들의 필승의지가 담겨 있는 선거캠프를 둘러봤다. 먼저, ‘강금실 효과’로 인해 ‘영입론’을 두고 술렁거리고 있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선거캠프를 짚어보면, 명당을 차지하고 있는 후보가 눈에 들어온다. ‘의원직’까지 내던지며 올인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맹형규 전의원이 그 주인공.

청와대 입성 직행 코스도

여의도 H빌딩 6층에 일치감치 선거사무실을 마련했으나, 이미 그곳엔 민주노동당이 4~5층을 사용하고 있다. 제1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원내4당의 중앙당이 같은 건물, 아래 위층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노동당이 H빌딩에 둥지를 틀고 나서, 17대 총선 국고보조금을 받는 원내정당으로 거듭났기에 이곳을 택한 것일까.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는 게 정가 주변의 지적이다. 노태우 전대통령과 김대중 전대통령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

때는 80년대 후반 맹 전의원의 선거캠프로 사용하고 있는 6층 바로 그곳에 노 전대통령의 개인 사무실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물론 87년 대선에서 그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또한 ‘정계은퇴’를 선언한 김 전대통령이 97년 대선에 앞서 만든 국민회의도 바로 이곳에 있었다. 국민회의 대통령 후보였던 그는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다. 맹 전의원측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은근히 자랑하는 눈치다. 시쳇말로 대통령을 두 번이나 당선시킨 ‘명당’ 자리라는 얘기다.

시청 바라보는 ‘동향’이 좋아

여론조사라는 사전 게임에서 맹 전의원과 당내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홍준표 의원의 선거캠프도 여의도에 있다. 애초 산발적으로 모여 있던 ‘홍준표 사람들’이 이곳에 자리를 마련, 합쳐진 경우인데 홍 의원측에 의하면 이 사무실은 지인의 개인 사무실이다. 여의도 중앙 남북방향으로 펼쳐져 있는 여의도공원이 한 눈에 들어오는 산업은행 본사 맞은편 A빌딩 9층. 이곳에도 명당의 요소가 숨어 있다는 소문이 돈다. 바로 ‘동(東)향’이라는 것. 여의도공원을 지나 한강을 건너 서울시청을 향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A빌딩은 국회의사당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정치인과는 인연이 없다. 그럼에도 홍 의원측에선 “후보를 당선시킨 선거사무실은 이미 길(吉)한 운이 다 했다고 봐야 한다”며 역설적으로 자신감까지 드러낸다.

사통팔달 교통요건 최적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심 끝에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진대제 전정보통신부 장관의 선거캠프도 정객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다. 수원시청 인근 M빌딩 14층. 진 전장관측 한 관계자에 의하면 “빈 사무실이 있어 임대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곳에도 사연은 있다는 게 지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차량 이동이 많은 곳에 위치했을 뿐만 아니라, 사통팔달의 교통요건도 갖추고 있다는 것. 인근 건물 중 가장 높아 찾기도 쉽다고.

선거캠프로서 안성맞춤이라는 얘기다. 밖에서 잘 보이면 건물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남부권의 중심도시라 할 수 있는 수원의 동서남북으로 시선이 뻗어나간다.때문에 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이 사무실을 임대하기 위해 접촉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사람 많이 드나드는 정치인 사무실은 어느 건물주에나 기피 대상이다. 그런데 경기도지사 후보군에 뒤늦게 합류한 진 전장관측이 접근하자 흔쾌히 계약에 임했다는 것. 건물주의 정치성향 때문인지 진 전장관의 인기 때문인지는 모를 일이다.

후계자 자처해 전임 사무실로

이러한 현상은 지방으로 내려가도 마찬가지다. 한범덕 열린우리당 충북지사 예비후보는 이원종 충북지사가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때 선거사무실로 사용해 재선에 성공한 곳에 선거캠프를 마련했다. 이 지사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한 후보의 개인적 선택이 선거사무실 결정에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선거캠프로서 명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먼저 “이곳에서 당선돼 다른 곳으로 옮겨 선거를 치른 뒤 낙선했더라”는 전설이 남아 있다면 좋다. 선배 정치인들의 무용담이 남아 있지 않더라도 무슨 무슨 몇 거리,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면 더더욱 좋다. 차량 소통이 많을 뿐더러, 건물 외벽에 현수막을 걸었을 때 멀리서도 눈에 잘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유권자들에게 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곳이 최고의 명당인 셈이다.


# 예비 대선캠프도 ‘뭔가 있다’정동영 의장 사무실 ‘시선집중’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의 선거캠프는 길게 잡아야 6개월이고 짧게 가면 2개월을 넘지 못한다. 당내 경선이라는 통과 의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선거캠프로서 ‘명당’이 있다 해도 계약이 이뤄지긴 쉽지 않다. 이른바, ‘비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대권주자들의 경우 여유를 갖고 예비 선거캠프가 둥지를 틀 자리를 물색하기 때문에 명당을 꿰차기가 오리려 수월한 편이다.

특히 사조직인 경우 장기적으로 계약이 이뤄져 구구한 해석도 이어진다. 먼저, 김근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의 사조직인 ‘한반도재단’이 자리한 여의도 S빌딩. 이 건물 3층에 한반도재단이 있다. 게다가 한나라당내 ‘빅3’를 형성하고 있는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서울 공략 전초기지라 할 수 있는 경기도청 서울사무소가 7층에 위치해 있다는 것 역시 흥미롭다.

여당의 또 다른 대권주자 정동영 의장이 대선에 대비, 정책 및 공약을 연구하는 싱크탱크 ‘나라비전연구소’가 위치해 있는 D빌딩도 정객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다. 시대를 풍미했던 쟁쟁한 정치인들이 이 건물 사무실에 캠프를 차린 뒤 크고 작은 선거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대통령, 조순 전서울시장, 한화갑 민주당 대표 등이 이곳을 거쳐 갔다는 후문이다.

이금미  nick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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