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많은 직장인 건강 음주법
스트레스 많은 직장인 건강 음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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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3-16 12:16
  • 승인 2010.03.16 12:16
  • 호수 29
  • 4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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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피로, 스트레스 술로 달래다 ‘실직 스트레스’키운다

월급쟁이들에게 무서운 계절이 돌아왔다. 인사고과 평가 기간에 채용 시기가 겹치는 봄은 좌절과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일이 잦다. 이런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적잖은 직장인들이 술을 찾는다.

보건복지가족부 선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다사랑한방병원이 20~40대 직장인 남성 7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 직장인 중 30%는 직무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음주를 선택했고 58%는 직무스트레스가 음주욕구에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감정을 증폭시켜 과음을 유발하게 된다. 이로 인해 두통, 속 쓰림 등 몸을 상하게 하기도 한다. 독일 연구팀이 지난 2002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스로 인해 음주욕구를 유발하는 유전자가 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사랑병원 이무형 원장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걱정을 잊고 싶을 때 사람들은 평소보다 많은 술을 마시지만 음주는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며 “알코올에 의존하는 악순환에 빠지면 음주량이 증가할 뿐 아니라 음주 습관을 바꾸지 못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고 경고했다.

“술을 마시면 걱정을 잊을 수 있어” “스트레스를 가장 쉽게 푸는 방법은 술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알코올은 일종의 진정제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습관적으로 술을 찾으면 신경세포가 알코올을 필요로 하는 현상이 일어나 쉽게 알코올 의존증에 빠질 수 있다.


스트레스가 술을 부른다

소량의 알코올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 요인을 잠시나마 잊게 한다. 술을 마시면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증가하는데, 도파민은 신경 간의 흥분감 전달을 원활하게 한다. 이로 인해 만족감, 위안, 긍정적 사고를 일으킨다.

그러나 이것도 혈중 알코올 0.05%정도(소주 3잔)였을 때 까지만 나타나는 긍정적 효과다. 알코올 섭취량이 기준 이상이 되면 뇌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음이 흐트러지고 기억력이 급격히 감퇴하기 시작한다.

또 눈의 초점을 맞추기 어려우며 과격한 언행, 충동적 행동을 유발한다. 자연스럽게 숙취도 심해져 과음한 다음에는 피곤하고 우울하며 초조해진다. 알코올로 인해 스트레스가 악순환 된다는 얘기다.

과음을 한 다음 날 평소보다 몸이 긴장되고 마음이 초조해지는 것은 술을 원하는 몸의 화학 작용 때문이다. 과음이나 폭음을 하면 알코올 자체가 스트레스 반응에 관여하는 조직들(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에 직접 작용해,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스트레스를 더 심하게 받게 되는 원리이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산이 과다 분비되고, 근육이 약해지며 공허하고 무기력한 증세가 나타난다. 이런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당연히 빨리 취해 건강을 해치기 쉽다. 과음과 지속적인 음주는 중추신경계의 활동과 자제력, 인내심을 떨어뜨리고 뇌세포를 파괴하며 총명함을 저하시킨다. 또 위장, 췌장, 간장, 심장, 혈압 등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습관적 음주는 알코올 의존증을 부채질한다. 알코올 섭취로 도파민 분비가 늘어나 뇌의 쾌락 회로가 과민하게 반응하면 쾌감을 계속 느끼고자 습관적으로 알코올을 찾게 된다.

뇌는 지나치게 활동하는 쾌락 회로를 진정시키기 위해 도파민 수용체의 수를 줄이는 처방을 한다. 도파민 수용체가 줄어들면 과거와 같은 양의 알코올로는 같은 크기의 쾌락을 느낄 수 없다. 따라서 전보다 많은 알코올을 섭취해야 만족하게 되니 시간이 흐를수록 더 과음하게 된다.

다사랑병원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과음 후 다음날 컨디션’에 대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는 ‘졸립고 피곤함’을 호소했고, 19%는 ‘두통으로 정상적인 업무가 힘들다’고 답했다. 또 음주 다음날 업무 집중도에 대해서는 전체의 60%가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마신 술이 오히려 업무를 방해하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키운다는 얘기다.


‘3少 3多’ 음주법 스트레스 날리기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마냥 억누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건전한 음주는 나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알코올 전문 의원 다사랑한방병원 심재종 원장은 최근 건강한 음주를 위한 ‘3少3多’ 원칙을 제안했다. 이는 주소담다(酒少談多), 잔소찬다(盞少饌多), 육소채다(肉少菜多)이다.

이를 쉽게 풀이하면 술은 적게 마시고 대화는 많이, 잔은 적게 안주는 많이, 육류는 적게 채소는 많이 먹는 것을 말한다. 대화를 하면서 음식을 씹으면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따라서 기분 좋을 정도로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될 수 있게 하루 3잔 정도 적당히 술을 즐기고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안주로 야채 종류를 먹으면 알코올 분해를 도와 술에 덜 취한다.

잦은 스트레스로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음주를 더욱 삼가야 한다. 알코올의 진정작용이 약물의 효과를 증가시켜 위험한 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술과 약을 같이 섭취하면 간에서 두 약물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약을 분해하는 속도가 느려져 효과가 더 강해진다.

스트레스로 인해 과음하거나 음주가 잦다면 통원치료가 가능한 해주클리닉의 도움을 받는 것도 효과적이다. 특히 술 때문에 여러 문제를 경험하고 이에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개인적으로 술을 끊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전문적인 단주 프로그램이 제격이다.

직장인을 위한 해주클리닉은 한방과, 내과, 정신과 등 각 과별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한방과의 경우 음주로 인해 생긴 습열, 담과 같은 몸에 필요 없는 성분을 없애고 간, 혈맥, 비위 등의 손상을 회복시키는 진료를 받게 된다.

또 간의 손상 정도를 알기 위한 초음파, CT촬영과 위내시경 등 내과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정신과의 경우 알코올의존도검사와 인지기능 검사 등 개인별 진료계획이 수립된다. 단주 프로그램과 함께 갈망감을 낮추는 단주침 요법을 주 2회씩 시술한다. 또한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를 줄여주고 술 때문에 떨어진 체력 향상을 위한 청간해주탕도 함께 처방된다.

술 문제와 관련된 알코올상담 프로그램, 단주침 시술, 청간해주탕 복용 등 보통 1달간 진행한 후 신체기능 및 식습관 평가 등을 통해 치료 정도를 확인하게 되며, 이 같은 치료를 통해 과도한 음주 습관을 개선시키고 몸 안에 쌓여있는 스트레스 요소들을 제거하여 원활한 직장생활을 도와주게 된다.

[도움말-다사랑병원 이무형 원장 다사랑한방병원 심재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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