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집] 금연성공 초특급 비밀 대공개

흡연자들의 설 땅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식당과 공공장소의 흡연공간은 좁아지고 건물이 통째로 금연건물로 지정되는 경우도 많다. ‘한 개피의 유혹’에 빠진 애연가들은 한겨울 찬바람 쌩쌩 부는 옥상으로, 베란다로 쫓겨나기 일쑤다. 남 보기에 모양이 빠질(?)뿐 아니라 스스로도 죄짓는 기분이다. 시쳇말로 ‘담배 끊은 인간은 앉은 자리에 풀도 안 난다’고 하던가. 과연 고문 같은 금단증상 없이 쉽게 담배를 끊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해가 바뀌면 금연을 새해목표로 잡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태반이다. ‘거사’를 치르기 딱 좋은 정월 초 금연성공의 왕도를 공개한다.
국립암센터 통계에 따르면 흡연자들 중 60~70%는 담배를 끊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새해를 맞아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5%도 채 안 된다. 담배 속에 들어있는 니코틴 때문이다. 이는 강력한 중독성 물질. 무조건 정신력에만 의존한 금연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은 습관만 바꿔도 금연은 훨씬 쉬워진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행동수정’을 통해 흡연 욕구를 확실히 잠재울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자신에게 맞는 금연보조제를 쓰면 금연성공률은 더욱 높아진다.
“내 금연은 하루짜리다”
전문가들은 “첫날(24시간)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금연성공률이 상당히 높아진다”고 말한다. 어떤 금연법을 택했든 하루만 참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일, 모래, 더 먼 장래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처음 담배를 끊으면 2~3일은 니코틴 금단증상이 아주 심하다. 하지만 불안, 두통, 불면증, 손 떨림 등의 고통은 1주일이면 거의 사라진다.
금연을 결심한 첫 날, 먼저 담배와 성냥을 모두 버리고 라이터와 재떨이를 치운다. 또 하루를 매우 바쁘게 보내고 쉬는 시간은 흡연이 금지된 곳에 머문다. 식사는 생선, 곡류,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챙겨 먹고 설탕이 많이 든 디저트는 참는다. 또 하루 8~10컵의 물을 마시고 샤워를 자주 하면 니코틴이 더 쉽게 빠져나간다. 마지막으로 평소 갖고 싶은 물건의 목록을 적고 저금통에 매일 담배값을 모으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루 한 갑씩 피우는 사람이 1년간 담배를 끊으면 1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여기에 수명도 50일이나 길어진다.
‘1분의 법칙’ 흡연욕구 사라져
참을 수 없을 만큼 담배 생각이 간절할 땐 ‘1분의 법칙’을 기억하면 된다. 먼저 천천히 10번 심호흡을 하고 시원한 물을 1~2잔 마신다. 이때 시계를 보며 1분만 참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욕구가 한풀 꺽인다. 그래도 담배생각이 지워지지 않으면 1분을 더 참고 당근이나 오이, 미역줄기, 무가당 껌 등을 씹는다. 또 주위에 자신의 금연사실을 알리고 수시로 소리 내서 말하면 큰 도움이 된다. 여의치 않다면 친한 사람들과 잠깐 전화통화를 하는 것도 요령이다.
민간금연조직인 ‘금연나라 위원회(http://www.nosmokingna ra.org)’는 흡연욕구를 없애기 위해 ‘4D’를 따를 것을 권한다. 첫째, Delay(지연)로 흡연욕구가 생길 때 반응을 늦추는 것이다. ‘1분의 법칙’을 생각하면 쉽다. 한번 참으면 다음엔 더 수월하다. 둘째, Deep Breathing(심호흡)이다. 천천히 코로 들이키고 입으로 천천히 내쉰다. 셋째는 Drink Water(물 마심)다. 물을 천천히 한 모금 들이키고 잠깐 입속에 머금는다. 넷째, Distract(주의전환)로 담배로부터 마음을 돌리는 것을 말한다. 일, 취미활동, 금연일지작성 등 담배생각을 잊을 수 있다면 어떤 것도 좋다.
‘진짜’ 금연보조제로 금연성공
습관과 의지만으로 담배를 완벽하게 끊는 것은 쉽잖다. 담배의 니코틴이 갖고 있는 마약성 중독물질 때문이다.
적절한 보조제를 함께 이용하는 게 금연성공의 지름길이다. 보통은 몸에 붙이는 니코틴 패치나 씹는 껌으로 금단증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이런 금연보조제는 담배를 끊은 사람들 몸에 부족한 니코틴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들 보조제를 3~5개월간만 쓸 것을 권하고 있다. 가벼운 피부자극부터 두통, 구토, 입안궤양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까닭이다.
담배 대신 피울 수 있는 궐련형보조제 인기도 높다. 과거 일부 제품에서 타르와 발암물질이 나와 충격을 줬지만 최근 나온 ‘건향초’ 등의 제품은 안심할만하다. 건향초의 주원료는 약쑥. 애엽으로 만들어진 이 제품은 담배를 싸는 겉 종이도 쑥으로 만든 100% 웰빙형 천연담배다.
한국, 미국, 일본, 중국에 특허출원 됐고 미국 FDA의 유해성조사까지 통과했다.
계명의대 가정의학과 교수이자 금연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대현 박사는 쑥담배를 금연클리닉에서 활용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쑥은 동의보감, 본초강목에 소개된 약초다. 쑥담배를 피우면 입 냄새 제거는 물론 입안세균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쑥을 태울 때 나오는 타르엔 몸에 이로운 항산화물질이 들어있다. 금연과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희기 (주)단황 건향초 사장은 “건향초는 혀로 뜸을 뜨는 구강 쑥 뜸구 원리를 이용, 금연에 특효”라면서 “지난해 5월 국내 최고 사회복지법인인 월남참전전우회와 제품공급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금연정책을 크게 강화, 지난해 군 장병 1명이 살 수 있는 면세담배를 10갑에서 5갑으로 줄였고 최근엔 담배값 인상을 다시 추진 중이다.
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 은 음식점에서 완전금연을 하는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흡연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10명 중 4∼5명은 술집, 게임방 등도 흡연구역을 없애고 완전금연을 하는데 뜻을 같이 했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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