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장.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표정이 유난히 밝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 불구속 수사 방침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환영’의 입장을 밝혀서였을까. 양당은 “장관의 방침은 검찰의 과잉대응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천 장관에 힘을 실어줬다. 본회의가 끝난 직후 한나라당은 긴급 의총을 열었다. 천 장관의 지휘권 발동을 검찰 수사권 독립 ‘침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조심스런 모습이다. 천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서도 유보적이다. 자칫하다간 이번 사태가 국가보안법 폐지와 맞물려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표와 강재섭 원내대표의 굳은 표정에서도 한나라당의 고민이 묻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엇갈린 표정. 다음 날 김종빈 검찰총장의 사퇴가 이어졌다. 결국 천 장관의 승리로 일단락될 조짐이다.
이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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