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오랜 침묵에 ‘김동연·최재형 대망론’ 새바람 이는 野
윤석열 오랜 침묵에 ‘김동연·최재형 대망론’ 새바람 이는 野
  • 정두현 기자
  • 입력 2021-05-26 10:25
  • 승인 2021.05.26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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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주호영·김기현 등 野 인사들 “金·崔 야권 잠룡”...‘플랜C’ 가동
文 정권 견제 아이콘 부상한 최 원장 “얘기할 상황 아냐” 여지 남겨
김동연, 대권 출마 기정사실화...6월 출판회, 野 후보 출마에 무게추
야권 내에서 제3 대권 잠룡으로 지목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뉴시스]
야권 내에서 제3 대권 잠룡으로 지목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내년 3.9 대선까지 10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선 여전히 앵커 후보 부재에 부심하는 중이다.

야권발(發) 정권 교체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5월이 끝나가는 현 시점까지도 가시적 대권 행보 없이 잠행을 이어가며 야당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플랜B: 윤석열 대망론’을 대체할 중립 지대의 제3 대권 잠룡들을 포섭하려는 ‘플랜C’에 본격 돌입한 모양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최재형 감사원장을 주축으로 한 대망론 신바람이 그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야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핵심 인사로 김 전 부총리와 최 원장을 거론하며 “야권에 속한 후보들이 적절한 시점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통합 플랫폼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대권 잠룡으로 불리는 분들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어 고무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유력 당권 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도 지난 2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문재인 정권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문 정권의 무능과 오만의 민낯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봤고, 소신껏 불의에 저항한 분들로 국민의힘의 소중한 자원”이라고 최재형·김동연 대망론의 불을 지폈다.

또 다른 유력 당권 주자 주호영 전 원내대표 역시 지난 19일 “당 밖의 유력 주자들에게 문을 활짝 열겠다”며 최 원장을 지목한 바 있다.

민주당에서도 눈독 들이는 잠룡들이지만 이렇듯 야당에선 최 원장과 김 전 부총리를 이미 야권 대선 주자로 규정, 선점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권 견제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며 야권 잠룡으로 지목된 최재형 감사원장 [뉴시스]
문재인 정권 견제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며 야권 잠룡으로 지목된 최재형 감사원장 [뉴시스]

최 원장은 지난 2월 문재인 정부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을 앞둔 경제성 평가에 거침 없이 문제 제기를 하는 등 ‘대쪽 감사’를 펴 야권 내에서 잠재적 대권 후보라는 하마평이 돌기 시작했다. 이 밖에 최 원장은 비정규직 정규화, 서울시 교육감 등 성역 없는 원칙주의 감사로 현 정권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여기에 학창 시절 장애인 친구를 업어 등교시킨 미담에 두 아들 입양 사례까지 ‘미담 제조기’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인간적인 면모까지 더해져 대권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지난 20일 최 원장은 야권의 핵심 잠룡으로 지목된 데 대해 “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지난해 ‘제2윤석열’ 가능성에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손사래 쳤던 스탠스와 온도차를 보여 대권을 의식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최 원장이 대권 행보에 나설 경우 오는 12월 중으로 감사원장 직을 사임해야 한다. 최 원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야권 내에서 이미 최재형 감사원장은 대권 후보로 낙점된 인물로, 어쩌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망론의 바통을 이을 최적임자가 될 수 있다”라며 “현재 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당대표에 출마한 유력 당권 주자들도 최 원장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전 부총리 역시 문재인 정부 치하에서 초대 경제부총리 직을 수행했지만,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는 결을 달리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금 복지가 아니라 기회 복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최근 현금성 복지 공약을 내놓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경제부총리 시절 소득주도성장이 골자인 ‘문재인노믹스’에 대해서도 속도조절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장하성 정책실장과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야권이 김 전 부총리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현재 정치권에선 김 전 부총리의 대권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다만 소속 진영이 여권이냐 야권이냐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김 전 부총리는 26일 “제가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할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혀 애써 부인하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오는 6월 10일 통상 정치권에서 대권 행보의 시작을 알리는 출판기념회도 예정돼 있다.

 

정두현 기자 jdh2084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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