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재계는?] 오너 3세들 경영 시동 돌입
[2021년 재계는?] 오너 3세들 경영 시동 돌입
  • 신유진 기자
  • 입력 2020-12-17 09:55
  • 승인 2020.12.18 16:12
  • 호수 1390
  • 3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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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LS·세아그룹 ‘세대교체’ 진행… 경영 가속화 

[일요서울 ㅣ신유진 기자] 2020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대기업에서는 벌써부터 3세들에 대한 인사 단행을 시작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과 LS그룹은 이미 3세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세아그룹은 현재까지 3세들의 승진 소식은 들려오지 않지만 재계에서는 동갑내기 사촌인 이태성 부사장과 이주성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점치는 상황이다. 세아그룹은 현재는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오너 3세 경영인들의 보폭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LS, 구본혁·구본규·구동휘 경영 전면… ‘세대교체’ 빨라져 
 세아그룹 이태성·이주성 사촌형제… 사장 승진 가능성에 무게  


지난달 15일 한화그룹이 2021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승진시켰다. 김 사장과 김 전무는 각각 한화그룹 에너지와 금융에서 미래 사업을 담당한다.

김 사장의 사업 부분 중 에너지 분야는 대표적인 것이 ‘그린수소’다. 생산과 저장을 담당하는 한화솔루션과 운송·이용을 담당하는 한화파워시스템이 협업, 해당 사업을 추진한다. 한화솔루션 측은 “태양광과 수전해 기술을 활용해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수전해 기술은 2023년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금융 분야 디지털 경영을 담당한다. 김 전무의 주요 성과는 AI(인공지능) 자동심사 시스템 도입, 디지털 영업채널 ‘라이프 MD’ 출시 등이 꼽힌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김동원 전무는 한화생명의 디지털혁신을 통한 미래 신사업 창출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지난 15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승진했다”고 밝혔다.

LS家 구본혁·본규·동휘...경영 전면에
 
LS그룹 역시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오너 3세들을 경영에 본격적으로 등장 시켰다. 지난달 24일 LS그룹은 인사를 통해 구본혁 에코스홀딩스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고, 최고 운영 책임자(COO)였던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을 CEO로 임명했다.

구동휘 LS그룹 전무는 내년부터 E1 COO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LS그룹 측은 “구본혁 부사장의 경우 지난해부터 1년간 미래사업본부장을 맡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육성했다”며 “구본규 부사장은 내년 LS엠트론 실적 회복이 목표이며, 구동휘 전무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E1에서 차세대 경영자로서 역량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인 구본혁 사장은 2003년 LS전선에 입사해 LS경영기획팀, LS니꼬동제련 지원본부장, 사업본부장, 예스코홀딩스 미래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구 사장은 지난해 LS그룹 3세 중 처음으로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구 사장은 경영 수업을 더 받는다며 취임 한지 열흘 만에 자진 퇴진한 바 있다. LS측은 “구본혁 부사장이 1년 동안 미래사업본부장을 맡아 신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했다는 평을 받아 예스코홀딩스 CEO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인 구본규 CEO는 2007년 LS전선에 입사한 후 슈페리어 에식스(SPSX) 통신영업 차장, LS일렉트릭 자동화 아시아태평양 영업팀장, LS엠트론 경영관리 COO 등을 거쳤다. LS 측은 “이번에 LS엠트론 CEO에 선임, LS엠트론의 사업 턴어라운드(회복)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 장남인 구동휘 전무는 2012년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해 2013년 LS일렉트릭 경영전략실 차장, 중국 산업자동화 사업부장, (주)LS 밸류매니지먼트 부문장 등을 거쳤다. 구 전무는 여러 경험과 사업 가치 진단, 능력 등을 E1에도 적용해 차세대 경영자로서 역할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구 전무는 LS그룹 3세들 중 지주사 (주)LS에 대한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유력 승계 후보자로 꼽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지난달 30일 공시 내용에 따르면 구 전무가 보유한 지분은 2.99%로 3세들 가운데 유일하게 지분율이 3%에 육박한다. 구 CEO의 지분율은 1.56%, 구 부사장은 1.16%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승계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동갑내기 사촌 3세들...각 분야 능력, 검증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는 세아그룹도 3세들을 경영에 내세우며 보폭을 넓힐 예정이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을 핵심사업 역량에 집중시키고 글로벌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이들의 승진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세아그룹은 1978년 동갑내기 사촌 이태성 부사장과 이주성 부사장이 세아그룹의 3세 경영 두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태성 부사장은 고(故) 이운형 세아그룹 3대 회장의 장남이며 이주성 부사장은 현재 세아그룹 이순형 회장의 장남이다. 동갑내기 사촌은 2017년 말 세아그룹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함께 승진하기도 했다.

세아그룹은 오너 3세들의 독립된 책임경영을 위해 2018년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그룹 내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의 양대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했다. 이태성 부사장은 세아홀딩스,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을 중심으로 특수강 사업을 담당하고 이주성 부사장은 세아제강지수, 세아제강을 중심으로 강관사업을 맡고 있다.

이태성 부사장은 포스코특수강 인수로 경영능력을 이미 검증 받은 바 있다. 또한 2014년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 인수 추진 당시 태스크포스(TF)에서 주도적으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세아그룹은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게 되면서 연간 총 생산량이 400만t에 이르는 등 최대 규모 특수상 제조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포스코특수강은 세아창원특수강으로 이름을 바꾸고 세아베스틸 매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이태성 부사장은 철강에만 한정됐던 사업영역을 비철강 부문으로까지 확장 중이다. 세아베스틸은 올해 초 세계적인 알루미늄 소재 업체의 한국법인 ‘알코닉코리아’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주성 부사장의 경우 미래 먹거리 마련에 눈을 돌리면서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 등 친환경 사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해상풍력 사업의 경우 최근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그린뉴딜사업의 핵심 중 하나다. 이미 유럽에서는 급속 성장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다. 세아제강은 지난 9월 전라남도 순천에 위치한 (주)신텍 공장을 인수했다. 

두 사촌형제의 활발한 경영 활동으로 이 회장의 원탑 체제로 유지돼 오던 지배력은 오너 3세들에게 분산되는 기점이 됐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이태성 부사장의 세아홀딩스 지분은 35.12%다. 이주성 부사장은 같은 기간 세아제강지주 지분 21.63%를 보유해 아버지 이순형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 일각에서는 두 사촌형제가 부사장에 오른 지 3년이 지난만큼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유진 기자 yjshi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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