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시리즈] 탈한국 가속화하는 한국기업들 - 대우건설
[연속시리즈] 탈한국 가속화하는 한국기업들 - 대우건설
  • 신유진 기자
  • 입력 2020-01-23 09:50
  • 승인 2020.01.23 13:15
  • 호수 1343
  • 4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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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자산관리회사 ‘AMC’ 설립 본인가 받아…초기자본금 70억 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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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생산기지와 법인을 해외로 옮기는 추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6년간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설립한 신규법인은 1만9617곳으로 2만 사에 육박한다. 반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유턴법이 2013년 말부터 시행됐지만 실제 돌아온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법 시행 이후인 2014년부터 올해 5월 중순까지 돌아온 기업은 59곳에 그쳤다.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들이 갖은 규제와 높은 운영비, 포화한 내수시장 등을 이유로 해외 직접투자를 늘리는 상황과 문제점 등을 짚어 봤다. 이번 호는 대우건설에 대해 알아본다.

나이지리아로부터 수주한 LNG 플랜트 사업… 전체 사업비 5조

이라크 알 포 신항만 진입도로 조성 공사, 9035만 달러 수주

대우건설은 국내외에서 토목·건축·주택·발전플랜트·석유화학플랜트 및 개발사업 등을 하는 건설회사로 2000년 12월27일 설립됐다. (주)대우의 건설부문이 분할돼 신설법인으로 출범한 회사지만 창립일은 1973년 11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설립해 직원 12명으로 출발한 대우건설(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59개 대기업집단의 지난 10년간 공정자산 변화를 전수조사해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재계 순위 32위를 기록했다. 과거 대우그룹 시절 재계 2위의 영예를 안기도 했었지만 2000년 주요 계열사가 워크아웃(기업과 금융기관의 협의로 이뤄지는 구조조정 과정 및 결과)에 들어가게 되면서 대우그룹은 공중분해됐다.

최근 정부가 시장에 단순 집값 안정보다는 ‘집값 하락’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공급계획 물량은 크게 늘어났지만 실제 분양되는 물량이 이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등으로 건설시장은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국내의 암울한 상황과 대조적으로 최근 해외 사업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성공 가도를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자 역할 수행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자산관리회사 AMC(Asset Management Company) 설립 본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10월에는 ‘투게더투자운용 주식사(AMC 명칭)’ 설립 예비인가를 받았고 12월, 최종 본인가를 승인 받았다. 투게더투자운용은 대우건설과 기업은행, 교보증권, 해피투게더하우스(HTH) 등 4개사가 공동출자하며 초기자본금은 70억 원 규모다.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인 리츠(RETls) 산업에 진출한 대우건설은 건설과 금융이 융합된 신규사업모델을 만들고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AMC설립에 금융사를 참여시켜 부동산 개발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자금 조달력과 안정성에서 다른 AMC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우건설은 2025년까지 자산운용규모 4조 원 이상을 목표로 세우고 향후 ‘개발리츠’나 ‘임대리츠’에 직접 출자함으로써 부동산개발업자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대부분의 국내 리츠가 임대주택 개발·운용이나 대기업의 부동산 자산관리 수준에 그쳤다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공모 리츠를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사업뿐만 아니라 해외 개발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며 상업시설·오피스 등 다양한 실물자산도 매입해 운용할 계획이다.

투게더투자운용이 운용할 첫 번째 리츠는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의 복합단지 개발 사업이다. 스타레이크시티는 대우건설이 추진 중인 베트남의 행정복합도시로 2025년 조성 완료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투게더투자운용은 행정복합도시인 스타레이크시티에 호텔, 대형 오피스, 아파트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공모 리츠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는 2015년부터 외국인과 외국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투게더투자운용의 첫 번째 리츠를 통해 개인투자자도 손 쉽게 하노이 최고급 행정복합도시 스타레이크시티에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2025년까지 ‘리츠 운영 20개 이상’, ‘자산운용규모 4조 이상’을 목표로 국내 최고의 종합디벨로퍼 회사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건설사 중 처음 

지난해 9월에는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train) 7’의 설계·구매·시공(EPC) 원청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인정받는 낙찰의향서(Letter of Intent)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 건설사가 LNG 액화 플랜트 EPC를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업은 1년에 800만 톤을 생산하는 LNG 생산 플랜트와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대우건설은 이탈리아 사이펨과 일본 지요다와 조인트벤처(JV)를 구성해 설계, 구매, 시공, 시운전 등 모든 업무를 원청으로 공동 수행한다. 전체 사업비는 5조 원으로 전체 EPC 금액의 약 40% 수준으로 JV에 참여하고 있다.

대우건설 JV는 입찰 과정에서 타 경쟁사와 기본설계(FEED), 기술입찰, 가격입찰 평가 과정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자국기업 우선 정책, 현지 인력·자원 활용 의무 법령, 치안 불안, 개성이 강한 현지 문화 등의 이유로 외국 건설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공사를 수행하기 어려운 환경을 가진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NLNG 트레인 1호기부터 6호기 중 5개를 시공한 실적을 보유한 대우건설의 풍부한 사업 경험, 보유 리소스, 현지 사정에 적합한 수행계획 등이 높게 평가됐다.

대우건설은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액화 플랜트 90여기 중 10기를 시공했다.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 7 외에도 모잠비크, 카타르, 인도네시아 LNG 액화 플랜트 입찰에 참여 중이며 추후 발주가 예상되는 러시아, 파푸아뉴기니 등 신규 LNG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기회를 확보하고 겅쟁력을 키워 나갈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은 대우건설의 나이지리아로부터 수주한 LNG 플랜트 사업에 3억7500만 달러(약 4353억 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수은이 지원하는 3억7500만 달러는 사업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의 공사대금 결제에 사용된다. 수은은 “입찰 초기부터 강력한 금융제공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우리기업의 수주를 적극 지원했다”며 “잠재력이 큰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한 금융리더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유진 기자 yjshi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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