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철 살인미수 사건 시나리오
김관철 살인미수 사건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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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6-23 09:00
  • 승인 2004.06.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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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철을 어떤 일이 있어도 놓쳐서는 안돼! 그 자가 검찰에 가서 나발을 불면 우리가 만든 조작극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만단 말이야!”이번 사건의 주역을 맡은 종로 경찰서 사찰주임은 얼굴에 핏대까지 세워가지고 직접 김관철의 추적에 나섰다.그때였다. 김주임이 차를 타고 광화문 파출소에 이르자 진을 치고 있던 형사 하나가 뛰어와 “김 주임님. 방금 김관철의 행방을 찾아냈습니다.”하고 소리쳤다.“어디야, 김관철이 있는 곳이?”“예, 낙원동 입구에 있는 큰솔다방이랍니다.”“알았어. 박순경 차를 낙원동쪽으로 돌려!”김주임은 단 1초라도 시각이 급했다.만약 김두한의 부하를 만나서 모든 사실을 털어 놓는다면 일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기 때문이었다.한편 옛부하와 함께 택시를 타고 낙원동까지 온 김관철은 신덕균, 김영택 등이 기다리고 있을 김두한의 집으로는 왠지 가고싶지 않았다.

“야, 우리 이렇게 하자. 나 낙원동 큰솔다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모두 그리로 나오라고 해라.”“왜 바로 가시지 않고?”“왠지 집으로 가기가 꺼림칙해. 이런 이야기는 다방에서 하는 것이 시원할 것 같애.”“네,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죠. 그대신 절대로 약속은 지키셔야 합니다?”“무슨 약속?”“제가 다녀오는 동안 도망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이 말에 김관철이 옛 부하의 말을 가로 막으며 꽥하고 소리쳤다.“이새끼! 이 지경이 되었지만, 나를 뭘로 보고 하는 소리야?”“미안합니다, 형님.”옛 부하는 머리를 굽신 숙이고는 다방에서 나가버렸다. 자기가 직접 김두한의 집에 가서 모두를 데려오려는 심산인 것 같았다.그런데 일이 묘하게 되느라고 그 사이에 종로 경찰서 사찰주임이 다방에 들이닥쳐 김관철을 보더니 “김선생, 정말 이러시면 재미 없어요. 우린 당신의 생명을 지켜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왜 속을 썩이시죠?”라고 말했다.

“필요 없어. 당신들의 보호받고 싶지 않다고.”김관철의 말이었다. 김관철은 계속해서 말했다. “날 이 지경으로 몰아넣고도 무엇이 또 부족해서 날 속이려는 거야?”“뭘요? 우리가 선생을 속이고 있다고?”사찰주임은 얼굴의 핏기가 싹 가셔가지고 말했다. 이어서 사찰주임이 말했다. “김선생, 내가 한 마디만 충고해 두겠는데, 당신 만약 이번 사건을 뒤집어 엎는다면 당신을 징역보낼거야!”“뭐요? 내가 왜 징역살이를 해야 돼? 무슨 죄를 저질렀다고!”김관철의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사찰주임이 말했다.“당신은 법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당신이 찍은 손도장 때문에 당신은 어쩔 수 없이 무고죄에 해당될 것이고, 또 공무집행 방해죄에 걸릴 것이니까 징역살이를 할 수밖에 없단 말이야!”사찰주임의 이 말에 김관철은 날카로운 송곳에라도 찔린것처럼 아팠다. 그는 감옥이라면 이에서 신물이 났다. 이윽고 김관철의 표정을 읽은 사찰주임은 회유하듯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적당히 사건 해결이 날때까지 어디 조용한 곳에 은신해 있다가 오란 말이오. 그게 현명할 것이오. 김단장도 막상 기소는 되겠지만, 고소자인 당신이 없어지면 증거 확보가 어려우니 자연히 풀려나게 될거요.”사찰주임의 구렁이 담넘어 가는 것 같은 회유에 김관철은 귀가 솔깃했다.(정말 그럴지도 몰라….)김관철은 한동안 묵묵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윽고 사찰주임이 그런 김관철을 보며“어서 일어나요. 이러고 앉아 있다가 흥분한 김두한의 부하들이 들이 닥치면 무슨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모르잖소?”사찰주임의 이런 말에 김관철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벌떡 일으켰다.“좋소. 어디든지 갑시다.”“김선생, 고맙소. 우린 어디까지나 치안상 시끄러운 일이 일어나는 것을 미리 막자는 것이니 오해는 마시오.”사찰주임은 이렇게 말하고는 안주머니에서 꽤 많은 돈을 꺼내어 김관철에게 건네 주었다.

“이게 뭐요?”김관철이 놀라며 돈을 꺼내어 돌려주려 했다. 그러자 사찰주임은 다시 김관철의 안호주머니 깊숙이 돈을 넣어주며“지금 곧 부산으로 내려가시오. 그리 내려가시면 내가 부산시경에 연락해서 은신처를 구해드리도록 하겠소.”김관철은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이윽고 김관철은 갑자기 화를 버럭 내며“누굴 뭘로 아는 거야? 난 부산에 못가? 날 감옥에 보내려면 보내 봐!”이렇게 마구 악을 써댔다.사태가 이쯤되자 사찰주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왜 갑자기 이러십니까? 김선생.”그러나 한 번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황소고집인 김관철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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