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정두현 기자]](/news/photo/202105/451428_368683_1714.jpg)
- 文정부, 정책 무능으로 빚어진 구조적 모순 많아...“野 질 수 없는 구조”
- “젠더 갈등, 정치 편승 아닌 주도적 대안 제시로 문제 풀어 가야”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오는 6월 제1야당인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36)이 당권 도전 의지를 밝혔다. 이 전 위원은 지난 13일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초선 김웅 의원과 더불어 야당 ‘신구(新舊) 대결’의 한 축을 리드하고 있다. 그는 특히 젠더 이슈의 정점에 있는 페미니즘과 정부 여성 우대 정책에 대한 비판론으로 2030 남성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상승세를 타는 추세다. 유승민 전 의원의 여의도 개인 사무실에서 만난 이준석 전 위원은 “내년 대선에서는 100%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2030의 합리적, 혁신적 시대정신이 그 구심점”이라고 말했다. 각종 국민의힘 당권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며 야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12일 직접 만났다.
▲당대표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공식 출마 선언은 언제쯤 할 계획인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 구도를 보면, 전통적 60대 이상의 고령 지지층과 문재인 정부에 실망해서 가장 먼저 표를 던지겠다고 결심한 2030 세대의 표심이 두드러졌다. 이를 잘 공략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질 수가 없다. 재보선 이후 차기 대선을 대비해 야당은 그런 부분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최적화해야 하는데, 지금의 비대위 체제에서는 그런 게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선을 앞둔 제1야당 당대표로서 제 역할이 있을 것 같아 출마를 고심하게 됐다. 공식 출마 선언은 때를 보고 있다. 출마 의지를 밝힌 이후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다. 이런 가운데 다른 당권주자들의 포기 선언이 있을 수 있고, 나경원 전 의원과 같은 유력 후보들의 당권 출마가 아직은 가시화되지 않아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초선인 김웅 의원과 당내 쇄신에 대한 공감대는 있었나. 김 의원과 단일화 얘기도 나오는데.
당 쇄신론에 있어선 제가 제일 급진적이다. 김웅 의원과는 당 비전을 세부적으로 공유하진 않더라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어서 어느 정도 공감대는 있다고 본다. 다만 단일화 문제는 정치 철학에서 확실한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의견만 맞다면 꼭 초선인 김 의원이 아니더라도 중진 의원들과도 힘을 합칠 생각이 있다.
▲최근 젠더 갈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
젠더 갈등이라는 폭탄은 계속 쌓여 가고 있었다. 군가산점 폐지나 여성할당제 등 주요 이슈에 대한 문 정부와 페미니스트들의 극단적이고 편향된 대응이 결국 도화선이 됐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젠더 이슈를 바라보는 2030·5060 세대 간 좁히기 어려운 간극이 있는데 이런 부분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젠더 문제를 다루면서 남성 역차별에 초점을 맞췄지, 단 한 번도 여성의 권익을 떨어뜨리자는 주장을 한 바 없다. 이에 대해 건전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지 않고 오히려 ‘여성 혐오’라는 수식이 붙었다. 지금까지 많은 정치인들에 의해 ‘성역화’된 결과라 본다. 덕분에 이 분야에서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야권에서도 이러한 젠더 이슈를 더 이상 방치하거나 간과해선 안 된다고 본다. 젠더 갈등에 편승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보수 정권 탈환 가능성은 어떻게 전망하나.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 실정(失政)이 크게 부각됐기 때문에 내년 대선은 야당이 질 수 없는 상황이다.
노무현·문재인 정권은 쌍둥이 정부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 노무현 정부가 정권 말기 보여줬던 정책적 무능으로 당시 집권여당의 자중지란이 발생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을 차리고 정동영 후보를 탈색해서 대선 후보로 내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역대급 패배를 당했다. 2007 대선 당시 이회창 총재까지 출마해서 3파전이 됐음에도 당시 정동영 후보는 상당한 표 차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금도 민주당이 만들어 놓은 구조적 모순이 많고, 이재명이라는 유력 후보가 당내 주류와 결이 다르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 당시 열린우리당이 격퇴당한 정도의 정계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민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내부 경선 연기론에 개헌론까지 거론하며 정권 재창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집권여당의 행보 어떻게 분석하나.
180일 이전에도 생기지 않는 후보가 120일 전이라고 생길 리 없다. 이는 집권여당이 그들만의 착각 속에서 어떻게든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대선 경선을 연기하든 개헌론을 펼치든 대선 판세에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재명 지사 측도 마찬가지다. 큰 의미 없는 이전투구다. 특히 경선 연기론으로 인한 여당 내부 갈등은 정계 개편까지 이를 수 있다.
▲내년도 차기 대선 구도는 어떻게 보나.
아직 여야 대선 후보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육상전, 해상전, 공중전의 차이라고 본다. 여야 후보 모두 내년 선거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변화가 윤석열 전 총장이 상징하는 ‘반부패’인지, 정세균 총리의 강점인 ‘경제’를 살리자는 것인지, 이재명 경기지사가 강조하는 ‘복지’인지 맥을 정확하게 짚어야 한다.
차기 대선은 문재인 정부가 해놓은 수많은 교조적인 사회 변화에 대해 국민들이 비토를 던지는 무대다. 그런 만큼 국민들에게 일회성 퍼주기식 정책을 어젠다로 삼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계 진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어떤 구상이든지 간에 윤 전 총장이 국부적이지 않게 다양한 사람을 만나 정계 활동을 어떻게 이어나갈지 기획해야 한다고 본다. 최대한 인맥 풀을 넓게 활용해 정계 진출 전 대선 유력 후보로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쌓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하철 표 논란 등으로 고충을 겪었던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를 기대한다.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먼저 만나겠다고 했다. 만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가.
세 사람이 대선에 꿈이 있다고 하면 조속히 국민의힘에 입당을 해서 국민, 당원들과 소통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아무리 이분들이 각자 분야에서 커리어가 높고 명망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빠른 입당을 통한 적응 기간을 가져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정두현 기자 jdh2084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