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새로운 사업 구상 중”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 구상 중”
  • 현유섭 
  • 입력 2007-05-08 10:13
  • 승인 2007.05.08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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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출신 억만장자 차용규 행방 추적
삼성물산 출신 차용규 카자흐스탄 구리 생산업체 카작무스 전 대표이사(51) 의 국내 복귀를 놓고 경제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차용규씨는 지난 2005년 영국 내 억만장자로 등장,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씨는 지난해 말 대표이사 사퇴와 최근 1조원이 넘는 카작무스 보유 주식을 청산하고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차씨는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다. 특히 영국 억만장자의 사업무대가 한국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5년 이후 작성된 카작무스의 내외 문서와 영국언론 보도 내용 등을 통해 차씨의 행방을 살펴본다.



2년 전부터 카작무스 대표 사퇴 준비

차 대표의 사퇴는 지난해 7월 공식화됐다. 카작무스가 발표한‘2006년 2분기 보고서’는 차 대표가 연말에 사퇴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김 카작무스 회장은 보고서에서 “연말에 떠나는 차용규 대표에게 감사(gratitude to Y K Cha)를 표현하고 싶다”며 차씨가 현직에서 물러날 것임을 밝혔다.

차씨의 사퇴 움직임은 9월부터 표면화된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한 것.

본지가 입수한 카작무스의 문서(2005~2007년)에 따르면 차씨는 지난해 9월 이후 2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 9.1%를 매각했다. 차씨의 매각이전 보유 주식량은 15.6%.

카작무스는 지난해 9월 27일 발표한 IR 보고서를 통해 “차 대표가 회사 지분 7.1%를 블라디미르 김 회장에게 양도했다”고 발표했다. 거래는 차 대표와 블라디미르 김 회장간의 동의와 시세에 따라 이뤄졌다.

카작무스는 차씨가 9월 주식 매각 후 나머지 지분은 90일 이내에 팔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하는 등 차씨의 대표직 사퇴에 대한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차씨는 같은 해 주식를 추가로 매각, 4.5%의 회사 주식 지분을 소유한 상태로 연말 이사회에서 대표직을 사퇴한다.

차씨의 사퇴는 올 4월 11일 발표된 카작무스 IR보고서와 언론 등을 통해 차씨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4.5%를 매각한 사실이 발표되면서 뒤늦게 국내에 알려졌다.

차씨의 사퇴 움직임은 주식 매각뿐만 아니라 2006년 2차례의 공식회의 불참 등을 통해 나타났다.


누구와 일했나

특히 차씨는 2005년부터 카작무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차씨는‘2005년 연1간 보고서에서 “카자흐스탄은 세계적인 자원 부자 국가”라며 “계속적인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더 이상 대표이사직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대표이사 사퇴 계획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이는 차씨의 대표이사 사퇴 계획이 지난 2005년 8월 카작무스의 영국 런던 증시 주식 상장과 함께 진행됐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카작무스의 경영권은 블라디미르 김·차용규·올레크 노바척으로 압축된다. 카자흐스탄 현지 언론들은 이들을 카작무스의‘트리오’라고 일컫고 있다.

카자흐스탄 일부 언론들은 이들이 지난 2005년 카작무스 런던 증시 상장 이전 주식소유가 87%에 이르며 트리오가 실질적인 카작무스의 소유자라고 보도했다. 트리오는 남다른 우애를 보였다.

블라디미르 김 회장은 지난해 2분기 이사회자료에서 “카작무스는 (차씨가) 연말(2006년)부터 이사회 특별 고문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며 그의 활동을 통해 이익을 계속 창출할 것”이라며 차씨와 뜻 깊은 인연을 밝혔다.

차씨는 탁월한 경영 실력을 인정받아 회장 못지않은 대우를 받았다. 회사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차씨의 연봉은 20억원(96만 파운드)의 기본 급여와 연 150%의 보너스를 받았다.


