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성 풍속사 <제43화>
조선 성 풍속사 <제4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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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12-06 15:57
  • 승인 2007.12.0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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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아난 것으로 옴폭 패인 곳을 막아 보호했다!

어느 마을에 불혹을 넘긴 한 선비가 미색과 미끈한 자태가 출중한 첩을 거느리고 살았다. 선비는 밤낮으로 첩을 애지중지하며 그 곁을 떠나지 않았고 첩이 출타라도 할 요량이면 뭇 사내들이 혹시라도 첩을 낚아채어갈까 두려워 온갖 회유와 감언이설로 막아 세우기 일쑤였다.

그렇게 수년을 집안에만 갇혀 지내니 나날이 무료(無聊)하고 바깥세상이 너무도 그리운지라 첩은 생기를 잃고 병든 병아리마냥 방바닥만 뚫어져라 응시하며 시무룩했다.

“어디가 아픈게야? 네가 그러고 있으니 내 마음이 편치 못하구나!” 선비가 물었다.

“아..아닙니다.” 첩이 기운 없이 대답했다.

“무엇이든 말해 보거라, 네 소원이라면 무엇인들 못 들어 주겠느냐.”

금방이라도 말똥 같은 눈물을 쏟아낼 듯 글썽이는 큰 눈망울이 촉촉이 젖어 선비를 쳐다보던 첩이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나으리께옵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신첩 나으리께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그... 청이란 것이 무엇이냐?” 선비가 불안하게 넌지시 물었다.

“신첩... 홀로 계신 어머니가 너무도 보고 싶습니다. 흑흑흑.”

첩이 말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선비의 무릎위에 고운 얼굴을 파묻고 울음을 터뜨렸다.

선비는 깊은 한숨을 뱉어내고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참을 천장만 올려다보다 굳은 결심을 한 듯 첩을 내려다보았다.

“내일 다녀 오거라.”

“그 말씀이 진정이십니까?” 첩이 믿기지 않은 듯이 되물었다.

“내 지금 허락하는 것을 너도 분명 듣지 않았느냐.”

“나으리...”

첩은 선비의 허락이 어찌나 고마웠던지 그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 선비를 쓰러뜨리고 한바탕 질퍽한 음사(淫事)를 벌이니 선비는 간만에 맛보는 운우지정(雲雨之情)의 진맛을 오래도록 실컷 즐길 수 있었다.

선비가 저녁상을 물리고 사랑채에 딸린 긴 마루에 나가 앉으니, 누구로 하여금 첩을 호행케 해야 할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녀 간의 음사를 알지 못하는 아랫것으로 하여금 호행케 해야 할 터인데 누구를 보낸다.’ 이렇게 한참을 생각하던 선비가 여러 사내종들을 불러 모았다.

“너희들은 옥문(玉門)이란 것이 어디에 있는지 아느냐?” 선비가 종들의 표정을 낱낱이 살피며 물었다.

하지만, 모인 종들 모두가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감마님, 잘은 모르오나 양미간 사이에 있지 않습니까!”

어리석어보이는 한 종이 졸연히 대답하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선비가 버럭 화를 내며 다른 종들을 모두 돌려보내고 어리석은 종에게 흐뭇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 네가 외당 아씨의 친정 나들이 길을 호행토록 해라.”

선비는 종의 음사에 대한 무지함이 기뻐 평온한 안색으로 방으로 들어갔다.

어리석은 종은 그때서야 본색을 드러내며 쾌재를 불렀다.

날이 밝아 첩은 말에 타고 종이 말고삐를 붙들고 한걸음 앞서 출발하니 선비가 대문 앞까지 나와 배웅하는데 간밤의 꿈자리가
뒤숭숭해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마을 밖으로 멀어져가는 첩을 한참동안 바라보는데 심장은 더없이 벌렁거리고 불안감은 더하는지라 그들을 뒤쫓아 뛰어가니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선비가 헐레벌떡 산등성이에 올라 두리번거리며 그들을 찾으니 저 멀리 큰 냇가를 건너가는 모습이 보였다.

냇가의 중간쯤을 건너는데 말이 다리를 헛디뎌 뒤뚱하니 첩이 중심을 잃고 말에서 떨어졌다. 종은 다급하게 물에 빠져 흠뻑 젖은 아씨를 안아들고 냇가를 나가 큰 바위에 앉혔고 놀란 말을 끌어내 말안장을 풀고 말을 쉬게 했다.

첩이 물에 젖은 겉치마와 저고리를 벗어 바위에 널어 볕에 말리는데, 첩의 속치마와 저고리 너머로 보이는 젖무덤과 육감적인 몸매가 종의 시선을 한곳에 잡아두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종은 옷을 벌거벗고 냇물로 뛰어들어 미역을 감았다.

첩이 종놈의 양물을 문득 보니 워낙 크고 좋아 한동안 종의 양물만 쳐다봤다.

“이보게 자네 다리 사이에 막대기 같은 것이 있으니 그게 대체 무엇인가?” 첩이 희롱하듯 물었다.

“쇤네가 날 때부터 조그만 혹부리 같은 것이 있더니, 그것이 없어지지 않고 점점 돋아나더니 오늘까지 이만큼이나 커졌습니다.”

“그런가, 나또한 날 때부터 양다리 사이에 작고 옴폭 패인 구멍이 생기더니, 그것이 점점 커서 지금은 깊은 구멍이 되었다네. 자네의 그 돋아난 것으로 내 옴폭 패인 곳에 넣어 맞춰보면 어떻겠는가?”

“아씨,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습니다.”

드디어 서로의 몸을 탐닉하며 간통하니 산등성이에서 지켜보던 선비가 구르는지 뛰는지 내달려 그들에게 갔다. 질퍽한 음희(음희)가 끝나고 옷을 갖추어 입으니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선비가 그들 앞에 불쑥 나타났다.

“너희 두 연놈들이 지금 무슨 짓거리를 했느냐?”

“대감마님, 아씨를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소인을 죽여주십시오.” 종놈이 울면서 대답했다.

“네가 방금 무슨 짓을 했는지 정녕 모른단 말이냐?”

“아씨께옵서 저 끊어진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냇가로 건너는데 말이 다리를 헛디뎌 아씨께서 말에서 떨어져 물에 빠지시니 소인이 아씨를 구하고 옥체에 한 곳이라도 상처가 없게 하고자 온 몸을 받들어 살펴보니, 오직 한곳 배꼽 아래 한 치쯤 되어 보이는 구멍이 생겨 그 깊이를 가히 측량할 수 없는지라, 혹시라도 풍독(風毒)이라도 입으시면 어쩌나 하고 겁이 나서 내 날 때부터 있던 혹으로 그곳을 보철(補綴)하였던 것입니다.”

종이 울며 연유를 설명하니 선비는 긴 한숨을 쉬었다.

“참으로 너는 어리석기 그지없구나! 내 어찌 너를 원망하고 벌주겠느냐, 그 구멍은 하늘이 내려주신 천생의 구멍이니 앞으로는 삼가 절대 건드리지 말라.”하고 선비는 종의 죄를 묻지 않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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