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성 풍속사 <제38화>
조선 성 풍속사 <제3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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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10-26 09:20
  • 승인 2007.10.2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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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숨어버린 별난 쥐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에 과부가 살았다. 그 과부는 중년임에도 나이가 무색할 만큼 꽃같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미색을 지녔으며 살결은 백설의 부러움을 살듯 희고 매끈했다.

사방 백 여리 마을의 여느 처녀와 미색을 겨루어도 떨어지거나 못하지 않았다.

미색이 이토록 출중하였기에 과부가 한번 스치듯 바라봄에 사내들은 오금을 저리고 맥이 풀려 눈뜬 장님마냥 멍하니 서서 버러진 입으로 침을 질질 흘리게 만들었다.

과부는 형편은 어렵지 않았으나 자녀를 두지 못해 외로웠고, 떠꺼머리총각 한 놈을 머슴으로 데리고 있었다.

그 머슴은 천생이 우둔하고 어리석었으며 생각이 없는 숙맥불변(菽麥不辨)인지라 과부가 부리며 살기엔 제격이었다.

과부가 부엌한쪽의 욕통에 들어앉아 목욕을 할 때면 아궁이에 불을 지펴 물을 데우고 과부의 매끈한 등을 밀어주었다.

사내라면 능히 음심이 불같이 일어 과부를 욕보이려할 터이지만 머슴은 시키는 일만 할 뿐 여색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어느 날, 과부가 안방에서 밀린 바느질을 하는데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이끌려 뒤를 돌아보니 방안 한 모퉁이에 조그만 구멍이 있고 어른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커 보이는 쥐새끼 한 마리가 그 구멍으로 분주하게 들락거렸다.

이튿날 밤에 과부가 그 쥐를 잡고자하여 치마를 들고 쥐구멍 앞에 앉아 뜨거운 물을 쥐구멍에 쏟아 부었다. 구멍안의 쥐는 밀려드는 물과 열기를 피해 이리저리 구멍을 옮겨 다녔지만 차오르는 물과 열기를 더 이상 견디어 낼 수 없어 뛰쳐나오는데 문득 한 구멍
을 발견했다.

‘그래 저 구멍에 숨으면 되겠구나.’ 생각하고 과부의 옥문(玉門)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깜짝 놀란 과부가 뒤로 벌러덩 넘어지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손가락을 옥문에 집어넣어 쥐를 잡아 빼내고자 했다.

쥐는 구멍이 좁은데다 어둡고 요동치듯 움직이니 동서의 방향을 가릴 수 없었고 뭔가가 구멍으로 쫓아 들어오니 더욱 깊숙이 들어가 도망칠 구멍을 찾고자 머리를 들고 쳇바퀴 돌듯 뱅글뱅글 구멍을 돌았다.

과부의 몸이 점점 달아올라 쾌감을 느껴가니, 사지가 풀리고 오래 묵은 신음이 거침없이 입술을 뚫고 뱉어졌고 그 쥐를 몰아내고자 하나 어느덧 과부의 손은 자신의 젖무덤을 더듬고 또 한손은 둔덕을 희롱하니 몰아낼 또 다른 손이 없었다.

과부는 황홀경의 늪을 헤매면서도 고민을 거듭하다 신음에 젖은 간드러진 목소리로 급히 머슴을 불렀다. 머슴은 깊은 밤에 부른 이유를 알지 못하고 졸음에 지친 눈을 비비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마님 뭔 일이래요?” 머슴이 과부의 알몸을 멀뚱멀뚱 쳐다보며 물었다.

과부가 대꾸 없이 벗은 채 침구 위에 누워 가만히 추파를 보내며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과부는 다가온 머슴에게 애교 넘치고 감미로운 말을 귓가에 속삭이며 아리따운 웃음으로 옷을 벗기고 함께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머슴은 처음 당하는 일이라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또 음양의 이치를 몰라 양물은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고 사타구니 깊숙이 누워있을 뿐이었다.

과부가 머슴의 몸을 끌어안고 묵직한 양물을 끄집어내니 시큼한 쉰내가 피어올라 과부의 코끝을 자극했다. 음낭을 혀로 이리저리 희롱하니 그제야 양물이 껍질을 까고 늠름하게 솟아올랐고 과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머슴의 양물을 옥문가득 받아들였다.

과부의 움직임에 이끌려 양물을 위 아래로 움직이니 머슴은 음양의 이치를 스스로 깨우치고 그 즐거움과 표현할 수 없는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음희(淫戱)의 자세를 바꾸어가며 바위라도 뚫듯 맹렬한 기세로 과부의 옥문을 범하여 갔다.

과부는 간만에 경험하는 음희의 진맛을 느끼며 거친 신음을 쏟아냈다.

운우(雲雨)가 바야흐로 무르익어 갈 때, 구멍 안에 든 쥐란 놈이 가만히 바라보니, 엄청나게 굵은 막대기 같은 것이 들락날락하며 자기를 두들기는지라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할지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보았다.

‘좀 전 것은 무엇이며 또 지금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굵은 막대기가 더 깊숙이 들어오니 쫓기어 끝으로 도망하고 이젠 어찌할 수 없음에 털을 바짝 세우고 발악하여 있는 힘을 다해 그 대가리를 꽉 깨물었다.

“으악~”

머슴이 크게 놀라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나 그 아픔을 이기지 못하여 양물을 움켜잡고 펄쩍펄쩍 뛰었다.

놀라고 두려워 어쩔 줄 모르던 쥐도 그 틈을 타고 구멍에서 뛰쳐나와 예전에 살던 그 벽속 구멍으로 달아났다.

“도대체 무슨 일이 길래 그토록 아파하는 게냐?” 과부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

머슴은 대꾸도 없이 양물을 움켜잡고 말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어디 좀 보자꾸나.”

과부가 머슴에게 다가오자 머슴은 소스라치며 문을 열고 도망쳤다.

이후로 머슴은 과부가 곁에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했고 뭇사내들이 왜 장가들지 않느냐고 물어오면 그들에게 대답하기를,

“본디 여자의 배 가운데는 반드시 깨무는 쥐가 살고 있어 두렵다.” 하고 평생 동안 여색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

이 설화는 조선초기의 학자 강희맹(姜希孟)이 한문으로 쓴 패관문학서인 ‘촌담해이(村談解?)’에 수록되어 전하는 설화로‘그 곳에 쥐가 숨어들어간다’는 독특한 설정은 독자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해학적 요소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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