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대통령 사면, 수구적인 모습 못 버리면 민심에 버림받게 될 것”
여당 대권주자도 김종인에 연락해 “지금의 여당은 안 되겠다”며 손 내밀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과 원희룡 제주지사(우) [뉴시스]](/news/photo/202104/449861_367030_1033.jpg)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만나 4.7 재보궐선거 이후 야당의 행보에 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지사도 국민의힘의 내부 개선이 시급하다는 김 전 위원장의 취지에 적극 공감했다.
27일 원 지사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과 지난 주말 제주도에서 만나 식사를 했다고 밝히며 “똑같이 걱정했다. (당이)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했다”며 “민심을 담을 인물과 세력, 그게 국민의힘이 중심이 됐으면 좋겠는데, 지금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과연 그게 어떨지 굉장히 괴로워하더라”고 김 전 위원장의 심경을 전했다.
원 지사도 “지금 국민의힘은 어느 게 앞이고 어느 게 뒤로 가는 건지, 민심이 주는 신호등을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정신 못 차리고 있다”고 꼬집으며 김 전 위원장에 공감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 건의한 것과 서병수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부당하다고 한 데 대해선 “수구적인 모습을 못 버리면 다시 민심에 버림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개인적 이해관계, 옛날에 자기가 모시던 사람(전직 대통령), 이런 것에 국민은 관심이 없다. 뭐가 우선인지, 뭐가 옛날이고 뭐가 미래인지, 분간을 못 하면 안 된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김 전 위원장이 당을 다시 이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언제까지 부모가 뒤를 돌봐주고 과외 선생님이 과외를 해줘야 하나. 이제는 자기주도 학습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앞으로 대선 국면이 열릴 때 지금 여당으로는 안 되겠으니, 심지어 여당 대권주자 중 일부가 (김 전 위원장에) 전화를 한다더라”고 덧붙였다.
원 지사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제주 여행을 마치고 다음주 서울로 돌아와 역대 대통령들의 실패를 되짚는 내용의 저서를 집필할 계획이다.
한편, 원 지사는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자기 검증과 국민에 대한 자기 증명을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중 선거를 한 번도 안 해 본 분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두현 기자 jdh2084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