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경기드림타워]](/news/photo/202101/440460_357446_375.jpg)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코로나19 확산 타격은 대학생들도 피해갈 수 없는 모양새다. 일부 대학생들이 비대면 수업 방식으로 변경됨에 따라 기존 지불한 기숙사 비용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학교 및 건설사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납부한 기숙사비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일부 경기대학교 학생들은 최근 학교와 건설사와 겪는 갈등을 국민 청원 게시판 등에 폭로하며 법정행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경기드림타워]](/news/photo/202101/440460_357445_375.jpg)
- 코로나19 확산, 기숙사 입주 불가...환불 약속 했지만 1년여 공방 지속
- 학교측 자문변호사 “개인이 소송해야”...학생들, 변호사 선임 소송 준비
자신을 경기대학교 재학생이라고 소개한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기대와 서희건설 측의 부당함을 고발하고 나섰다. 골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으로 변경된 데 따라, 기존 지불한 기숙사비를 환불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이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으며, 청원글 게시 이틀만에 3700여 명의 청원 동의 참여가 이뤄진 상황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경기대 수원캠퍼스 기숙사 경기드림타워는 2011년 8월 개관했으며, 2016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다.
원금만 돌려 달라는데...
“태도 돌변한 건설사”
A씨는 지난해 2월 기숙사비 명목으로 경기대의 안내에 따라 서희건설에 225만9400원을 입금했다. 경기대 수원캠퍼스 기숙사인 ‘경기드림타워’는 민간투자방식(BTO)으로 건설됐고 서희건설이 출자해 만든 ‘(주)경기라이프’라는 법인에서 운영한다.
하지만 A씨는 기숙사비를 납부했음에도 기숙사에 ‘한 발자국도 들어갈 수 없었다’고 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수업이 비대면 방식으로 변경됐고, 정부 방침에 따라 기숙사에 입주할 수 없던 것이다. 이후 A씨를 포함해 기숙사비를 납부한 1500여 명의 학생들은 서희건설과 총학생회에 기숙사비를 반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환불재원 보충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환불을 약속했고, 해당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공지했다.
하지만 A씨는 이 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학교와 협의해 ‘금방’ ‘3개월’ ‘6개월’ ‘12월31일까지’ 반드시 환불해 주겠다던 서희건설이 태도를 바꿔 환불을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폭로했다. 서희건설 측이 경기대와의 계약 협상조건을 거론하며 환불을 못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이다. A씨는 “건설사 측은 금방 환불해 줄 것처럼 차일피일 미루면서 학생들을 우롱하더니 1년이 지난 지금 환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며 “1년치 이자도 필요 없고 원금만 요구하는 데도 환불 받을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기숙사비를 환불받지 못한 학생은 1500여 명으로, 총 피해 금액만 24억 원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환불 약속 안내문은?
“소송은 개인이” 안내해
이같은 폭로에 이어 학교측의 방관적인 태도도 지적하고 나섰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총장의 명의로 서희건설과 민자사업으로 추진한 기숙사 환불재원 보충방안을 마련해 환불을 약속하던 학교 측도 이제는 ‘모른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A씨는 학교측 자문변호사가 환불에 대한 소송은 학교에서 진행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는 내용과 함께, 학생 개개인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안내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울 것”이라는 취임 연설 내용 일부를 언급하며 “현재 힘없는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서희건설 측과 경기대 학생들의 기숙사비 환불에는 평등한 기회도 공정한 과정도 정의로운 결과도 전혀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A씨를 비롯해 갈등에 중심에 선 일부 학생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서희건설 측은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자 언론을 통해 학교 측과 기숙사비 환불에 대해 ‘논의 중’이라는 답변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경기드림타워 운영이 어려워지자 기숙사비 환불이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경기드림타워 입실률이 떨어지면서 수십억 원의 원리금 이자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 서희건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학가에 따르면 대다수 대학들이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숙사 입사를 진행하면서도 기숙사 환불 기한을 늘릴 뿐 기존과 같은 환불 규정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적지 않은 대학들 안팎에선 기숙사 비용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히 지속되면서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양호연 기자 hy@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