주식 매각 후 계획

주식 매각 후 차씨 행방에 대한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있다. 1조원이 넘는 주식 매각 금액의 행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차씨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본지는 회사 측과 차씨의 측근에게 수차례 이메일을 보내 차씨의 사업계획과 거처를 문의했지만 대답을 받지 못했다.

영국 일간지들의 카작무스 관련 보도 내용을 보면 실질적인 경영을 담당했던 차씨의 발언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차씨가 국내 복귀 후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차씨의 가장 가까운 동료인 블라디미르 김 회장의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 김 회장은 차씨의 대표이사 사직을 앞둔 지난해 7월 2분기 회사 보고서를 통해 차씨의 국내 복귀를 시사했다. 블라디미르 김은 “차 대표는 우리(카작무스) 경영의 핵심이다. (차 대표는) 이미 또 다른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한국에서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도 차씨의 한국 복귀를 점치고 있다. 영국 타임스 인터넷판은 올 4월 차씨의 주식 매각에 대해 “차씨가 2006년 여름 고향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카작무스를 그만 둘 계획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카작무스도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재경부 관계자가 지난해 말 카작무스를 방문, 국내 증권거래소 상장을 놓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계 일부에서는 차씨가 삼성과 다시 인연을 맺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차씨가 2004년 삼성물산 임원으로 카작무스 위탁경영을 담당했고 임원 사퇴 후 블라디미르 김과 함께 카작무스의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인 점 등이 배경이다.

삼성물산이 해외 자원시장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 기업인 점도 차씨와 삼성가의 미래를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영국 여왕이 안 부러운 부자

‘영국 여왕보다 재산이 많은 억만장자’, ‘샐러리맨의 신화’, ‘21세기 재벌 모델’차용규 전 카작무스 대표의 꼬리표다.

특히 차용규씨는 삼성물산 회사원 출신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차씨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 지난 1995년 카자흐스탄 알마아티 지점에서 근무했다. 알마아티 지점 발령은 카자흐스탄 국영기업‘카작무스’와 인연을 맺는 계기였다. 카자흐스탄은 당시 몰락위기에 놓인 국영기업 카작무스의 위탁경영을 결정했고 삼성물산이 공개입찰을 통해 회사 경영을 맡게 된다. 이후 카작무스는 2억5,000만달러의 투
자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세계적인 구리 생산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차씨는 삼성물산 위탁경영팀의 핵심인력으로 활동하면서 ‘1998년 부장, 1999년 상무이사보’로 이어지는 초고속 승진의 행운을 얻었다. 또 삼성물산이 카작무스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는 카작무스 공동대표를 맡았다.

차씨의 초고속 승진은 그의 뚝심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삼성물산 알마아티 지점 근무 당시, 소총으로 무장한 러시아 마피아가 차씨와 동료들에게 들이 닥쳤다. 마피아들이 삼성물산의 위탁경영 사실을 알고 카작무스가 진 빚을 받기 위해 찾아 온 것이었다.

차씨는 마피아의 협박이 몇 달째 이어졌지만 지점을 끝까지 지켰다. 차씨는 결국 마피아와 협상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의 운명적인 선택은 삼성물산이 카작무스의 경영권을 포기한 2004년에 벌어졌다. 삼성물산을 그만 두고 회사가 보유 중이던 카작무스 주식 45%를 사업 파트너인 블라디미르 김씨, 올레크 노바척과 함께 인수한 것이다.

카작무스는 연간 2배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지난 2005년 8월에는 영국 런던증시에 상장, 시가총액 100억달러의 초우량 기업으로 세계 원자재 시장에 명함을 올렸다. 차씨가 런던 증시 상장과 함께 보유한 지분은 15.6%. 시가 총액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양이었다. 차씨는 이후 세계적인 경제잡지들이 소개하는 억만장자 순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국내외의 뉴스메이커로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유 주식을 매각하기 시작한 후 연말 대표이사직을 사퇴, 현재까지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고 있다.

차씨는 영국 런던 남서쪽 지역인 푸트니에 거주하면서 우리나라를 다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녀 2명이 현재 영국 소재 대학을 다니
고 있다.

현유섭  hys07@daily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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